알프스 소녀와 함께 열차에 몸을 싣고

이슬기 수습기자 | 사진 특별취재팀 2015. 8. 2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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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칼알프스 에모송

어떤 단어를 들었을 때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각양각색의 그림이 떠오른다. 기억 저편 갈무리된 기억과 소중히 품어온 추억들, 그리고 꿈꾸는 미래의 모습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그에 비하면 알프스는 조금은 별나다. 푸른 하늘 아래로 끝없이 펼쳐진 벌판, 그리고 하얗게 반짝이는 산봉우리 끝의 만년설. 동화처럼 아름답고 평화롭기 그지없는 경관이 당신의 눈앞에도 아른거리고 있을 거다. 알프스는 이토록 늘 한결같다. 다른 모든 눈부신 것들도 그렇게 오래도록 남아 있어 준다면 좋겠다.

하이디가 기다리는 알프스 풍경 속으로

알프스는 유럽 대륙의 동쪽에 자리한 오스트리아와 슬로베니아를 시작으로 스위스,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을 걸쳐 지중해까지 죽 길게 뻗어 있다. 1200km에 달하는 거대한 산맥 위 몽블랑, 융프라우 등 이름처럼 아름다운 봉우리 사이로 갖가지 들꽃들이 흐드러진다. 특히 여름은 알프스를 여행하기 가장 좋은 시기다. 청량한 녹색의 들판 위 무성한 야생화 사이로 금방이라도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달려 나올 것 같은 경치가 펼쳐진다.

하이디는 평온한 알프스 산속 고요한 오솔길을 지나면 나오는 작고 예쁜 오두막에서 산 사람으로 살아왔다. 끝이 보이지 않는 너른 초원이 감싸는 풍경화를 작은 눈에 꾹꾹 눌러 담고 목동 피터와 신나게 뛰어 노닐었을 거다. 숨 막히는 도시에서 소녀는 왜 향수병에 걸릴 수밖에 없었을지 고개가 끄덕인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의 작가 요한나 슈피리는 1827년에 취리히 근교의 시골 마을 히르첼에서 태어나 열네 살까지 유년기를 보낸다. 소설 속 포도밭이 펼쳐진 목초지와 눈이 시리도록 맑은 푸른 호수의 정경은 아마 그때 보았던 알프스의 풍경이었으리라.

기차여행객을 위한 지구 일등석

스위스는 완벽에 가까운 철도 시스템을 자랑하는 곳이다. 면적당 기차역이 유럽에서 가장 많을 정도로 산골 오지 깊숙한 곳까지 조밀하게 열차가 연결된다. 차창 밖으로 천혜의 자연이 선사하는 절경의 파노라마까지 감상할 수 있어 기차 여행의 천국으로도 불린다. 다만 이곳의 이동수단은 비싼 편이므로 스위스 패스나 유레일 패스를 구입하는 것이 현명하다.

스위스 패스는 가장 많이 쓰이는 관광객 교통 할인 패스로 이동이 많은 짧은 일정의 여행객에게 유리하다. 대부분의 열차 노선과 트램, 버스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스위스를 포함해 다른 유럽 국가를 여행한다면 유레일 패스가 적합하다. 각 나라별 국철의 이용 요금이 무료다. 이 외에도 인터레일 패스, 지역 패스 등의 할인 패스가 있다.

스위스에는 세상에서 가장 느린 특급 열차인 빙하 특급을 비롯해 스위스 중부지방과 티치노 지방을 오가는 빌헬름 텔 특급, 호반의 도시 몽트뢰와 루체른을 연결하는 골든패스 라인, 벨 에포끄 양식의 초콜릿 열차 등 다양한 관광 열차가 많아 기차여행객을 더욱 행복하게 한다.

색다른 스위스를 만끽하고 싶다면

버티칼알프스 에모송은 그중에서도 가장 이색적이다. 지난날 산 정상에 위치한 댐의 물을 저지대의 마을까지 운반하기 위해 놓았던 철길을 수직으로 타고 올라간다.

해발 1125m의 르 샤틀라르역에서 출발하는 기차는 알프스 산허리를 휘감아 오르며 꼭대기에 자리한 에모송 댐에 이른다. 3개의 기차를 바꿔 타며 오르는 게 재밌는데, 먼저 87도에 달하는 경사의 케이블카(Funicular)에 몸을 싣는다. 지구 상 가장 가파른 경사의 케이블카인데다 천장과 바닥이 통유리로 장식된 통에 아찔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열차는 10분 만에 두 개의 터널을 뚫고 두 번째 열차의 플랫폼에서 멈춘다.

파노라마 열차(Panoramic Train)는 버티칼알프스 에모송의 정수를 보여주는데, 해발 1825m를 달리는 동안 눈 앞에 펼쳐지는 반대편 몽블랑의 웅대한 경관이 한 폭의 그림과 같다. 마지막 코스는 엘리베이터 캐빈(Minifunic)이다. 모노레일 위를 타고 움직이지만 73도의 경사를 거슬러 오르는 모습이 꼭 사방이 뚫린 엘리베이터를 닮았다. 짧기만 한 2분의 시간이 끝나면 알프스의 만년설이 녹아 만들어진 아름다운 에모송 댐을 만날 수 있다. 지난 5월 23일 3년 만에 재개장한 열차는 오는 10월 25일까지 운행된다.

1인 단체
10인이상
편도 왕복 편도 왕복

스위스 프랑

유로

스위스 프랑

유로

스위스 프랑

유로

스위스 프랑

유로

케이블카 + 파노라마 열차 + 엘리베이터 캐빈 (Funicular + Panoramic Train + Minifunic)

성인

30

27

40

36

24

22

32

29

어린이/청소년

15

14

20

18

12

11

16

15

케이블카 (Funicular)

성인

17

15

23

21

14

13

18

16

어린이/청소년

9

8

12

10

7

6

9

8

파노라마 열차 + 엘리베이터 캐빈(Panoramic Train + Minifunic)

성인

14

13

18

16

11

10

14

13

어린이/청소년

7

6

9

8

6

5

7

6

*르 샤틀라르로 가는 기차는 스위스 마티니 역에서는 30분마다, 프랑스 샤모니 역에서는 1시간마다 있다.

이슬기 수습기자 | 사진 특별취재팀 / seulki@outdo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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