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전세가율 80%? 집주인에게 무이자로 돈 빌려준 꼴"

2015. 8. 26.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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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대체로 8월에는 부동산 경기가 비수기인데요. 올 여름은 상황이 다른 것 같습니다. 전세 가격 상승세가 계속 이어지는데다가 서울의 아파트 전세가율이 80%를 넘어섰다고 하는데요. 올 가을 사상 최악의 전세 대란이 벌어질 거다, 하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KB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수석전문위원과 관련한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위원님 안녕하세요.

▶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이른 아침에 고맙습니다. 지금 서울 지역에서도 전세가 비율이 80% 넘는 지역이 등장했어요. 이게 어느 지역인가요?

▶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성북구 지역인데요. 성북구는 원래 전세가 비율이 높은 지역 중의 하나였는데 작년 3월에 70%를 돌파했고요. 이번 8월에 81.1%에 도달하면서 서울지역 가운데 유일하게 80%를 넘은 지역이 되었습니다. 그동안에 전세가 비율이 80% 넘는 곳은 지방에서는 많았거든요. 그런데 수도권에서 거의 찾아보기 힘든 상황인데 전세가 비율이 80% 넘어섰다는 것은 굉장히 의미가 있는데 저는 세입자가 집주인한테 거주하는데 일종의 80% 정도 무이자로 돈을 빌려줬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거든요. 그렇다면 집값이 떨어지면 세입자들은 전세 보증금이 위험에 빠질 수가 있고 깡통 전세가 될 수 있다는 것. 어떻게 보면 돈은 빌려줬는데 여차하면 다 못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느냐,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위원님, 왜 성북구에서 아파트 전세가 비율이 천정부지로 치솟을까요?

▶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전세가 비율은 매매가격하고 전세가격 간에 상대적 비율이겠죠. 전세가 비율이 높다는 것은 매매가격이 상대적으로 낮고 아니면 전세 가격이 높은 경우에 형성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주로 소형아파트가 많은 데 전세가율이 높은데 성북구에서 소형아파트가 많은 편이고요. 그리고 성북구는 도심 접근성이 좋아서 맞벌이 부부들이 많이 사는 그런 모습도 있고 그리고 주변이 재개발이 많이 이뤄지지 않습니까. 살만한 전셋집 그렇게 많지 않다 보니까 전반적으로 전세 가격이 다른 지역에 비해서 많이 올랐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성북구 이외 지역에서도 전세가 비율이 80%에 근접하는 지역이 많더라고요?

▶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그렇죠. 강남보다는 주로 강북 지역에서 이런 현상들이 많이 나타나는데요. 지금 강서구나 동작구 쪽에서는 한 77%, 서대문이나 중구나 관악구 같은 데서는 75% 정도가 되는 거거든요. 이건 어떻게 보면 전세가 비율이 오른 지역이 주로 서민 주거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그만큼 주거비 고통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거죠. 사실상 서민 입장에서는 전셋값 올려주고 나면 쓸 돈이 없지 않습니까. 소비 침체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전세가 비율이 올라간다는 것은 결국은 세입자들이 갖고 있는 돈이 집주인의 호주머니로 이전되는 그런 측면도 있지 않을까 분석이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위원님 궁금한게요. 아까 전세가 비율이 매매 가격과 전세 가격 간에 상대적 비율이라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올해 들어서 아파트가 거래되고 가격도 제법 올랐던데 전세가 비율은 왜 자꾸 올라가는 걸까요?

▶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이게 매매 가격보다 전세 가격이 더 올라서 그런 겁니다. 올 들어서 지금 매매 가격 같은 경우에는 3.25% 정도 올랐거든요. 그런데 전세 가격 같은 경우는 6.5% 정도 올랐으니까요. 그러니까 매매 가격 상승률의 2배 정도가 더 올랐다. 그러다 보니까 전세가 비율이 오른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요즘 여름 비수기 아닌가요? 전세 매물 없다고 하더라고요?

▶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지금 가을 이사철이 예상보다 빨리 시작된 게 8월 전통적인 비수기에 전셋값이 오르는 원인이 되고 있는데요. 보통 가을 이사철이 거의 8월 말이나 이 정도에 시작이 되는데 올해는 8월 초부터 시작이 된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이러다 보니까 전세 가격이 계속해서 고공비행하는 상황인데요. 지난 주에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이 0.2% 정도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거거든요. 이거 굉장히 높은 수준입니다. 전반적으로 제가 지난번에 말씀드렸다시피 전세가 거의 사라지면서 나타나는 후폭풍, 이렇게도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워낙 물량이 귀하다 보니까 계속 값도 오르고 있고요. 그러면 위원님 가을 전세 시장은 어떻게 될까요?

▶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가을 전세 시장은 전세 대란 정도는 저는 아닐 거라고 보고 있고요. 그동안 전셋값이 너무 많이 오르지 않았습니까. 그런 상승에 따른 피로감도 있는 것 같고 그렇지만 전세 시장 불안은 좀 더 계속 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이렇게 보고 있고요. 세입자들이 과연 매매 시장으로 어느 정도 이동할 거냐에 따라서 전세 시장이 다소 달라질 거라고 보고 있는데 최근에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나오고 중국발 금융시장 불안 이런 게 있으면서 세입자들이 집을 사는데 약간 관망하는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어서요.

그래서 앞으로 전반적인 주택 시장 외의 변수들도 한꺼번에 고려를 해야 될 거로 생각이 되는데 그렇지만 전세 시장이 갑자기 좋아질 거로 보고 있지는 않고요. 재개발 재건축 이주 물량도 많고 그렇다고 아파트 입주 물량이 있느냐, 그렇지 않거든요. 전세난은 지속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요즘 전세 구할 때도 대출 많이 하잖아요. 금리 오르면 문제가 되지 않을까요?

▶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그렇죠. 과거에는 전세를 구할 때 대출을 거의 안 냈죠. 그런데 요새는 워낙 금리가 연 3% 정도로 싸다 보니까 심지어 저는 4~5억까지도 대출 내는 분 봤습니다. 그런데 금리가 오르면 고스란히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데 주로 금리가 과거에는 오를 때는 하우스푸어 양산된다는 얘기 많이들 하지 않았습니까. 요새는 렌트푸어도 함께 생길 수 있는 위험성이 다소 있는 것 같고요. 금리가 올라간다든지 전반적으로 집값이 떨어지면 집주인뿐만 아니라 세입자도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런 경각심을 가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집을 사려는 세입자들도 많이 계실 것 같은데 매매 시장은 어떻게 보세요?

▶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매매 시장은 지금은 회복세라고 보는데요. 이런 추세는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왜냐하면 전세난에 쫓기는 세입자들이 깡통전세에 대한 걱정에다가 그렇다고 월세로 가자니 비싸서 매매 시장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 이런 생각이 들고요. 다만 지금 미국의 금리인상이라든지 중국발 금융시장 불안들이 있어서 상반기보다는 거래량이 다소 둔화되는 모습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물론 작년보다는 거래량이 많을 것으로 보고요. 하반기에는 다소 숨고르기 양상이 되지 않을까. 그래서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다소 못해서 상고하저 양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되고요. 그런데 분양시장은 관심이 많거든요.

그래서 수요자들이 그쪽으로 이동하고 있어서 전반적으로 봤을 때는 분양시장이 매매시장을 이끌어가는 형태가 되지 않을까 예상을 해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철저하게 내 집 장만을 해야 될 분들이라면 금리에 관계없이 내 집을 장만해도 될 거로 보지만 투자를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면 다소 조금은 지켜봐도 되지 않을까 예상이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당분간은 지켜봐라, 하는 말씀이시군요. 지금이 딱 적기는 아니다, 이렇게 보시는 모양이에요?

▶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집을 살 적기는 아닌 것 같고 조금 지켜보는 게 낫다, 그런 말씀이시네요. 알겠습니다. 집값에 대해서 알아봤네요. 오늘은 여기까지 말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고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KB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수석전문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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