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에 IS까지..바람 앞 촛불 신세 시리아 유적들(종합)

2015. 8. 25.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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훼손·약탈 가속화..IS, 팔미라 유적지 중요정보 확보 가능성도

훼손·약탈 가속화…IS, 팔미라 유적지 중요정보 확보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 "저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문화재청장이 됐습니다. 매우 무력하고 비관적인 느낌이 듭니다."

마문 압둘카림 시리아 문화재청장의 말이다. 오랜 내전도 모자라 이슬람국가(IS)까지 설치는 바람에 수천 년의 비바람을 견뎌온 유적들이 손 쓸 새 없이 파괴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내전으로 시작된 시리아의 유적 및 유물 파괴가 도를 넘는 수준에 이르렀다면서 IS의 만행으로 피해가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IS는 최근 '사막의 진주'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시리아 팔미라 고대유적지에서 2천 년 된 고대신전 바알 샤민 신전을 폭파하고 '팔미라 지킴이'였던 노학자를 잔인하게 참수하는 등 인류문화유산 파괴에 앞장서고 있다.

바알 샤민 신전은 규모는 비교적 작은 편이지만 보존 상태가 좋아 팔미라 유적지의 핵심으로 꼽힌다.

IS는 이날 바알 샤민 신전의 폭파 장면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IS전사들이 신전에 폭탄을 배치하는 모습과 폭탄이 폭발해 신전위로 회색 연기기둥이 치솟는 모습, 폭파 이후 돌무더기로 변한 신전의 모습이 담겼다. IS는 사진설명을 "바알 샤민 신전의 완전한 파괴"라고 달았다.

지난 5월 팔미라를 장악한 IS는 2천 년 된 사자상도 하루아침에 날려버렸다. 내다팔 수 있는 유물은 약탈해 돈을 벌고 그렇지 않은 유물은 폭파시키며 선전전을 벌이는 것이다.

시리아 문화재의 시련은 내전이 발발한 2011년부터 시작됐다. 유적 보호에 별 관심이 없었던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이 중세의 성채나 좁은 골목을 적의 공격을 막는 데 활용하면서 파손을 방치했다.

이 때문에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십자군 성채 크락데 슈발리에 등 시리아 전역의 유적이 훼손을 면치 못했다.

문화재청 직원 2천500명과 민간 활동가 등이 정부군·반군·IS 점령지역에서 동시다발로 발생하는 유적 파괴를 막으려 애를 쓰고는 있지만 역부족이다.

압둘카림 문화재청장은 "유물 30만 점은 구해냈지만 전국 유적지 1만 곳을 다 지켜낼 수는 없었다"면서 "이 나라의 풍요로운 문화에 벌어지는 일들을 어떻게 납득할 수가 있겠나"라며 비통해했다.

한편 IS가 팔미라의 발굴지도와 현재 진행 중인 발굴작업 등에 대한 상세한 자료를 확보했을 가능성이 있어 고대유적 훼손 및 유물 약탈에 대한 우려가 한층 고조되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최근 IS에 참수당한 고고학자 칼리드 아사드의 아들 왈리드가 해당 자료를 팔미라에 남겨둔 채 다른 지역으로 피신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왈리드는 "IS가 나를 나흘간 감금하고 금과 보석, 왕관 등의 유물이 어디 있느냐고 심문했다"면서 "아버지도 나도 팔미라에서 수십 년간 금이 나오지 않았고 고고학자의 임무는 보물찾기가 아니라고 했는데도 IS는 고집스럽게 보물을 찾으려 했다"고 말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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