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정부, 빚내서 집사란 말 한 적 없다?"

2015. 8. 19.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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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 SBS 김범주 기자

▷ 한수진/사회자:

<깐깐경제> SBS 경제부 김범주 기자와 함께합니다. 김 기자님 나와 계시죠!

▶ SBS 김범주 기자: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볼까요.

▶ SBS 김범주 기자:

최근에 우리나라 경제부처를 이끄는 두 사람이 굉장히 중요하면서, 들으면 어 그래? 싶은 이야기를 잇따라 했어요. 청와대 안종범 경제수석하고, 최경환 경제부총리거든요. 뭐라고 했냐면, 우리는 빚내서 집을 사라고 한 적이 없다는 거예요.

▷ 한수진/사회자:

빚내서 집 사라고 한 적 없다, 어떤 맥락에서 나온 이야긴가요?

▶ SBS 김범주 기자:

왜 작년에 최경환 부총리 들어오면서 부동산 대출규제를 확 풀었었잖아요. 그런데 최근에 다시 규제를 강화하겠다, 내년 1월부터는 집이 있더라도 쉽게 담보대출 내주지 않는 쪽으로 정책을 틀었잖아요.

여기에 대해서 너무 홱홱 정책이 바뀌는 것 아니냐, 정부를 믿고 빚내서 집 산 사람들에게는 문제가 있는 거 아니냐는 질문을 받으면 두 사람 모두 바뀐 것 아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빚내서 집사라고 한 적이 없다고 말하고 있는거죠. 최경환 부총리는 어제 국회에서 이야길 했어요.

▷ 한수진/사회자:

구체적으로 어떻게요?

▶ SBS 김범주 기자:

야당 의원이 물었습니다. 부총리가 취임하고 나서 빚내서 집사라는 신호로 비춰졌다, 경제운영 당국이 부인한 적이 없는데 올해 와서 빚을 갚아야 된다고 했는데, 정책이 일관성이 없어서 혼란이 생긴다고 지적을 하니까, 그걸 그렇게 보도나 야당에서 빚내서 집사라 했다고 비판하고 있지만 사실과 다른 거다, 그런 말 한 적 없다는 거죠. 그게 아니라 대출규제가 지방과 수도권이 달라서 그걸 손 본거일 뿐이라고 이야길 한거죠.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미 그런데 보름 전에, 3일날 청와대 기자들이 똑같은 질문을 던졌는데, 역시 정부가 빚을 내서 집을 사라 말아라 라는 정책을 펼친 적이 없고, 지금 정부도 마찬가지라고 답을 했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정말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나요?

▶ SBS 김범주 기자:

이게 재미있는 게요. 정말 말 그대로 빚내서 집사세요, 이런 말을 정확하게 한 적이 없죠. 그런데 그런 뜻으로는 여러 번 이야길 해왔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작년에 최경환 부총리 되고 난 직후에, 방송사 경제부장들이 하는 토론회에 나온 적이 있어요. 거기서 뭐라고 했냐면, 지금 수도권 보면 전세 값이 집값의 70%까지 올라왔는데, 그러면 30%만 있으면 집 사는거 아니냐. 정확한 표현은 신용보강이라고 했는데, 여튼 그 돈만 어디서 구하면 사람들이 집을 사면서 매매가 늘어날 거라고 말을 한 겁니다. 전세난에 한참 사람들 허덕일 때 아녜요. 비유를 하자면 배고파서 사람들이 막 괴로운데, 앞에다가 빵을 딱 놔두고, 지금 수중에 빵값 70%는 있는 거 같은데 30%는 어디 가서 가져오면 이거 먹을 수 있지 않겠냐. 이러면서 돈을 팔랑팔랑 흔들면, 빌려서 사먹으란 이야기잖아요.

그런 식의 이야기를 여러 번 했었단 말이죠. 그래서 저를 비롯해서 기자들도 이런 소릴 듣고 최경환 부총리의 방침은 대출규제를 풀어서 전세난에 쫓긴 사람들이 집 사라는 거다, 이렇게 기사를 써왔는데, 그러면 그때 아니라고 했었어야죠. 그런데 이제와서 빚 내라고 한 적은 없다고 하니, 참 답답한 일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왜 그럴까요.

▶ SBS 김범주 기자:

그러게요. 자신들이 펼친 정책에 자신이 없는 거라고 해석을 해야하나 싶기도 하고요. 책임 있는 정책 당국자라면, 그 때 내 판단으로는 경기가 워낙 안 좋으니까 대출규제를 풀어서 숨통을 트일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부동산 거래가 실제로 늘지 않았냐. 그런데 1년이 지났고 상황이 바뀌었다. 조절이 필요해서 정책에 손을 좀 봤다, 양해해 달라, 이렇게 나와야 하는 거 아닐까,

그리고 비판이 있으면 또 설득하고 하는 과정을 거치면 되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뒤로 쭉 빠져버리면 걱정되는 건 사실 따로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뭔가요?

▶ SBS 김범주 기자:

또 국민들이 쯧쯧 하면서, 정부가 그렇지, 이렇게 여길까봐, 불신이 커질까봐 걱정입니다. 제가 몇 번을 말씀드리지만, 경제에서는 신뢰가 정말 중요하거든요. 상대방이 믿을만하다, 그러면 악수하고 계약만 해도 되는데, 못 믿겠다 싶으면 변호사 부르고 공증하고 시간과 돈이 들어갑니다. 지금 딱 정부가 하는 모양새가 그래요. 소탐대실입니다. 집값 들썩이고 매매 늘어나서 원하던 목적 달성하고 나서는, 이제 와서 나는 그러라고 한 적 없다고 하면, 또 한 번 당하는 꼴이잖아요. 이제라도 인정할건 인정하고, 못해도 그렇게 오해살 부분이 있었다든지 말이죠, 책임있는 모습을 보이는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 최근에 기업들이 앞 다퉈서 청년층 채용계획, 투자계획, 이런걸 발표를 하는데, 이것도 좀 부풀린 측면이 있다면서요.

▶ SBS 김범주 기자:

네, 대부분 그런데요. 재계 1위니까 삼성그룹이 내놓은 청년 취업 대책을 좀 까보면요. 3만 명을 뽑는다, 뭐 이런 기사 보셨을거예요. 그런데 쓱 보고 지나가셨겠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재밌습니다. 만 명 정도는 진짜로 뽑아요. 그런데 이것도 없던걸 만들어낸건 아니고, 기존 계획에 있는 겁니다. 지금 평택에 반도체 공장 새로 짓기 시작했거든요. 거기 어차피 사람 뽑아야죠. 이번에 면세점도 됐잖아요. 당연히 뽑아야죠. 그런 거 합해서 만 명이예요. 그런데 뭐, 이렇게라도 하는건 다행인데, 나머지 2만명은 이런겁니다. 전자제품 파는 매장 있잖아요. 거기에 2천명을 뽑아요. 한달에 150만원을 주고 물건을 팔게 합니다. 그렇게 석달을 쓴 다음에 잘 팔면 채용을 하겠다는 거예요. 그리고 또 2천명은 따로 보험설계사로 뽑는다는 거구요.

▷ 한수진/사회자:

예전에 실적 쌓으면 취직시켜준다고 물건 안기던거 생각이 나네요.

▶ SBS 김범주 기자:

그래도 삼성인데 그런 건 아니겠지만 결국 대부분은 채용이 안 되겠죠. 여기에 만 천 명 정도는 청년 창업 교육을 시킨다는 겁니다. 뽑는 게 아니고. 이렇게 저렇게 모아서 2년간 3만명에게 청년일자리를 마련해주는 거라고 하는건데, 글쎄요.

▷ 한수진/사회자:

부풀려진 측면이 있네요.

▶ SBS 김범주 기자:

그런데, 전 기업들 잘못은 아니라고 보고요. 이게 시작이 지난달에 청와대에 박근혜 대통령이 기업 총수들 불러모았을 때예요. 청년들 뽑아 달라, 이런 주문을 그 자리에서 했거든요. 대통령 입장에선 가장 그래도 큰 기업들이니까, 그런 말을 했겠지만, 반대로 기업 총수들 입장에선 나름 숙제를 받아서 나온 겁니다. 그런데, 회사 계획이란 것도 있잖아요. 없는 사업을 만들어서 사람을 뽑기란 또 어려운거니까, 아이디어 좀 내봐, 이렇게 한 2-3주를 회의하고 짜내서 이런 안들을 내놓고 있는 거죠. 그런데 막상 까보면 결국은 직원보다는 대부분 인턴, 창업교육, 뭐 이런, 기약 없는 자리들이 많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진짜 해결책은 아니란 이야기네요.

▶ SBS 김범주 기자:

그래서 이번에 채용안들 나오는 거 보고 드는 생각이 왜 이명박 대통령 때 고졸채용 있잖아요. 제가 그때 고졸채용 한 회사 취재도 갔었는데, 취지는 참 좋았어요. 굳이 대학에 모두 갈 필요 있냐, 프로야구에 고졸 선수들 잘 뛰듯이 기업 수요에 맞으면 바로 회사에 들어가서 일하고, 나중에 대졸만큼 또 대우해주고 하면 낭비를 줄일 수 있잖냐는 거였고, 학생들 표정도 밝고 그랬는데요. 결국 이명박 대통령 지나고 나니까 다 흐지부지됐단 말이죠. 대통령이 한 번 말하면 확 타올랐다가 사그라드는거, 여러 번 반복된 일인데, 진짜 해결책은 이렇게 나오진 않는거 같습니다. 좀 더 고민이 필요해 보여요.

▷ 한수진/사회자:

네, 소식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깐깐경제> SBS 경제부 김범주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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