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공부하니, 패키지 여행도 나쁘지 않네

이상기 2015. 8. 6.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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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패키지 여행 ① 개관] 서유럽에서 중부유럽까지

[오마이뉴스 이상기 기자]

 유럽지도: 가운데 중부유럽이 보인다.
ⓒ 이상기
늘 여행을 즐기지만 중부유럽의 동쪽에는 아직 발을 들여놓지 못했다. 그런데 이번에 기회가 되어 늘 가보고 싶던 중동부유럽 땅을 밟을 수 있었다. 체코의 프라하, 헝가리 부다페스트, 폴란드의 크라쿠프가 대표적인 도시다. 이번 여행기에서 나는 중부유럽이라는 개념을 새롭게 사용하려 한다. 중부유럽이라는 용어는 1945년 시작된 미국과 소련 양 강대국의 냉전체제로 인해 거의 사라졌다. 자본주의 서유럽과 사회주의 동유럽으로 양분되었기 때문이다.

중부유럽은 지리적, 문화사적, 정치적으로 아주 중요한 개념이다. 그렇지만 중부유럽에 대한 개념 정의는 상당히 어려운 편이다. 그것은 중부유럽 지역이 역사적, 종교적, 문화적으로 상당히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자연과 지리 그리고 기후를 고려할 때 중부유럽은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체코, 슬로바키아, 헝가리, 폴란드를 말한다. 쉽게 말하면 알프스의 북쪽에서 발트해에 이르는 지형으로, 서쪽의 라인강에서 동쪽의 카르파티아 산맥에 이르는 지역을 말한다.

 오스트리아 제국 합스부르크 왕가의 여름궁전 쇤브룬
ⓒ 이상기
역사·정치적으로 중부유럽은 오스트리아 제국과 프로이센의 영역을 말한다. 오스트리아 제국은 합스부르크 왕가를 중심으로 1440년부터 1806년까지 유럽의 동쪽을 대부분 통치해왔다. 그런 오스트리아 제국에 경쟁국가로 등장한 것이 프로이센이다. 1740년 프로이센왕이 된 프리드리히 2세는 영토 확장 정책을 펴, 1763년 슐레지엔 지방을 얻게 되었다. 이때부터 독일어권에서는 두 개의 제국이 경쟁하게 되었다. 바로 오스트리아와 프로이센이 다스리던 지역이 중부유럽이다.

학자에 따라서는 여기에 슬로베니아를 넣기도 한다. 슬로베니아는 알프스 남쪽에 위치하지만 역사적으로 오스트리아 제국에 속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러시아에서 독립한 발트 삼국이 2004년 유럽연합에 가입함에 따라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를 중부유럽에 넣기도 한다. 또 2013년에는 크로아티아가 유럽연합에 가입했고, 그 때문에 크로아티아를 중부유럽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이들 국가는 종교적으로 기독교를 믿고 있다.

 로마 가톨릭의 보루 멜크수도원
ⓒ 이상기
종교적으로 중부유럽은 로마 가톨릭과 개신교로 나누어진 기독교를 믿는 지역이다. 1517년 마르틴 루터에 의해 종교개혁이 이루어지기 전 중부유럽은 모두 로마 가톨릭을 믿는 지역이었다. 오스만 터키 세력이 오스트리아 빈까지 침공하면서 동쪽 일부 지역에 이슬람을 믿는 사람이 생겨났다. 그러나 현재 이슬람 신자들은 구 유고연방 지역에만 남아 있다. 그리고 러시아제국의 세력 확장으로 동방정교가 한 때 동유럽에 영향을 미쳤지만 이 역시 소수의 세력으로 남아있을 뿐이다.

역사적으로 정치적으로 유럽은 네 개 제국이 각축을 벌였다. 가장 먼저 서쪽에 프랑스가 제국을 형성하고 일대를 통치했다. 그리고 오스트리아제국이 나타나 유럽의 중앙을 차지했다. 뒤 이어 프로이센이 나타나 오스트리아와 중부유럽의 패권을 다투게 되었다. 마지막에는 러시아가 제국을 이루며 유럽의 동쪽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들 네 나라는 역사 속에서 영원히 각축하며 1945년까지 영토를 뺏고 뺏기는 전쟁을 벌여왔다. 

여행사가 만든 일정표를 따라가면...

 부다페스트 야경
ⓒ 이상기
중부유럽의 프라하, 부다페스트, 크라쿠프에 들어가는 길은 상당히 멀고 지난한 편이었다. 베네룩스 3국, 독일 오스트리아를 거쳐 들어갔기 때문이다. 나올 때는 다시 독일을 거쳐 암스테르담으로 나올 수 있었다. 그러므로 이번 여행기간 동안 우리는 버스를 타고 무려 9개 나라를 돌아다녔다. 하루 이동거리도 300-400㎞는 되었다. 그리고 도로 사정, 교통체증으로 저녁 7시에 들어가면 아주 일찍 들어가는 편이었다. 야경투어가 있는 날은 10시가 넘어 들어가기도 했다.

여행사의 패키지라는 것이 가능한 한 많은 나라를 보여주려고 하기 때문에 이동거리가 길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한 도시나 문화유산을 심층적으로 보기가 어렵다. 점찍기 여행이 되기 쉽다. 이번 여행에서도 한 도시를 한나절 보고 떠나는 경우가 많았다. 두 시간에 주파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이들 도시에 대해 미리 공부를 하고, 돌아와 보고 느낀 내용을 복습한다면 패키지도 그렇게 무용한 여행방식은 아닌 것 같다.

 암스테르담 스키폴공항
ⓒ 이상기
우리는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을 통해 처음 유럽 땅을 밟았다. 비행기는 중국과 러시아를 지나 발트해를 따라가다 북해로 들어선다. 그리고는 네덜란드 영토로 들어가 암스테르담 남서쪽 스키폴 공항에 착륙한다. 중간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지나며 도시의 야경을 내려다볼 수 있었다. 야경이 정말 인상적이다. 이번 여행에서 유럽 중요도시의 야경을 즐길 수 있었던 것은 큰 즐거움이었다.

암스테르담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일정에 따라 12일간 유럽을 돌아다녔다.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이 벨기에의 브뤼헤(Brugge)다. 운하가 잘 발달된 중세도시로 12-15세기에 번성했다. 다음에는 벨기에 수도인 브뤼셀를 보았다. 그랑 플라스(Grand Place) 광장을 중심으로 오줌싸개 인형을 찾아갔다. 둘째 날은 독일의 아헨성당과 쾰른성당을 보고, 룩셈부르크를 찾아갔다. 룩셈부르크에서는 구시가를 한 바퀴 돌았다.

 프랑크푸르트 뢰머광장
ⓒ 이상기
셋째 날은 이동거리가 가장 길었다. 룩셈부르크를 떠나 프랑크푸르트의 뢰머(Romer)광장과 마인강을 보고 뮌헨까지 이동했다. 넷째 날에는 뮌헨 마리아광장 주변의 시청사와 성모교회(Frauenkirche)를 보고 알프스 북쪽의 퓌센으로 향했다. 퓌센에서는 호엔슈방가우와 노이슈반슈타인을 보았다. 그리고 퓌센의 구시가지도 보았다. 그 다음 찾아간 곳이 잘츠부르크다.

잘츠부르크에서는 구시가지를 보고 미라벨 정원을 방문했다. 저녁나절의 잘츠부르크 정원과 옛 거리는 나름대로 운치가 있었다. 이날 우리는 남쪽으로 낭만의 도로 (Romantische Strasse)를, 동쪽으로 알프스 도로(Alpenstrasse)를 따라가면서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을 즐길 수 있었다. 알프스 북쪽 독일과 오스트리아 지역에는 호수들이 많아 산과 물, 문화유산이 어우러져 더 멋진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볼프강 호숫가의 장트 볼프강
ⓒ 이상기
다섯째 날에는 잘츠캄머굿 지방의 호수와 작은 도시들을 구경했다. 아터(Atter)호수, 할슈타트(Halstatt)호수, 볼프강(Wolfgang)호수, 몬트(Mond)호수와 바트 이쉴, 할슈타트, 장트 볼프강, 장트 길겐 등의 도시를 살펴보았다. 점심을 먹고 나서는 도나우강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중세 베네딕트교단의 멜크(Melk)수도원을 방문했다. 그리고 나서 오스트리아 수도 빈을 찾아 그곳에서 일박을 했다.

다음날에는 아침 일찍부터 쇤브룬(Schonbrunn)궁전을 찾았고, 그 다음에는 벨베데레(Belvedere)궁전을 찾았다. 이들은 빈의 대표적인 로코코양식 궁전으로 많은 예술품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나서 빈의 구시가지를 찾아 슈테판성당을 살펴보았다. 마치 군대의 작전처럼 시간대별로 빠르게 이동을 해야 가능한 일정이었다. 한마디로 문화유산을 보려고 정신없이 쏘다녔다. 그러나 오후에도 만만치 않은 일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사회주의·공산주의가 지배하던 땅으로

 두나이강에서 바라 본 브라티슬라바성
ⓒ 이상기
육일 째 오후 우리는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Bratislava)로 이동해 구시가지를 보았다. 그리고 다시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로 이동, 두나(Duna)강 주변의 문화유산을 보고, 야간에 유람선을 타고 야경관광까지 했다. 이날은 아침 8시에 관광을 시작, 밤 10시에 모든 일정을 끝낼 수 있었다. 이날 일정을 지켜본 크로아티아 출신의 버스 운전기사 자르코 요바노비치(Zarco Jovanovici)는 한국 사람들만이 진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칠일 째 우리는 부다페스트를 떠나 폴란드의 크라쿠프로 향했다. 거리상으로는 400㎞ 정도지만 길이 나쁘고 산악지방을 지나야 하기 때문에, 점심식사를 포함 7,8시간이 걸리는 긴 여정이었다. 오후 5시에 우리는 크라코프 남쪽 비엘리츠가(Wieliczka)에 도착, 소금광산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팔일 째에는 오전 크라코프 서쪽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를 방문, 유태인 수용소를 방문했다.

 체스키 크룸로프
ⓒ 이상기
이날 폴란드의 아우슈비츠를 떠난 우리는 체코의 올로모우츠(Olomouc)에서 점심을 먹고 프라하까지 갔다. 프라하에서도 역시 블타바(Vultava)강 이쪽과 저쪽에 있는 문화유산을 보고 야경을 감상했다. 이번 여행을 통해 나는 세 번의 야경을 감상했다. 부다페스트와 프라하 야경은 일정에 있는 것이었고, 크라쿠프 야경은 개인적으로 나가 구경했다. 이번 여행을 통해 도시의 밤이 낮보다 더 낭만적임을 알 수 있었다.

구일 째는 작고 아름다운 도시 체스키 크룸로프(?esky Krumlov)를 제대로 보았다. 블타바강이 S자로 굽이도는 언덕에 세워진 도시로, 올려다보고 내려다보는 전망이 정말 좋았다.

십일 째는 독일의 중세도시 로텐부르크를 보았고, 십일일 째는 네덜란드로 돌아와 풍차마을 잔세스칸스(Zaanse Schans)를 보고, 오후에는 암스테르담 시내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암스테르담 운하투어를 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따라 가는 여행

 비엘리츠카 소금광산
ⓒ 이상기
이번 여행의 주제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탐방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현재 1031가지나 된다. 이들 세계유산은 문화유산 802가지, 자연유산 197가지, 복합유산 32가지로 나눠진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은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뛰어난 가치가 있어야 등록될 수 있다. 각국에서 이러한 가치가 있는 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등록신청하면, 심사를 통해 가치가 인정될 경우 세계유산으로 등록되는 것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록은 1978년 처음 이루어졌고, 그때 12가지가 세계유산이 되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독일의 아헨 대성당, 폴란드의 크라쿠프 역사지구, 비엘리츠카 소금광산, 세네갈의 고레섬(Island of Goree), 미국의 메사 베르데(Mesa Verde) 국립공원, 에콰도르의 갈라파고스 군도 등이다. 그 후 매년 20개 내외의 대상물이 세계유산으로 등록되었고, 유산의 보호와 보존이라는 측면에서 세계유산 등록은 계속될 것이다.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 수용소
ⓒ 이상기
2015년 8월 현재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가장 많은 나라는 이탈리아로 무려 51가지나 된다. 그 다음이 중국으로 48가지다. 그 다음이 에스파냐 44가지, 프랑스 41가지, 독일 40가지다. 그 다음은 멕시코(33), 인도(32), 영국(29), 러시아(26), 미국(23) 순이다. 이처럼 동양에 비해 서양에 세계유산이 더 많은 것은 그들 주도로 세계유산 등록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12가지 세계유산을 가지고 있다.

이번 여행을 통해 살펴본 유네스코 등록 세계유산은 무려 17가지다. 이를 본 순서대로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브뤼헤 역사지구, 벨기에 그랑 플라스 광장, 아헨대성당, 쾰른대성당, 룩셈부르크 구시가지, 잘츠부르크 역사지구, 잘츠캄머굿 문화지구, 멜크수도원, 쇤브룬 궁전과 정원, 빈 역사지구, 두나강변의 부다페스트, 비엘리츠카 소금광산, 크라쿠프 역사지구,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 수용소, 프라하 역사지구, 체스키 크룸로프 역사지구, 암스테르담 운하.

그러나 글은 지역별로 나눠 써야겠다

 암스테르담 운하
ⓒ 이상기
이번 여행기는 기본적으로는 일정을 존중하겠지만, 지역별 또는 나라별로 나눠 기술하려고 한다. 그것은 여행한 나라가 9개국이나 되기 때문이다. 나라를 존중하되 권역 또는 언어에 따라 세 가지 제목으로 나누려고 한다. 그 첫째가 '베네룩스 3국'이다.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는 작은 나라여서 그렇게 제목을 붙였다. 둘째가 '독일, 오스트리아'다. 이들 두 나라는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있고, 역사적으로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셋째가 '중부유럽 4국'이다. 이번 여행기에서 사용하는 중부유럽이라는 개념이 생소할 수도 있지만, 동서냉전 체제가 무너진 지금 중부유럽이라는 개념을 되살리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여행기에서도 이들 중부유럽 4개국의 역사와 문화를 새로운 관점에서 서술하려고 한다. 또 기존에 소개되지 되지 않은 사실이나 내용을 많이 발굴하려고 한다.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상트페테르부르크 야경
ⓒ 이상기
유럽으로 날아가는 비행기에서 나는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야경을 내려다볼 수 있었다. 지상에서 보았을 때와는 전혀 다른 느낌을 받았다. 방사형 도시임을 분명히 알 수 있었고, 발트해와 접하고 있는 도시라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네바강의 흐름까지도 정확히 알 수 있었다. 이번 여행기에서도 그렇게 새로운 내용이나 다른 느낌을 많이 전하면서 좀 더 큰 그림을 그려갈 예정이다.

전체적으로 30회 정도 글을 연재하려고 한다. 도입부와 결말부가 2회, 베네룩스 3국이 5회,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13회, 중부유럽 4국이 10회 정도 될 것이다. 그러므로 이번 여행기의 핵심은 중부유럽이 될 것이다. 상황에 따라 여행기가 몇 회 정도 늘어날 수도 있다. 그것은 문화유산에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는 이야기가 추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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