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딛고 돌아온 한화 정현석 "생각보다 늦었다"(종합2보)

입력 2015. 8. 5. 18:45 수정 2015. 8. 5.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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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4일만에 1군 그라운드 나서 안타·타점 기록..힘찬 복귀 신고식
(인천=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5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한화 이글스 정현석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jk@yna.co.kr

위암 딛고 돌아온 한화 정현석 "생각보다 늦었다"(종합2보)

344일만에 1군 그라운드 나서 안타·타점 기록…힘찬 복귀 신고식

(인천=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위암 수술을 받고 그라운드로 돌아온 정현석(31·한화 이글스)이 "생각보다 늦었다"며 당차게 복귀를 알렸다.

한화는 5일 SK 와이번스와 인천 SK 행복드림구장 프로야구 방문 경기를 앞두고 외야수 정현석을 1군에 등록했다.

정현석은 지난해 말 수술을 받은 이후 장장 8개월여 만에 1군으로 복귀했다.

12월 12일에 위의 ⅓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아흐레 동안 입원했다.

올해 1월 중순부터 3월까지는 제주도와 강원도 등지에서 요양하며 심신을 추슬렀다.

3월부터 등산과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개인 훈련을 시작한 정현석은 4월 3일 한화 재활군에 들어갔고, 5월 15일 육성군에 합류했다.

6월 19일에는 2군으로 옮겨 꿈에 그리던 '1군 복귀'에 가장 가까이 왔다.

2군에서는 20경기에 출장해 47타수 11안타로 타율 0.234, 1홈런, 7타점을 기록했다.

정현석은 "4월 재활군, 5월 육성군, 6월 2군을 거치면서 6월이나 7월에 올라오려고 욕심을 부리기도 했다"며 밝게 웃었다.

그는 "제가 아는 분들 뿐 아니라 모르는 분들도 재활을 빨리 마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셨다"며 "재활군과 2군에서는 코치님들이 저만을 위한 별도 프로그램도 짜 주시는 등 주변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감사를 표했다.

기나긴 재활에 큰 힘을 준 가족과 구단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정현석은 "수술 직후 걷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때 가장 가까이 있는 가족이 정말 큰 힘이 됐다"며 "제가 속한 한화 이글스라는 이름과 동료, 팬들의 소중함도 절실히 느꼈다"고 돌아봤다.

역시 암 진단을 받아 비슷한 길을 걷는 원종현(NC)의 이야기를 듣고는 안타까웠다고 한다.

정현석은 "사실 원종현과 친분은 없다"면서도 "저는 항암치료를 안 했는데 종현이는 했다는 소식을 듣고 아쉽더라. 나처럼만 됐더라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나라도 더 힘을 내겠다"고 힘줘 말했다.

자극적인 음식만 피할 뿐 운동선수로서의 일상에 복귀한 정현석은 이제 자신과 같은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방망이를 쥔다.

정현석은 "암으로 고생하는 모든 분께 용기를 드리고 싶다"며 "그분들이 도전할 수 있는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정현석은 5회말 수비부터 중견수 황선일과 교체돼 좌익수 포지션에 투입되면서 지난해 8월 26일 NC 다이노스전 이후 344일 만에 1군 그라운드를 밟았다.

정현석이 처음 타석에 들어선 7회초 2사, 홈팀 SK는 경기장 좌측 외야 전광판에 '정현석 선수의 건강한 복귀를 축하합니다'라는 글귀를 띄워 동료 의식을 선보였다.

그리고 정현석은 SK 메릴 켈리의 초구를 힘차게 당겨쳐 우전 안타를 만들었다.

9회말 2사 3루에서는 전유수를 상대로 적시타를 날려 타점까지 만들며 녹슬지 않은 타격감을 과시했다.

7회말 수비에서도 정현석은 이재원의 큼지막한 타구를 펜스 바로 앞에서 뛰어올라 잡아내며 건재함을 확인했다.

수술, 재활, 훈련에 이은 완벽한 1군 복귀를 알리는 힘찬 '신고식'은 그렇게 완성됐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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