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전문가들 "한강 복원 위해 신곡수중보 철거해야"

장민성 2015. 8. 5.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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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운동연합, 공개설명회 개최…"국토부가 적극적으로 논의 나서야"

【서울=뉴시스】장민성 기자 = "신곡수중보는 한때 서울의 취수원이었지만 현재 취수 시설 대부분은 잠실보 상류로 이전했기 때문에 신곡보의 용도는 거의 없다. 오히려 신곡보 상류에서만 녹조가 발생하고 생태계 단절을 낳는 등 부작용은 심각하다. 신곡보 철거를 통해 한강의 생태계를 새롭게 연결하고 생물 다양성을 복원해야 한다"

지난 6월말 한강에서 처음으로 조류경보가 발령된 뒤 한 달 동안 경보가 지속되면서 한강 생태계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진 가운데 환경 전문가들은 "신곡수중보를 철거해 한강의 자연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환경운동연합은 5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신곡수중보 철거 영향 공개설명회'를 열고 철거에 따른 사회·경제·생태적 영향과 대안, 문제점 등을 논의했다.

장재연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가 설명회 좌장을 맡았다. 김정욱 대한하천학회 회장,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구도완 환경사회연구소 소장,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등이 발제자와 토론자로 참석했다.

전문가들은 신곡수중보 건설 등 개발 사업으로 다양한 생물종의 서식지가 사라지고 개체수가 감소했으며 물줄기가 보로 막혀 흐름이 약해지면서 수질이 나빠지는 등 한강 생태계가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신곡보 설치 이전에는 한강의 수심이 다양하고 퇴적지도 넓어 여러 종류의 생물이 서식하는 등 생태계 자원이 풍부했다"며 "신곡보 건설 이후 물길이 차단되면서 수질이 나빠지고 조류가 발생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났고 신곡보 상·하류의 생태계는 단절됐다"고 말했다.

염 사무총장은 "현재 한강의 생태계는 조각난 섬으로 단절된 상태"라며 "한강의 생태계를 새롭게 연결하고 생물 다양성을 복원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며 이는 신곡보 철거 등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신곡수중보 철거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가 부정적인 영향보다 크기 때문에 철거에 따른 부작용을 상쇄할 수 있다고 봤다.

박 교수는 "신곡보를 철거하면 퇴적과 침식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자연하천의 특성이 복원되고 조류 역시 최대 19% 감소하는 등 수질 개선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며 "이로 인해 신곡보 하류의 생태계 다양성이 상류까지 올라갈 것이며 전체적으로 종 다양성과 개체수 증가 효과까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 소장도 "보로 인해 원활한 강 흐름이 막히면서 지속적인 퇴적이 일어나는 등 현재 상태에서도 한강 생태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많다"며 "보를 철거함으로써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 Biochemical Oxygen Demand)이 개선되고 조류 발생도 감소해 하천의 건강성이 회복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염 사무총장은 "한강은 동쪽에서 서쪽으로 흘러나가는 구간이 42㎞, 면적은 39.8㎢로 서울시 면적의 6.7%를 차지한다. 평당 1000만원으로 계산했을 때 무려 120조원에 달한다"며 "세계 어느 대도시에도 이런 큰 공유지를 도시 한 가운데 가지고 있는 곳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있는 지금 상태를 방치하지 말고 한강을 좀 더 가치 있는 공간으로 바꾸는 것은 서울의 지속가능성과 품위를 높이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신곡수중보 철거 등 한강 생태계 복원을 위한 논의의 장(場)에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 대표는 "신곡수중보 철거로 인한 긍정적·부정적 영향과 대안 등을 담은 연구 결과가 이미 나와 있고 환경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마치 아무런 연구나 대안 등이 없는 것처럼 말하면서 논의조차 단절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염 사무총장도 "국토부는 대한민국 하천과 관련해 가장 높은 책임이 있는 기관인데도 막연하게 익명의 관계자 말을 빌어 '신곡보 철거에는 여러 문제가 있다'는 식의 추측만 내놓고 있다"며 "토론을 회피하지 말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구 소장은 "생태적 지속가능성, 사회경제적 약자 배려, 시민생활의 안전 보장, 경제적 지속가능성, 시민의 참여와 토론 등의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관계 기관과 전문가, 시민들이 모두 참여하는 '신곡수중보 공론화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활발한 논의를 벌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신곡수중보는 한강종합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1988년 경기도 김포시 고촌면 신곡리와 경기도 고양시 신평동 사이에 건설된 1007m 길이의 보다.

nlight@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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