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최악의 메뚜기떼 습격' 에 몸살

오애리기자 2015. 8. 5.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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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밀 등 농작물 싹쓸이

러시아 남부의 곡창지대가 30년 내 최악의 메뚜기 떼 습격에 몸살을 앓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살충제 공중살포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메뚜기 떼는 매일 수십㎞ 씩 이동하면서 옥수수와 밀밭 등을 초토화하고 있다.

모스크바타임스와 RT 등 현지언론과 CNN 등은 지난달 러시아 남부지역에 나타나기 시작한 메뚜기 떼가 아스트라칸, 스타브로폴, 볼고그라드, 칼미키야의 곡창지대를 싹쓸이한 후 남부 전 지역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고 4일 전했다. 메뚜기 떼가 이동하면 하늘이 어두워질 정도이다. 현지 주민들은 양 날개를 편 길이가 최소 12㎝에 이르는 초대형 메뚜기도 목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타브로폴 지역의 한 농부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메뚜기 떼가 옥수수밭을 덮쳤는데 알갱이는 물론이고 잎사귀와 옥수수 속대까지 남은 것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CNN은 피해면적을 약 800헥타르로 추정했지만, RT 등 러시아 언론들은 아스트라칸 지역에서만 피해 면적이 약 3만 헥타르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농업센터의 타티아나 드리슈체바에 따르면 한 지역에서 농작물을 전부 먹어치운 메뚜기 떼는 새로운 먹이를 찾아 빠른 속도로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 당국과 농부들은 살충제 살포로 대응하고 있지만, 워낙 규모가 엄청난 데다가 이동 속도가 너무 빨라 따라잡기조차 불가능할 정도다. RT는 메뚜기 떼의 습격이 거의 매년 이어져 왔지만 올해처럼 대규모로 이동하면서 엄청난 피해를 초래하기는 약 30년 내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농부들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상태이다. 그러나 농업부는 "피해는 전체 곡물 생산량의 약 10%"라고 주장하고 있다. 곡물가 폭등사태를 일으킬 만큼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전문가들은 갈수록 악화하는 메뚜기 떼 습격과 기후변화 간의 연관성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유럽 대륙을 덮친 폭염과 러시아 남부의 홍수로 인해 메뚜기 개체 수가 급격히 늘어났다는 것이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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