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도 스펙'..구직자 65% "부모가 취업에 영향"

2015. 8. 5.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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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 “인정하기 싫지만, 부모님도 스펙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서울의 한 사립대 상경계열 4학년생 정모(24ㆍ여)씨 다이어리의 8월달 일정표엔 아르바이트 스케줄이 빽빽히 적혀 있다. “요일마다 알바 시간이 약간씩 다르기 때문에 착각하면 큰일난다”며 정씨는 웃어보였다. 

방학인 지금은 3개의 아르바이트를 한다. 낮에는 뷔페 식당, 저녁에는 대형마트로 출근한다. 일주일에 이틀은 영어 과외도 하고 있다. 그러나 취업 준비에 바쁜 모든 대학교 4학년생이 정씨처럼 알바에 치여 방학을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부모님이 두둑히 지원해줘서 토익학원과 스터디에 집중하는 친구도 많아요. 여름이니까 취업 스트레스 푼다고 해외여행 가는 친구도 있고요.” 정씨는 “부모님 경제력에 따라 취준생 상황은 천차만별”이라며 “공정한 경쟁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속상할 때도 많다”고 했다.

부모의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능력이 자녀의 취업성공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이 심화하면서 취준생들 사이에선 ‘부모도 스펙’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구직자 900여명에 ‘부모님의 지위, 재산 등 여건이 본인 실력보다 취업성공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한 결과, 10명중 6명 이상(64.6%)이 ‘영향을 미친다’라고 응답했다.

취업에 영향을 주는 부모님 능력으로는 ‘직업 등 사회적 지위’(42.1%), ‘인맥’(25.4%), ‘경제능력’(23.5%), ‘가정환경’(5.2%), ‘정보력’(2.2%) 등이 꼽혔다. 

이 같은 ‘부모 효과’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요즘에는 취업 관련 컨설팅과 사교육까지 등장하면서 자녀 취업에 대한 부모의 ‘지원 사격’은 점점 더 중요한 취업 성공요소로 간주되고 있다.

실제로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가 지난달 발표한 조사에서 취준생의 44.3%가 학원, 취업 컨설팅 등 취업 사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 사교육에는 월 평균 30만원이 들었다.

취업 사교육 경험자 중 44.3%는 부모 등 가족으로부터 이 비용 전액을 지원받았다. 나머지는 일부나 전부를 스스로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류전형이나 면접에서 부모님 직업 등을 노골적으로 묻는 기업들이 여전하다는 점도 ‘부모=스펙’이란 인식을 굳히고 있다.

취준생 권혁수(28)씨도 지난 6월 모 중견기업 입사지원서를 쓰면서 부모님 직업란, 주택 소유현황 등을 적는 란을 보고 난감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아버지가 작은 공장에서 일하고 계시는데 부모님 항목은 아예 빈칸으로 제출했다”며 “부모 직업으로 내 능력까지 평가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대체 왜 이런 항목이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설동훈 전북대 교수는 “이미 학교, 학력 등에 부모 효과가 반영되어 있는데 취업까지 그런 환경 요소에 가산점을 준다면 더욱 불공정한 사회가 될 것”이라며 “대학도 ‘블라인드 시험’ 등을 도입하고 있는 만큼 기업도 공정경쟁을 위한 장을 마련해줘야”고 했다.

plat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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