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발자국'..당신은 오늘 얼마나 찍었을까

2015. 8. 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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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고 밤에 다시 잠자리에 들기까지 매 순간 우리는 물을 소비한다. 인간의 물 소비는 물을 마시고, 요리를 하고, 물로 씻는 행위 이상이다. 물의 존재는 인간의 생존과 직결돼 있다.

보통의 현대인 A 씨의 아침일과를 가정해보자.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물 한 컵을 들이키며 밤새 잠든 몸을 깨운다. 샤워를 마친 그는 옷을 갈아입고, 토스트한 빵으로 간단히 허기를 채운 후 집을 나선다.

그렇다면 A 씨는 일어나서 집을 나서기까지 얼마의 물을 소비한 걸까. 일반적으로 고려대상은 두 개 정도로 추릴 수 있겠다. A 씨가 일어나서 마신 물 한컵, 그리고 샤워를 하면서 사용한 물. 눈으로 보이는 ‘물’소비는 마시고, 씻는 것이 전부지만 A 씨로 인해 소비된 물의 양은 우리가 생각하는 물 소비의 스펙트럼을 벗어난다. 

밤새 A 씨의 편안한 잠을 책임졌던 침대는 아마도 수년간 물의 힘으로 자라난 나무를 잘라 만들었을 것이다. 그가 덮고 잔 이불도 섬유화되고 염색을 하고, 시판 이불로 제작되기까지의 공정과 이동과정에서 상상 이상의 물이 사용됐을 테다.

심지어 그가 먹은 빵도 마찬가지다. 좋은 토양에서 열심히 물을 먹고 자란 밀을 재배하고 빻고, 반죽하고 구워서 빵이 되는 과정에서 물의 존재는 필수다.

마시고 씻을 수 없다는 것 이상으로 일상의 작은 부분까지 우리는 물의 도움 없이 영위할 수 없다. 문제는 이 물이 영원히 펑펑쏟아져 나오는 것이 아니란 점이다. 물은 유한하다. 국가기술표준원(KATS)이 최근 발간한 기술보고서 ‘물발자국 관리의 필요성과 현황’에 따르면 지구 상에서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물은 지구상 존재하는 물의 2.5%에 불과하다. 심지어 이 사용가능한 물의 75%는 빙하에 저장돼 있다. 즉 지구상에 인간이 사용가능한 물은 0.7%에 불과한 셈이다. 해당 보고서는 “지금처럼 물을 소비할 경우 금세기 내에 심각한 물부족 사태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천은 현 상황을 이해하는데서부터 출발한다. 그리고 여기서 ‘물발자국(water footprint)’이라는 개념이 소개된다. 이름만 보면 꽤 귀여운 ‘물발자국’의 개념은 ‘물 소비’, ‘물 절약’에 대한 생각의 범위를 넓힌다.

물발자국은 제품의 생산에서부터 폐기에 이르기까지전 과정에 소모되는 담수의 총량을 말한다. 기존의 물 소비에 대한 스펙트럼이 제품의 사용과정에서 소비자에 의한 물 소모량에 주목했다면, 물발자국에는 흔히 간과하기 쉬운 재화와 용역의 각 생성단계에서 공정수 등으로 소모돼 제품에 포함되지 않은 담수의 양까지 포함된다.

물발자국 네트워크(WFN, Water Footprint Network)는 네덜란드 법에 의해 성립된 비영리 단체로 물발자국의 계산, 평가범위 등에 대한 글로벌 가이드라인을 발간했다. 이 가이드라인은 농업제품, 공산품들이 생산될 때 얼마만큼의 물이 사용되는지 제시한다.

지난 2013년 컨퍼런스 참석을 위해 내한한 WFN 루스 메튜 사무총장은 “물 발자국 표준은 WFN에 의해 개방적이고 투명한 과정으로 개발됐다”라며 “물 발자국 산정과 정의에 각기 다른 이해관계자가 다른 방식을 취한다면 희망했던 물 발자국 저감은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다. 현재 물 발자국 개념과 거리가 있었던 세계 다양한 조직들이 참여해 글로벌 공유 기준을 개발 중이다”라고 말했다.

다시 우리의 일상을 되돌아가보자. 물발자국의 정의를 통해 우리는 일상에서 사용하는 모든 것은 제작, 폐기 과정에서 물이 소비됨을 ‘인지’하게 됐다. 한 끼 식사에 들어가는 갖가지 농산물을 생산하는 데도, 가공식품을 만들어내는 것에도 물이 반드시 필요하다. 짚고 넘어가야할 것은 이 모든 것들의 생산과정에서 소비되는 물의 양이 예상을 뛰어넘는다는 점이다.

밀 1kg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1.3t, 복숭아의 경우 1kg당 1.2t의 물이 들어간다. 옥수수는 890ℓ, 바나나는 860ℓ의 물이 필요하다. 하루라도 빼먹으면 섭섭한 커피 125㎖를 위해서는 140ℓ의 물이 필요하다.

육류 소비를 위해 필요한 물의 양은 더 어마하다. 소고기 1kg이 생산, 소비되는데는 물 15.5t이 필요하다. 소를 키우고, 그 과정에서 소비되는 사료에 들어가는 물, 배설물 처리에 들어가는 물, 도축과정에서 사용되는 물 등이 모두 포함된다. 치즈 1kg에는 5t, 닭고기 1kg에는 3.9t의 물이 사용된다.

이처럼 육류가 채소류에 비해 물발자국이 큰 상황에서 소득증대에 따른 육식위주의 식단의 확대대는 자연스럽게 물 소비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다. 일인당 연간 물소비량(1200㎥)이 갈수로 증가, 결국에는 물의 고갈속도를 더욱 가속화 시킬 것이라는 지적이다. 곧 지극히 개인적인 활동의 하나인 평소 식사가 크게는 인류의 물 소비와 연결돼 있는 셈이다.

농축산물 외에도 공산품을 만들 때도 예외없이 많은 양의 물이 사용된다. 가죽 1kg, 청바지 1kg에는 만들고 폐기하는 과정에서 각각 16.6t, 10t의 물이 들어가고, 티셔츠 1벌에는 2.7t의 물이 필요하다. 무심코 쓰는 A4용지 한 장에도 10ℓ물이 사용된다.

물 절약은 실제 사용하는 물의 양을 줄여나가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그 다음은 이 ‘물발자국’에 대해 인지하고 생활 속에서 소비하는 농산물, 제품의 물발자국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미국의 한 칼럼은 버거나 타코를 일주일에 한번씩 줄이는 것만으로도 생산과정에서 대량 물 소비가 일어나는 육류의 소비를 줄일 수 있고, 1년으로 봤을 때는 1인당 많게는 9t 이상(25000갤런)의 물을 아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식습관을 조금씩 바꿔나가는 것만으로도 물 절약이라는 전지구적 움직임에 역할을 할 수 있는 셈이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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