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서울대 비정규직 "책상 빼더니..퇴직금 많이 줄게"

2015. 8. 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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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서울대학교에서 그동안 비정규직의 무기계약직 전환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방침을 정해서 이를 실행해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부는 비정규직 차별 해소를 국정 과제로 내세우고, 공공 부문에 정규직 전환 계획을 마련하기도 했는데 현실은 전혀 딴판입니다. 최근 무기계약직 전환을 앞두고 일방적으로 해고 통보를 받은 분이십니다. 서울대 국제대학원 자체 직원으로 계시는데요. 요청에 따라서 오늘 인터뷰는 익명으로 진행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서울대 국제대학원 계약직 직원: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자체직원이라는 말씀을 제가 드렸는데 어떤 건가요? 비정규직을 말하는 건가요?

▶ 서울대 국제대학원 계약직 직원:

네. 서울대학교에서는 법인직원 외에 계약직으로 채용한 행정직원에 대해서는 일률적으로 자체직원이라는 직급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근무하고 계신 곳이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 서울대 국제대학원 계약직 직원:

대학원에서 10년 이상 지속적으로 수행되고 있는 대학원 연구 행정 전담자로 채용되었고요. 대학원 연구 행정뿐만 아니라 부속시설인 연구소와 행정 총괄 업무랑, 그리고 대학에서 운영 중인 연수 사업의 전담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많이 하시네요.

▶ 서울대 국제대학원 계약직 직원:

(웃음)

▷ 한수진/사회자:

언제부터 서울대에서 일하기 시작하셨어요?

▶ 서울대 국제대학원 계약직 직원:

2013년 9월 1일자로 채용이 돼서 1년 단위 재계약하는 형태로 채용이 되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1년 단위로 재계약하는 형태로?

▶ 서울대 국제대학원 계약직 직원:

네.

▷ 한수진/사회자:

보통 그렇게들 채용이 많이 되고 있나 봐요?

▶ 서울대 국제대학원 계약직 직원:

네, 기간제는 그런 식으로 채용이 많이 되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2013년이면 올해 해고 통보를 받았다는 거예요?

▶ 서울대 국제대학원 계약직 직원:

네. 8월 31일자가 2년이 되는 마지막 날인데요. 이에 대해서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두 줄짜리 이 메일을 6월 달 말 일자에 받았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뭐라고 얘기하면서 해고를 통보하던가요? 무슨 이유가 있을 거 아니에요?

▶ 서울대 국제대학원 계약직 직원:

이유에 대해서는 사실 자세한 이야기를 못 듣고 이메일로만 들었기 때문에 설명을 해주겠지 하는 생각이 있었어요. 기관장이 절 부르겠지 하는 생각으로 며칠을 기다렸는데 아무 소식이 없어서 직접 원장님뿐만 아니라 관련 교수님을 찾아가서 여쭈어봤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대학원장도 찾아가고?

▶ 서울대 국제대학원 계약직 직원:

네.

▷ 한수진/사회자:

그랬더니 뭐라고 하던가요?

▶ 서울대 국제대학원 계약직 직원:

명확한 이유는 설명이 없고 이러한 결정에 대해서 퇴직금은 섭섭지 않게 주겠다, 이직하거나 공부하는데 추천서를 적극 써주겠다 이런 말씀을 하셨고 결정 이유나 방식에 대해서는 각자 모두 다른 말씀을 하셔서 저는 계속 이유가 궁금하니까 절차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니 계란이 바위치기다, 조직 간에 문제가 발생하면 여기 교수는 뭉칠 수밖에 없고 사회는 매우 좁은데 좋게 말해주겠냐, 라는 말씀을 하시기도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협박을 하는 건가요?

▶ 서울대 국제대학원 계약직 직원:

(웃음) 저는 좀 그렇게 들리기도 했는데. 결국 저는 적법한 절차를 거쳤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노조 지부장님과 함께 원장님께 정식적으로 면담 요청을 했었는데요. 원장님께서는 계속 거절을 하셨고 지난달 말에 어렵사리 저희가 찾아가서 15분 정도의 면담을 했습니다. 그때도 저희의 질문에 대해서 답변을 하나도 해주시지 않은 상황이었고 결국 그 다음 날 오전에 다시 면담 약속을 잡았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면담을 했어요? 그래서?

▶ 서울대 국제대학원 계약직 직원:

그 다음 날 면담 약속을 잡았는데 그날 아침에 출근하던 도중에 실장님으로부터 전화 한 통화를 받았는데요. 계약 종료일까지 유급 휴가를 줄 테니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우선 출근을 하겠다, 라고 해서 학교에 가보니 제 책상의 컴퓨터가 이미 치워져 있던 상황이었고 이것에 대해서 원장님의 명령이고 원장님은 몸이 안 좋으셔서 출근이 어렵다고 하면서 당연히 면담을 취소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면담은 안 됐고, 유급 휴가를 줄 테니까 나오지 말라고 했는데 안 가겠다 하고 학교에 나가봤더니 컴퓨터가 없어지고.

▶ 서울대 국제대학원 계약직 직원:

네.

▷ 한수진/사회자:

그야말로 책상을 치운 거죠.

▶ 서울대 국제대학원 계약직 직원:

네.

▷ 한수진/사회자:

우리가 책상을 치운다고 말하는데. 그때 뭐... 아효... 정말 마음이 안 좋았겠어요?

▶ 서울대 국제대학원 계약직 직원:

네. 많이 착잡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요. 그 책상을 바라볼 때. 그 심정이 어땠을까요. 사실 2년 후에 열심히 일하면 무기계약직 될 수 있다, 그래서 그동안 여러 가지 좋지 않은 일도 있고, 또 불편한 일도 있어도 많이 참았을 거 아니에요?

▶ 서울대 국제대학원 계약직 직원:

네.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 서울대 국제대학원 계약직 직원:

네. 행정실장이 수시로 저한테 '선생님은 비정규직원이고 약자이다' 라는 말을 지속적으로 해왔습니다. 그러면서 학교에 사업이 굉장히 많이 진행되고 있는데 모든 사업에 대해서 운영자에게는 각자 수당이 책정되고 있어요. 그런데 자체직원에게만 이건 예외사항이 되고 있는 상황이에요. 저는 그동안 다른 직원 분들한테 원래 분위기가 그렇다 하고 들었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는 크게 괘념치 않고 열심히 일을 해왔는데 작년 말에 법인직원과 차별받고 있음을 우연치 않은 기회에 알게 되었습니다. 한 종류의 회계를 담당하는 법인직원이 그 회계가 원래 본인의 업무임에도 불구하고 사업이 추가되었다고 해서 사업별로 수당을 책정해서 받고 있었고. 물론 그 사업을 운영하는 직원이 따로 있었습니다. 그리고 단지 자금을 집행해준다는 이유로 책정해서 받고 있었고, 심지어 같은 부서라는 이유로 그 담당자의 부서에 다른 법인직원은 각각 수당을 책정해서 받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저는 정작 사업을 홀로 전담해서 운영을 해도 자체직원한테는 그건 당연히 책정이 안 되는 것이고

▷ 한수진/사회자:

일을 더 많이 해도?

▶ 서울대 국제대학원 계약직 직원:

네. 행정실장은 이것은 당연하고 비정규직과 정규직은 구조적으로 다르다.

▷ 한수진/사회자:

너네는 비정규직이다.

▶ 서울대 국제대학원 계약직 직원:

네. 현실을 직시하고 앞으로 피해의식을 갖지 마라, 이런 식으로 몰아가기도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동안 비정규직으로써 받은 차별과 설움이 그것뿐만이 아니었을 거예요. 상당히 많았을 것 같은데요?

▶ 서울대 국제대학원 계약직 직원:

맞습니다. 휴... 교수님이나 학생, 다른 직원들을 만나면 10명 중에 10명 첫인사가 바쁘시죠? 라는 말이 나올 만큼 업무가 많았습니다. 저는 기한에 맞추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야근을 하면 행정실장은 이에 대해서 자체직원은 초과근무 수당을 주지 않아도 된다고 여러 번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의를 제기해도 비정규직은 안 된다 하는 말이군요.

▶ 서울대 국제대학원 계약직 직원:

네. 수당에 대해서 초과근무수당에 대해 이런 식으로 계속 압력을 넣으면서 심지어는 제가 입사할 때 받은 대학원 취업규칙과 문서의 날짜와 내용이 모두 같은데 초과근무수당 규정에 대해서 주 10시간에 대해서는 연봉에 포함된 것으로 한다, 라는 문장만 추가된 또 다른 취업 규칙을 저한테 제시하면서 돈 조항을 숙지하라고까지 얘기했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요. 서울대에서 이렇게 올해 2년 계약 끝난 계약직 직원 중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분들 얼마나 될까요?

▶ 서울대 국제대학원 계약직 직원:

제가 정확히는 알지 못 하는데 한 10% 정도 미만으로 전환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10% 미만 정도면 보통 한 얼마 정도 되는데 몇 분 정도 되는 건가요?

▶ 서울대 국제대학원 계약직 직원:

최소 지금 기간제가 800명 정도 있는 걸로 아는데 올해 아마 대상자가 300명 정도 되는 걸로 전해 들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그 중에서 10% 남짓. 최대한 전환을 안 하는 방법으로

▶ 서울대 국제대학원 계약직 직원:

네.

▷ 한수진/사회자:

이렇게 기간제 근로자가 많습니까?

▶ 서울대 국제대학원 계약직 직원:

네. 거의 반 이상이 기간제 근로자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번에 여러 가지로 마음이 많이 지금 아픈 상태일 텐데 선생님뿐만 아닐 거 아니에요, 지금. 거의 300명 가까운 분들이 지금 다 굉장히 속상해하고 있겠네요. 마음 아파하고?

▶ 서울대 국제대학원 계약직 직원:

네...

▷ 한수진/사회자:

어떤 이야기들 나누고 계세요?

▶ 서울대 국제대학원 계약직 직원:

다들 걱정을 하고 있는데 사실... 저희들이 걱정한다고 해서 위에 의견이 전달되는 것도 아니고... 네... 착잡한 심정으로 다들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래요. 지금 정부에서는 어떻게든 공공 부문만이라도 정규직 전환 많이 시켜야 되겠다 해서 그런 계획도 발표하고 하는데 현장에서는 현실에서는 이렇게 다른 일들이 벌어지고 있으니까요. 그런 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서울대 국제대학원 계약직 직원:

아... 사실... 실장이 말한 비정규직이고 약자라서 이런 대우를 받아야 되나 싶기도 하고. 대 서울대라는 교육집단에서 정부 지침을 반한다는 거에 대해서도 매우 놀라운 상황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이제 또 다른 직장 구하셔야 되는 건가요?

▶ 서울대 국제대학원 계약직 직원:

네. 우선 이제 지금 대화가 잘 이뤄지지 않고 상황이 정리되지 않은 상황이라 지금은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긴 한데 일단 8월 말일자로 종료되기 때문에 차차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알겠습니다. 마음도 좋지 않으실 텐데 오늘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서울대 국제대학원 계약직 직원:

네.

▷ 한수진/사회자:

힘내시기 바라고요. 서울대 국제대학원 자체직원으로 일하고 계신 분과 얘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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