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기다린 남자, 코트를 기다린 임동섭

손동환 2015. 8. 5. 07:4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바스켓코리아 = 손동환 기자] "구단의 기다림에 보답하고 싶다"

서울 삼성은 2014~2015 시즌 최하위(11승 43패)에 머물렀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다. 근본적인 원인은 '주축 자원의 부상'이었다. 모든 팀이 그럴 것이다. 부상 자원이 생기면, 반등할 기회를 마련하기 힘들다. 삼성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이상민(43) 삼성 감독의 고민은 컸다. 이상민 감독은 특히 포워드 라인의 부상을 아쉬워했다. 이 감독은 시즌 중반 "포워드 라인의 득점력이 더해져야 한다. 그러나 여건상 쉽지 않다"며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대표적인 부상 자원이 임동섭(198cm, 포워드)이었다. 임동섭은 골밑과 외곽을 넘나들 수 있는 포워드. 삼성은 임동섭의 기량과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임동섭은 발등 부상 재발로 2014~2015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기다림의 한을 조금씩 풀고 있다.

# 전천후 장신 포워드, '부상'이라는 장애물

홍대부고와 중앙대를 졸업한 임동섭은 공격력을 강점으로 하는 포워드. 198cm이라는 큰 키에 부드러운 몸놀림과 유연한 스텝을 가지고 있다. 활동 범위도 넓다. 슈팅 거리가 길고, 스피드 또한 나쁘지 않다. 대학교 4학년 때부터 자신의 잠재력을 드러냈다. 김현수(부산 kt)-정성수-유병훈(이상 창원 LG)-장재석(고양 오리온스) 등 4명의 동기와 함께 중앙대를 2012 대학농구리그 챔피언 결정전으로 끌어올렸다.임동섭은 2012년 10월에 열린 KBL 국내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KBL에 입성했다.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드래프트 직후 삼성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2012~2013 시즌 정규리그 52경기에 나서 평균 21분 3초를 소화했고, 6.5점 2.5리바운드 1.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플레이오프에도 출전했다. 3경기 평균 24분 43초를 코트에 나섰고, 8.3점 2.3리바운드에 1.0스틸을 기록했다.임동섭은 이규섭(현 삼성 코치)의 뒤를 이을 공격형 포워드로 삼성 팬의 기대를 받았다. 2013~2014 시즌 기대를 안고 코트에 나섰다. 31경기(평균 22분 56초)에 나서 평균 7.9점 2.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나쁘지 않은 기록을 남기고 있었다. 하지만 2014년 1월 5일. 시련이 찾아왔다. 전주 KCC의 타일러 윌커슨(203cm, 포워드)에게 발을 밟히며 발가락 골절 진단을 받았다. 시즌 종료 후 2014~2015 시즌을 위해 몸을 만들었다. 하지만 다친 부위를 또 다쳤고, 결국 1년 넘게 코트를 비워야 했다. "팀이 힘든 상황에 처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답답하고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시간이 흘렀고, 결국 복귀할 기회를 잡았다. 다시 농구할 수 있다는 거에 대해 감사했다. 훈련과 연습 경기가 즐겁다"

# 다시 뛰는 임동섭, 이상민 감독의 시각

임동섭은 2015~2016 시즌을 위해 땀을 흘렸다. 이상민 감독 역시 임동섭의 몸 상태를 고무적으로 평가했다. 그리고 임동섭의 활용도와 과제를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임)동섭이는 다재다능하다. 기본적으로 3번 포지션에 기용할 것이나, (문)태영이가 대표팀에서 돌아오면 2번으로도 활용할 것이다. 높이가 강한 팀을 만날 때 힘이 될 것이다. 다만, 오랜만에 실전을 치르기 때문에 경기 체력과 감각 끌어올려야 한다. 무리하지 말아야 한다. 움직임을 간결하게 할 필요가 있다"임동섭은 지난 4일 전주 KCC와 연습 경기에서 선발 출전했다. 장민국(199cm, 포워드)과 함께 포워드 라인을 형성했다. 경기 초반까지 부진했다. 몸의 균형을 쉽게 잡지 못했다. 그러나 몸 상태를 끌어올린 후 돌파와 2대2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공격 리바운드 가담과 외곽 수비 등 활동량도 왕성했다. 2쿼터 초반에는 2개의 3점슛을 연달아 터뜨렸다. 흐름을 잡은 삼성은 전반전을 42-27로 마쳤다.임동섭은 3쿼터에도 3점포를 꽂았다. 4쿼터에는 전태풍(178cm, 가드)과 김효범(193cm, 가드) 등 상대 가드진을 수비했다. 그러면서 외곽 수비를 점검했다. 트레일러로 속공에 가담하기도 했다. 22분 15초 동안 15점(3점슛 3/4) 4어시스트 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양 팀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삼성은 이날 KCC에 77-66으로 승리했다. 그러나 임동섭은 만족할 수 없었다. 특히, 슈팅 가드를 맡을 때의 과제를 강조했다. "슈팅 가드를 맡게 되면, 수비 범위를 넓혀야 한다. 아무래도 포워드를 맡을 때보다 상대의 스피드에 부담을 느낄 것 같다. 그래서 사이드 스텝이나 풋 워크 등 수비 기본기를 더 연습하고 있다. 공격할 때는 작은 선수들의 빠른 손을 잘 피해야 한다. 볼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볼 컨트롤 연습도 병행하고 있다. 2대2 빈도가 많아지기 때문에, 동료의 움직임을 볼 수 있는 시야와 여유도 갖춰야 한다. 아직은 여러모로 부족하다"임동섭은 '복귀'라는 단 열매를 얻었다. 그러나 두 개의 포지션을 맡아야 하는 '부담감'도 안고 있었다.

# 도약 노리는 삼성, 기댈 수만 없는 임동섭

삼성은 전통적인 '농구 명가'. 2000년대 후반까지 '강호'의 입지를 탄탄히 다졌다. 그러나 삼성의 전력은 2010년도부터 쇠퇴했다. 삼성은 결국 2014~2015 시즌에 최하위로 처졌다.삼성은 분위기 전환을 꾀했다. 선수단 구성에 변화를 주기로 했다. 사인 앤 트레이드로 주축 선수였던 이정석(182cm, 가드)과 이동준(200cm, 포워드)을 내보냈다. 그리고 'KBL 레전드 가드'인 주희정(182cm, 가드)을 영입했다. 주희정 영입 의도는 명확하다. 삼성은 주희정 영입으로 안정감을 더하려고 했다.삼성의 변화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위에서 언급했듯, 삼성은 포워드 라인의 득점력을 필요로 했다. 지난 시즌 국내 선수 득점 1위(평균 16.92점)인 문태영(194cm, 포워드)을 잡았다. 이적 첫 해 보수 총액 8억 3천만 원이라는 역대 최고의 조건을 제시했다. '주장' 자리도 맡겼다. 문태영을 향한 삼성의 신뢰는 그만큼 컸다.삼성은 지난 7월 22일(한국시간)에 열린 2015 KBL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또 하나의 호재를 안았다. '1순위 지명권'을 얻은 것. 이상민 감독은 지체 없이 '리카르도 라틀리프(200cm, 센터)'를 지명했다. 라틀리프는 운동 능력과 제공권 장악력, 성실함을 두루 갖춘 빅맨. 문태영과 함께 '모비스 3연패'를 이끈 주역이었다. "(문)태영이형은 확실한 득점원이다. 모비스랑 붙을 때마다 막기 힘들었다. 같이 뛰면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라틀리프는 검증된 외국인선수다. 수비나 리바운드를 다 하고 나서도 속공에 가장 빨리 가담했다. 체력도 좋고 너무 빨라 깜짝깜짝 놀랄 때도 많았다. 준일이 역시 뛰어난 빅맨. 팀 전력에 큰 플러스를 줄 수 있는 선수다. (주)희정이형은 워낙 경험이 많으신 분. 사실, 선수들이 전력 보강 전에도 이기고자 하는 마음을 굳게 먹었다. 전력 보강 후 그 마음을 더욱 굳게 먹은 것 같다. 나 역시 의지를 다지고 있다"임동섭은 베테랑과 함께 농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의지해서는 안 된다. 문태영이 대표팀으로 차출됐기 때문. 아시아선수권 참가 시, 정규리그 1라운드까지 대표팀에서 보낼 수 있다. 임동섭은 장민국과 함께 문태영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 정규리그 3라운드까지 1명의 외국인선수만 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임동섭의 비중은 더욱 크다. 삼성이 비록 전력 보강에 성공했다고 하나, 임동섭은 팀의 전력 보강에 기댈 수 없다.

# '부상 없는 시즌' 그리고 'PO 진출'

임동섭은 데뷔 시즌(2012~2013)부터 지난 시즌까지 83경기만 코트에 나섰다. 위에서 말했듯, 2014~2015 시즌을 통째로 날려야 했다. 정규리그 경기 수 기준(3시즌 162경기)으로 절반을 겨우 소화한 셈. 팀의 성적 또한 좋지 않았다. 임동섭의 시즌 목표는 명확했다. 첫 번째도 두 번째도 '부상 없는 시즌'이었다. "예전만 해도 거창하게 목표를 잡았었다. 지금 목표는 안 다치는 거다. 안 다쳐야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 동안 기다려준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에게 너무 미안했다. 구단 관계자도 기다릴만큼 기다리셨다.(웃음) 복귀해서 다치지 않고 팀이 원하는 역할을 잘 수행하고 싶다. 그것이 팀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임동섭은 삼성의 기다림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기다림에 보답하기 위해 예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코트에서 보내고 있다. 한 달 남은 개막전을 '설렘'과 '행복'의 감정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사진 제공 = 서울 삼성 썬더스

Copyright ©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