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의 공문 발송, 김성근 감독에 '사실상 경고'

최민규 입력 2015. 8. 5. 07:01 수정 2015. 8. 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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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최민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6월 16일 10개 구단에 공문을 발송했다.

지난해 12월 KBO 실행위원회에서 의결된 감독, 코치, 선수에 대한 리그 벌칙내규를 재확인하는 내용이다. 10개 구단 단장이 참가하는 실행위원회는 당시 "리그나 리그 관계자를 모욕 내지 비방"하거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리그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행위를 할 때" KBO가 경고, 유소년야구 봉사, 500만원 이하 제재금, 출장정지 등 제재를 할 수 있도록 리그규정을 정했다.

KBO가 새삼스럽게 규정을 재확인한 데는 이유가 있다. 공문 발송 이전에 열린 KBO 이사회에서 한화 구단은 다른 9개 구단의 성토 대상이 됐다. 언론을 통해 노출된 김성근 감독의 발언이 지나치다는 항의였다. KBO 관계자는 "공문 내용에 특정 인물을 명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문에는 "민감한 사회적 현상에 대한 신중하지 못한 발언들이 언론에 통해 전해지는 등"이라는 문구가 있다.

6월은 메르스(MERS) 공포로 야구장 관객이 크게 줄어든 때였다. 당시 김성근 감독은 야구장에서 마스크를 쓰고 언론 인터뷰를 하는 등 일종의 '시위'를 했다. 메르스 환자 수가 늘어나자 "지금 시국에 야구가 문제인가. 사람이 먼저다. 확산 속도가 너무 빠르다. 관중들이 옮을 수 있다"며 정규시즌의 일시 중단 의견을 내비쳤다. 6월 16일자 공문이 사실상 김 감독에 대한 '경고'라는 방증이다.

김 감독의 행동에 대해 '선수 건강이 우선'이라는 긍정적인 시각과 '오버 액션'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공존했다. 중앙메르스대책본부에 참여했던 한 예방의학전문가는 "발열 등 증상이 없음에도 야구장에서 마스크를 쓰는 일은 권장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공문 한 장이 김 감독의 입을 막지는 못했다. 김 감독은 최근에도 더블헤더와 월요일 경기 편성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밝혔다. 7월에는 프리미어12 국가대표 감독에 대해 "1~2월에 전임 감독 논의가 이뤄져야 했다"고 KBO를 비판했다. 이에 대해 양해영 KBO 사무총장이 직접 "주최측에서 대회 참가에 대한 공식 협조 요청을 받은 게 4월"이라고 반박까지 했다.

언로가 막혀선 안 된다. 미국프로농구(NBA)의 경우 리그 행정을 공개 비판한 구성원에 대해 강력한 징계를 내린다. 이에 대해 "유색 인종 선수가 많은 리그 특성 상 인종차별적인 처사"라는 비판이 있다. 선수노조의 힘이 센 메이저리그에선 이런 정책을 취하지 않는다. 김성근 감독처럼 경험이 풍부한 야구인은 프로야구에 좋은 조언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러나 야인 신분이 아니라 구단 감독이라는 직책을 맡고 있다면 오해를 사기 쉽다. 가령 김 감독은 "144경기 스케줄이 너무 길다"고 했다. 한화처럼 투수를 혹사하는 야구를 하는 팀에게 긴 일정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여기에 김 감독은 타 구단 감독보다 더 큰 권한을 가지고 있는 감독이다. 6월 16일자 공문에는 "표현의 자유를 이해못하는 바는 아니나, 이로 인해 프로야구 전체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될 수 있다"는 문구가 있다.

최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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