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라이브] 무시무시한 北女 축구, 극강 압박 경계하라

풋볼리스트 2015. 8. 5.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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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우한(중국)] 한준 기자=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여자 동아시안컵' 우승팀은 남북 대결로 가려지게 됐다. 나란히 중국과 일본을 꺾은 한국과 북한은 8일로 예정된 대회 3차전 일정을 결승전으로 치르게 됐다.한국은 중국과 1차전에서 1-0 승리, 일본과 2차전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북한은 일본과 1차전에서 4-2 승리, 중국과 2차전에서 3-2 승리를 기록했다. 수치 상으로 드러나듯 한국은 수비, 북한은 공격에 강점을 보였다.한국이 중국과 일본을 상대로 놀라운 버티기와 집중력을 보여줬다면, 북한의 저돌적인 덤비기를 보여줬다. 공격도 수비도 과감하게 달려드는 축구였다. 보는 이들의 입장에서는 시종일관 빠른 속도의 경기를 펼치며 많은 골을 만들어 내는 북한 여자 대표팀의 축구가 더 재미있게 느껴질 수 있다. 달려드는 북한, 죽기 아니면 공격북한의 리더는 주장이자 등번호 10번을 달고 있는 라은심이다. 일본전에 2골 1도움에 페널티킥까지 유도한 북한의 '여자 메시'다. 그러나 북한은 라은심 한 명에 의존하는 팀이 아니라는 것을 중국과 2차전 경기에서 보여줬다.북한은 전반 5분 만에 라은심의 투톱 파트너 김윤미가 기막힌 하프 발리 슈팅을 꽂아 넣었다. 전반 24분에는 위정심이 중거리슈팅으로 한 골을 더 뽑아냈다. 단숨에 2-0으로 달아났다. 개최국 중국은 북한 수비의 핸드볼 파울로 얻은 페널티킥으로 침몰 위기에서 기사회생했다. 전반 31분 만회 골을 넣었다.

일본과 1차전에 나선 선수들을 그대로 중국전에 내세운 북한은 후반 들어 체력적인 어려움을 겪었다. 강한 추격 의지에 홈 팬들의 응원까지 등에 업은 중국이 기어코 후반 7분 왕샨샨의 득점으로 동점을 만들었다.북한 선수들은 무너지지 않았다. 안간힘을 짜내며 시동을 다시 걸었다. 강력한 전방 압박으로 상대의 공을 빼앗아 문전으로 돌격했다. 뒤로 물러 서서 버티는 수비가 아니라 달려 들어 공을 빼앗고 골을 넣기 위한 축구를 펼쳤다. 결국 후반 20분 위정심이 문전 우측에서 현란한 드리블로 두 명의 수비를 제친 뒤 왼발 슈팅으로 결승골을 넣었다.북한 선수들에게 요령을 피우는 행동 같은 것은 사전에 없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계속해서 전방 압박과 전면 압박을 펼쳤다. 몸은 지칠지언정 정신과 의지는 지치지 않았다. 몸이 허락하는 한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북한 여자대표팀에는 마치 10명의 박지성이 뛰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했다.북한 여자 대표팀은 전술적 수준도 높았다. 골문 앞에 진을 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뿌리를 흔들기 위한 플레이를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김은주, 측면 공격수 위정심 등이 다리 근육 경련으로 쓰러졌다. 이들은 다시 일어나 팀 조직을 유지했다.북한의 강점은 개개인의 탁월한 기술뿐 아니라 무지막지한 활동량, 그리고 현대 축구의 트렌드에 맞는 극강의 전방 압박이다. 상대가 후방 빌드업을 시작할 때 무려 5~6명의 선수들이 일거에 달려 들어 공간을 없애고 공을 탈취한다. 최대한 상대 진영에서 가까운 곳에서 공격을 펼친다. 현대 축구 전술의 모범 답안을 완벽하게 구사했다.

전술적으로 영리한 북한, 대회 최고 축구 선사

단순히 많이 뛰는 것이 아니라 영리하게 뛴다. 적재 적소에 선수들이 배치되어 유기적으로 움직인다. 공을 잡고 공격을 시도할 때도 정신 없이 후방에서 오버래핑이 들어온다. 상대 수비는 누구를 막아야 할지 분간 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 이 과정에서 볼 컨트롤과 드리블뿐 아니라 패스 연결까지 정밀하게 전개된다.북한 여자 축구의 수준은 이미 북한 남자 대표팀과 비교했을 때 전술적, 기술적 완성도 면에서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과장을 조금 보탠다면 남녀 대표팀을 통틀어 이번 대회에 참가한 팀 중 가장 뛰어나다. 북한 여자 대표팀의 경기는 이번 대회 가장 흥미로운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2005년 한국 대회 이후 10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여자 대표팀에게 북한은 가장 강력한 적수다. 다행인 점은 북한이 일본, 중국전을 치르며 체력 소모가 컸다는 것이다. 북한 선수들은 중국전 마지막 10여분 간 계속해서 다리 근육 경력으로 쓰러져 있는 시간이 많았다.그러나 3차전은 3일 간의 휴식시간을 가진 뒤 토요일에 열린다. 한국 대표팀과 마찬가지로 북한 대표팀도 체력을 회복할 여유가 충분하다. 북한 여자 대표팀의 경기력은 그야말로 무시무시하다. 유리한 쪽은 북한이다. 두 경기에서 7골을 넣고 3골을 내줬다. 골 득실에서 +4로 한국에 앞선다. 한국전에 비기기 만해도 우승이다. 김광민 감독은 "남은 기간 회복을 잘하겠다. 남측의 방어진을 뚫기 위한 공격을 잘 짜겠다. 이길 자신이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중국과 일본을 상대로 드라마틱한 승리를 거둔 한국 여자 대표팀이 북한을 상대로 어떤 경기를 펼칠지 궁금하다. 여자 남북 대결은 한국시간으로 오는 8일 오후 6시 10분에 열린다.사진=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 주요 기사[우한 라이브] 심서연, 우측 무릎 십자인대 파열…4일 귀국[우한 라이브] 한일전 준비에 폭염 이겨낸 대표팀 열정[한준의 작전판] K리그산 '매직 트라이앵글', 한국형 축구의 진화'[오피셜] 하파엘, 맨유 떠나 프랑스로 이적![심층분석] 메시, 호날두의 발끝에 숨겨진 은밀한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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