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파고든 中브랜드]②2만원짜리 '미밴드' 손목 위 점령하다

장종원 2015. 8. 5.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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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의 '실수'가 '실력으로샤오미 저가 웨어러블기기, '가격대비 성능우수' 평판입소문 타고 국내시장 확산.. 중국IT發 나비효과 위력배터리 등 소형제품 공습에 삼성·LG도 긴장의 끈

[이데일리 장종원 기자] 직장인 김이나(가명·29)씨는 올해 초 해외직구로 중국 화웨이의 대화면 스마트폰 ‘메이트7’를 구매해 사용하고 있다. 합리적 가격에 프리미엄 성능을 갖춘 스마트폰을 찾다보니 50만원대인 이 제품을 선택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스마트폰에 100만원가량 들어가는 것이 아까워 고심끝에 아이폰에서 갈아탔고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다”면서 “다음 휴대폰 교체 때도 중국 브랜드를 선택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최민식(가명·39)씨는 ‘대륙의 실수’라는 샤오미 소형 전자·IT 제품을 사 모으는 데 재미를 붙였다. 첫 제품은 웨어러블 ‘미밴드’였다. 매일의 수면 패턴과 활동량 정도를 알려주는 간단한 제품이지만 깜찍한 디자인과 2만원대 저렴한 가격에 이끌려 구매했다. 이어 샤오미 스마트체중계, 액션캠, 블루투스 스피커 등을 연이어 구매했다. 최씨는 ”샤오미 제품들은 저렴한 가격에 성능과 디자인 모두 훌륭하다“면서 ”직장 동료와 친구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있다“고 전했다.

샤오미 미밴드
가격 경쟁력에 품질까지 더한 중국산 가전제품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이제는 중국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해외직구를 하고 온라인 쇼핑몰 한정판매를 기다리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중국 브랜드에 대해 유독 엄격한 잣대로 ‘차이나 디스카운트’ 하는 국내 소비자의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

물론 소형 전자·IT 등 일부 제품군에 한정돼 있고 주 고객층 역시 해외직구나 온라인쇼핑에 능숙한 젊은층에 머무르고 있지만 ‘중국산’에 대한 경계심이 완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국내 가전시장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소비자 관심, 샤오미에서 중국산으로 확산

국내 소비자들은 중국산 제품을 재평가하기넓은 화각과 해상도를 갖춘 SJ캠의 ‘SJ4000HD 액션캠코더’, 해상도·밝기가 우수한데다 보조배터리로도 사용할 수 있는 UNIC사의 ‘미니빔 프로젝터 UC30’, 그리고 중국산 드론 등이 ‘대륙의 실수’로 회자되고 있다. 샤오미의 경우 소형 가전에서 공기청정기까지 보폭을 넓혔다.

최남석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샤오미 제품들이 퀄리티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국내 소비자에게 어필한 것“이라면서 ”중국 제품의 질이 높아지면서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샤오미 미스케일
특히 지난해 국내 단통법 이슈는 중국산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도를 크게 높였다. 중국산 스마트폰 직구족이 생겨났고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카페 등이 속속 등장했다.

화웨이는 LG유플러스 등을 통해 중저가형 스마트폰 X3를 정식 출시해 약 7만대가량 팔았다. 삼성전자·LG전자가 버티고 있는데다 이통사가 주도하는 한국시장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선전했다는 평가다.

남은 것은 대형가전이다. 특히 저렴한 가격의 중국산 TV에 대한 전세계적인 인기를 국내 소비자들도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국내에서 중국 TV를 흔히 볼 수 있는 날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전망도 나온다.

◇ 중국의 공습, 국내 가전시장에 ‘위협’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중·일 가전산업 기술 격차가 급격히 좁혀지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기술경쟁력이 빠르게 올라오고 있는 반면 한국은 현상유지에 급급하다는 설명이다. 해외 시장의 경우 이미 중국업체들의 공세가 거세다.

국내 시장 역시 중국 제품에 대한 거부감이 완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 품질 경쟁력을 갖춘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면 국내 가전시장의 판도도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세훈 상명대 교수는 “중국산 가전들이 국내 소비자에게 ‘합리적 가격의 실용적 제품’으로 재인식되면서 향후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있다”면서 “기술 격차마저 줄어드는 만큼 국내 가전업체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새로운 제품군을 개발하고 프리미엄 제품으로 차별화하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지금의 (국내 가전업체의) 경쟁력은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면서 “‘국산 제품을 사용하자’는 애국심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샤오미를 비롯해 중국 업체들이 단기간에 성장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나 LG전자처럼 전체 전자·IT 산업을 아우르는 노하우와 경쟁력이 있는지는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최남석 연구위원은 “중국업체들이 국내 업체들에 위협이 되겠지만 아직은 (기술력 등에서)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장종원 (liberjj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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