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비키니]광고주가 황재균 좋아하는 이유 아시나요?
[동아일보]
이건 어디까지나 한번 웃자고 쓴 글입니다.
프로야구 롯데 황재균(28)은 올해 올스타전 때 ‘섹*머신’이라는 낯 뜨거운 별명을 얻었습니다. 홈런 레이스 결승전에서 맞붙은 NC 테임즈(29)가 ‘황재균의 근육을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답한 말입니다. 황재균은 사실 이전부터 광고주들에게는 ‘섹시한 존재’였습니다.
올 시즌 홍성흔(38)이 부진하자 “홍성흔이 2아웃에 타석에 들어서면 곧 광고가 나온다”며 그에게 ‘애드(AD) 홍’이라는 별명을 붙여준 두산 팬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황재균에게 ‘애드 황’이라는 별명을 붙여주는 게 더 사실에 가깝습니다.
게다가 광고 송출 능력(?) 2위 삼성 나바로(28)가 140번밖에 되지 않는다는 걸 보면 애드 황재균의 지위는 굳건해 보입니다. 투수 교체 등 경기가 중단되는 일이 없다면 13번은 7회초까지 광고를 책임질 수 있는 횟수입니다. 3위 넥센 박병호(29)는 나바로보다 3번 적은 137번이었습니다.
○ ‘덤’ 이상인 투수 교체
나바로와 박병호는 2아웃 상황에서 아웃되기보다는 투수 교체 때문에 광고를 많이 틀게 만들었습니다. 다만 상대 팀이 투수를 교체한 양상은 서로 다릅니다.
나바로는 자기 타석이 끝나면 투수가 바뀌는 일이 많았습니다. 나바로 타석 다음에 상대 팀에서 투수를 바꾼 건 34번(2위)이나 됐지만 나바로를 상대로 투수를 바꾼 건 14번(공동 38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이 부문 26위 테임즈는 더 극단적이었습니다. 테임즈가 타석에서 물러난 뒤 투수를 바꾼 건 36번으로 1위였지만, 테임즈를 상대하라고 투수를 바꾼 건 7번(공동 91위)이 전부였습니다. 상대팀 감독들은 화면 밑에 ‘한 대 피우고 싶으시죠?’라는 광고가 나올 때가 돼서야 투수를 바꿨던 겁니다. 이미 실컷 얻어맞은 다음이었죠.
반대로 박병호는 바뀐 투수를 상대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박병호 타석 앞에서 상대 팀이 투수를 바꾼 건 모두 31번(공동 3위)이었습니다. 박병호 타석이 끝난 뒤에는 8번(공동 82위)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런 투수 교체는 성공적이었을까요. 박병호는 바뀐 투수들을 상대로 타율 0.480, 5홈런, 13타점을 기록했습니다. 역시나 ‘한 대…’가 나오는 상황으로 변한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개그는 개그일 뿐
야구에서 타자는 2아웃 상황만 골라 타석에 들어설 수가 없고, 홈런 1∼3위 타자 앞뒤로 투수를 많이 바꾸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당연히 광고 송출 능력 같은 게 타자들에게 있다고 믿는 분도 없을 겁니다. 개그는 어디까지나 개그인 거죠. 그래도 혹시 압니까. 롯데 팬들에게 팁 하나 드리자면, 야구장에서 맥주를 너무 많이 마셔 화장실이 급할 때는 황재균 타석 때 자리에서 일어나는 게 제일 좋은 타이밍일지 모릅니다.
황규인 기자 페이스북 fb.com/bigk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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