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황폐하께서 사과했는데.. 바람 한번 피웠다고 계속 남편 타박하는 꼴" 박근령씨, 일본 인터넷방송 대담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근령씨(61·사진)가 4일 오후 방송된 일본 포털사이트 ‘니코니코’의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 “일본의 역대 총리와 천황폐하가 거듭 사과를 했는데도 자꾸 갈등을 빚는 것은 창피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박씨는 이날 일왕을 ‘천왕폐하’라고 불렀다.
박씨는 일본의 저널리스트 쓰다 다이스케(津田大介)가 진행한 ‘한·일관계에 대한 생각을 말하다’라는 프로그램에서 한국은 1960년대 한·일국교정상화를 통해 경제재건을 이루어낸 만큼 위안부와 관련해 일본 측에 보상을 요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개인적인 생각을 밝히겠다고 전제한 뒤 “한·일협정을 통해 한국이 자립경제·자주국방의 기반을 마련한 만큼 이웃(일본)을 탓하지 말고 우리 손으로 나의 할머니, 나의 누나를 챙기자”고 주장했다. 이는 위안부 피해보상을 일본에 요구하지 말고, 한국이 나서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박근령씨가 4일 오후 방송된 일본 포털사이트 니코니코의 대담프로에 출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니코니코 캡처 |
그는 이어 “일본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에 대해 뭐라고 얘기하는 것은 내정간섭”이라면서 “아베 총리께서 야스쿠니 참배하면서 ‘앞으로 또 전쟁을 일으켜서…’라고 생각하는 것(사람)은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과거사 사과와 관련해서는 “1993년 고노(河野)담화가 있었고, 이후 호소카와 모리히로(細川護熙)·하시모토 유타로(橋本龍太郞) 등의 총리가 사과 말씀을 했었다. 총리가 바뀔 때마다 자꾸 사과하라고 하는 것은 창피한 것이다. 과거문제로 자꾸 갈등을 빚는 것은 창피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전두환 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히로히토(裕仁) 천황폐하께서 ‘통석(痛惜)의 염(念)’이라고 이야기 했다”면서 “당시 천황께서 애통한 마음으로 사과의 말씀을 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는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과거사에 대해 ‘통석의 염’이라고 언급했다.
박씨는 일본은 황국사관을 근본으로 한 천황민주주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선거에 의해 바뀌는 총리가 이런저런 표현으로 이야기를 하더라도 천황이 어떻게 언급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는 뜻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아버지가 한일 국교정상화를 통해 미래를 향한 이웃으로 새롭게 출발한다는 방점을 찍었는데 이걸 자꾸 이야기한다는 것은 한 번 바람을 피운 남편과 화해한 뒤에서 계속 (남편을) 타박하는 것과 같다. 아버지 시대에 화해한다고 했는데 다음 대에서 계속 얘기하는 것은 역사를 후퇴시키는 것이고, 국익에 피해를 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도쿄|윤희일 특파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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