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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청의 타인의 시선] 극과 극 일본전, 체력 'NO' 에이스 'YES'

조회수 2015. 8. 4. 22:3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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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과 극이었다. 내용은 내줬지만, 결과는 가져왔다.

4일 중국 우한에서 벌어진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여자 동아시안컵' 한국과 일본의 한일전은 한국의 2-1 승리로 끝났다. 한국은 전반 29분 선제골을 내주면서 끌려갔다. 체력적인 저하가 눈에 띄었다. 하지만 후반전에는 한국의 주축 선수들이 경기를 뒤집었다. 주장 조소현과 전가을이 연속골을 넣으면서 짜릿한 역전승을 일궜다.

전반전: 떨어진 체력, 벌어진 간격, 헐거운 압박

전반 5분 정설빈이 좋은 기회를 잡은 것을 제외하면, 전반은 일본이 주도했다. 그 원인은 한국에 있었다. 체력이 떨어진 한국은 1차전과 비교해 9명을 바꾼 일본의 발걸음을 따라가지 못했다. 중원에 1차전에 뛰지 않았던 조소현과 권하늘을 투입했지만 이들의 몸은 완벽하지 않아 보였다. 모든 선수들의 발걸음이 무거웠다.

일본은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캐나다 여자월드컵'에 참가했던 선수들을 많이 제외하고 선수단을 꾸렸고, 북한과의 1차전에서도 2-4로 패했다. 하지만 한국과의 경기에서는 달랐다. 적어도 전반전까지는 일본 남자 대표팀과 같은 패스 축구를 구사했다. 중원에서 한국의 무뎌진 압박을 손쉽게 요리했다.

한국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면서 수비와 미드필더 사이의 간격이 벌어졌다. 미드필더와 수비 사이에 4명의 일본 선수들이 자리할 때도 종종 있었다. 간격이 벌어지다 보니 일본 선수들은 좀 더 자유롭게 공을 받고 손쉽게 패스를 연결할 수 있었다. 그럴 때마다 한국 수비는 전력질주를 해야 했고, 체력적으로 더 힘들어졌다.

중국전 전반전에 보여준 유려한 압박도 전혀 나오지 않았다. 빠르게 뛰어 나와서 상대 패스를 끊어내는 모습도 크게 줄어 들었다. 압박이 없는 상황에서 일본은 자신들의 경기를 십분 펼쳤다. 몇 번 패스를 이어가다가 측면으로 공간을 열어주는 패스를 즐겨 사용했다. 전반 24분에는 단 한 번의 패스에 한국 수비가 모두 무너지기도 했다.

전반 29분 실점 장면에서는 체력 저하와 집중력 저하가 한꺼번에 나왔다. 페널티 박스 안에 몇 번이나 날카롭지 않은 공중볼이 날아온 것을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고, 공이 바깥으로 흘렀을 때도 슈팅하려고 뛰어 들어오는 일본 선수를 미리 제어하지 못했다. 물론 우리 선수 맞고 공이 굴절되는 불운도 겹쳤다.

한국은 공격 쪽에서도 답답했다. 전체적으로 일본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했고, 측면에 있는 강유미에 공을 집중하면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일본 선수들은 한국의 움직임을 읽고 강유미 쪽 수비를 두텁게 했고, 그쪽으로 나가는 패스도 차단했다. 결국 강유미는 공을 잡더라도 고립되는 경우가 많았다.

무뎌진 움직임도 공격의 발목을 잡았다. 패스를 받으려는 움직임이 둔해지니 패스하기가 어려워졌고, 패스도 부정확했다. 전반은 그렇게 끝났다.

후반전: 조금 살아난 창 그리고 조소현-전가을

후반 들어 한국은 경기력을 어느 정도 회복했다. 선수들은 냉정을 되찾았고, 일본이 체력적으로 조금 떨어진 것도 도움이 됐다. 특히 공격 쪽에서는 의미 있는 움직임이 늘어났다. 공격형 미드필더인 이민아가 후반 5분 만에 수비수를 완벽히 속이고 골대로 돌진해 슈팅을 날린 것은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후반 8분, 한국의 동점골이 나왔다. 주장 조소현의 움직임이 돋보였다. 조소현은 일본의 패스를 미리 읽고 뛰어나오며 공을 빼앗았고, 직접 드리블을 통해 아크 정면까지 돌진한 후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조소현의 발을 떠난 공은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일본 수비수들은 뒷걸음질치다가 골을 내줬다.

골이 들어간 뒤 한국 선수들은 멋진 세리머니를 보여줬다. 경기 당일 부상 때문에 귀국한 심서연의 유니폼을 들고 동료애를 과시했다. 골을 넣은 조소현은 심서연의 유니폼을 번쩍 들어올리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후 경기는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한국이 분위기를 회복했지만, 일본을 압도하지는 못했다. 한국이 조금 리드하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양 팀 모두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공방을 계속 벌였다.

윤덕여 감독은 후반 30분 승부수를 던졌다. 이금민을 빼고 전가을을 투입했다. 발이 빠르고 슈팅이 좋은 전가을을 투입하며 승리를 바랐다. 전가을의 진가는 마지막 순간에 나왔다. 한국이 승리를 위해 일본을 몰아치던 후반 추가시간에 프리킥 기회를 잡았고, 전가을은 이것을 멋진 궤적의 슈팅으로 골망에 꽂았다.

역전골이 들어간 이후 전가을은 더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빠른 발로 지친 일본 수비수들 사이로 질주했다. 드리블로 시간을 지연하면서 일본을 괴룝혔다. 결국 한국은 종료 휘슬이 나올 때까지 리드를 지켰다. 한국은 전반전에 매우 고전했지만, 후반에 주축 선수들이 제 몫을 하며 역전승을 일궜다.

글= 류청 풋볼리스트 취재팀장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외부필자의 칼럼은 Daum스포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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