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플러스] 국제원자재 가격 급락.. 우리 경제 득실은?

이준범 박영회 장현주 2015. 8. 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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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요즘 돌반지 1돈(3.75g)을 싸게 사면 18만 원 정도에 구할 수 있는데요.

좀 부담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25만 원까지 갔던 것에 비하면 많이 저렴해졌습니다.

금값이 떨어지면서 돌잔치 선물로 다시 인기라고 하는데요.

최근 브렌트유 50달러선이 무너진 국제유가를 비롯해서 각종 원자재 가격이 최근 크게 떨어졌습니다.

원자재를 수입해야 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언뜻 반가운 소식일 것 같은데요.

하지만 산업현장에 가보면 꼭 그런 것만도 아닙니다.

우리 경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원자재 가격 급락.

먼저, 호황을 맞은 화학단지를 이준범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이준범 기자 ▶

파이프 수백 개가 복잡하게 얽힌 채 15층 아파트 크기의 거대한 화로로 들어갑니다.

파이프 안을 흐르는 건 원유 추출물 나프타.

840도로 끓여 에틸렌을 분해한 뒤 압력을 가하면 쌀알 모양의 플라스틱 원료, 폴리에틸렌이 만들어집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이곳 석유화학 단지의 실적은 업계 최호황기였던 5년 전 수준으로 늘었습니다.

[손의성/LG화학 과장]
"제조원가의 90%를 차지하고 있는 게 원재료값입니다. 최근 저유가로 인해서 원재료값이 하향세를 이어가고 있어서..."

한때 톤당 1천 달러 가까이 올랐던 납사 가격이 지금은 절반 정도가 됐습니다.

완제품 에틸렌 시세는 그대로인데 제조원가가 떨어지니 수익이 좋아진 겁니다.

철광석 값 역시 10년 만에 최저 수준입니다.

이 때문에 원료비가 원가 절반을 넘는 철강을 비롯해 소형차 한 대당 1.1톤, 대형 SUV엔 1.6톤씩 들어가는 자동차 업계와 철 수만 톤이 예사로 드는 조선업까지 줄줄이 원가 절감 효과를 누리게 됐습니다.

[허진석 수석연구원/포스코경영연구원]
"얼마나 지속되는지가 중요한데, 저가격이 지속되면 관련 소재를 사용하는 기업들의 경쟁력 향상에도 도움이..."

◀ 박영회 기자 ▶

올 들어 금값은 7% 떨어졌습니다.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입니다.

조금 전 보신 철광석은 톤당 50달러 중반, 최근 10년 새 가장 낮습니다.

전 산업에서 두루 쓰여, 원자재 값의 지표로 여겨지는 구리 가격도 17%나 떨어지면서 6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습니다.

다른 비철금속도 10% 정도씩 떨어졌습니다.

이처럼 원자재 값이 일제히 내려간 것은 최근 달러가 비싸지면서 상대적으로 현물에 대한 투자 수요가 줄어든 데다, 전 세계 금속 절반을 사서 쓰던 중국 경제도 주춤하기 때문인데요.

그렇다면, 이렇게 떨어진 원자재 값이 우리 경제에 마냥 좋은 걸까요?

이어, 장현주 기자입니다.

◀ 장현주 기자 ▶

1천200도로 가열된 구리가 커다란 엿가락처럼 뻗어 나오더니, 다시 지름 8밀리미터, 3밀리미터까지 가늘어집니다.

원통 하나에 감긴 길이는 7천400미터.

발전소나 변전소 케이블부터 아파트나 자동차용 전선까지 용도는 무궁무진합니다.

이곳에서 한 달 평균 사용되는 구리의 양만 2만 톤에 달하는데, 모두 칠레나 남아프리카 같은 해외에서 들여온 것들입니다.

구리 값은 지난 7년 새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국내외 전선 제품 구매자들은 원료 값이 떨어졌다며 전선 가격 인하를 요구했고, 그 결과 일부 제품은 마진이 오히려 줄었습니다.

[윤성균/LS전선 구매팀장]
"가격인하를 요청하는 고객 분들이 있는데요. 저희가 장치산업의 특성상 원자재 가격 인하만큼 (제품)가격인하로는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아예 원자재 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기대해 대규모 건설 공사를 미루는 경우도 있어 실제 대형 납품 서너 건은 기약 없이 연기됐습니다.

[손재현/대우증권 수석연구원]
"원자재 가격 하락은 결과적으로 마진 축소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중동, 중남미 등 원자재와 자원을 보유한 국가들의 소비여력이 떨어져 경기가 침체되고 해당 나라로의 우리 수출이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심혜정/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자원보유국의 경기 급락에 따라서 우리 주력 수출 품목에 주문취소나 주문감소, 또는 수출대금 미회수 등의 우려가 있습니다."

해외 광산과 석유업계에는 벌써 대규모 투자감소와 구조조정이 시작돼 원자재 값 하락이 전 세계 경제 위축으로 이어질 거란 우려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장현주입니다.

(이준범 박영회 장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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