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만에 시총 100조원 증발.. 애플에 무슨 일

이서희 입력 2015. 8. 4. 20:17 수정 2015. 8. 4.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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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순이익 107억 달러 이뤘지만

"5000만 대 판매할 것" 기대 못 미쳐

총력 기울이는 中 시장서도 어려움

샤오미·화웨이에 밀려 3위로 추락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이 흔들리고 있다. 2분기 실적이 기대 이하인 상황에서 뚜렷한 성장동력도 보이지 않아 보름 만에 시가총액이 100조원 이상 증발했다.

3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 나스닥 시장에서 애플 주가는 전날보다 2.4% 하락한 118.44 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전고점인 지난달 20일 주가(132.07달러)와 비교하면 10.3% 급락했다.

그 바람에 지난달 20일 891조원(7,608억달러)였던 애플의 시가총액은 14일 만에 무려 101조원 정도가 빠진 790조원(6,745억달러)으로 주저앉았다. 4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3위인 현대자동차의 시가총액이 약 31조7,2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 몸값의 3배를 웃도는 금액이 2주 사이에 사라진 셈이다.

애플 주가가 유례없는 하락세를 보인 것은 지난달 발표된 2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애플의 2분기 실적은 매출 496억달러(57조2,600억원), 순이익 107억달러(12조3,500억원)다. 출시 1년을 앞둔 '아이폰6'가 2분기에만 4,700만대 이상 팔리면서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39.7% 늘어났다.

하지만 당초 시장 전망치인 5,000만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여기에 '아이패드' 판매량은 6분기 연속 감소세이고 지난 4월 출시된 애플워치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아 시장의 우려가 커졌다.

이와 함께 애플의 주가가 반등 기회를 찾지 못하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중국을 꼽을 수 있다. 애플은 미국 다음으로 중국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데 중국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7.8%의 점유율로 1위에 올랐지만 불과 석 달 만인 2분기에 3위로 밀려났다.

2분기 점유율 1위는 중국 업체 샤오미(15.8%)가 차지했고 화웨이(15.4%)가 뒤를 이었다. 이에 대해 미국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애플이 총력을 기울이는 중국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이 둔화하는 상황에서 중국 업체들이 매섭게 치고 올라오는 것을 원인으로 들었다.

더 큰 문제는 전망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화면을 키워 큰 인기를 얻은 아이폰6가 다음달 출시 예정인 새 아이폰 판매에는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굳이 새 아이폰을 사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위기 극복을 위해 구글처럼 알뜰폰(MVNO) 진출을 준비하고 방송이나 전기차 등 다양한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그러나 아무리 애플이라도 뒤늦게 뛰어든 시장에서 성공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mailto: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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