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천, DJ 앞에서 담배 피울 수 있었던 유일한 인물"

2015. 8. 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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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박상천 전 법무 장관·5선 의원 별세

'논리정연한 언변' 명대변인 명성

"담배를 사랑하며 연기로 산다. 피우고 피우고 또 피운다. 한 번 뿜는 연기 속에 지혜가 솟고 두 번 뿜는 연기 타고 논리가 흐른다."

김성순 전 민주당 의원이 2010년에 쓴 시집에 나오는, 박상천 전 법무장관에 대한 인물평이다.

김대중 정부 당시 법무장관(1998년)으로, 평화민주당 시절 초선 출신의 '명대변인'(1991년)으로, 새정치국민회의(1996년)와 새천년민주당(1999년) 시절 3번이나 원내대표(옛 원내총무)를 지낸 '명원내대표'로, 이후 민주당 대표(2007년)와 통합민주당 공동대표(2008년)를 지낸 박상천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4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7. 암 투병을 해온 고인은 지난 4월부터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을 기억하는 이들은 '소신'과 '성실성', '논리정연' 등으로 그를 표현한다. 카리스마 넘쳤던 김대중 전 대통령 앞에서도 유일하게 담배를 피울 수 있었던 인물로 유명한 그는, 역시 논리정연하기로 유명했던 김 전 대통령의 말을 끊고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킬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이 초선이었던 그를 대변인으로 임명한 것도, 취임 뒤 초대 법무장관을 맡긴 것도 이런 능력에 대한 평가 덕분이었다.

이날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곁에서 지킨 안규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회에서 법안 제조기로서 국회선진화법과 통합지방자치법, 통합선거법, 안기부법 개정 등 굵직굵직한 현안이 있을 때마다 앞장서셨던 분"이라며 "사람들은 고집이 세다고 하지만 과거 야당 시절 자신의 사재를 털어 어려운 당료들을 챙겨주시던, 측은지심이 많았던 분"이라고 회고했다.

고인은 1966년 광주지검에서 출발해 순천지청장을 끝으로 퇴임할 때까지 20년간 검사로 일하다가, 김 전 대통령의 손을 잡고 1987년 정계에 입문했다. 전남 고흥 출신인 고인은 13~16대, 18대 등 5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김대중 정부의 중심으로 '동교동계의 중심'을 자처했던 그는 2003년 민주당-열린우리당 분당 당시 민주당을 지키는 '정통모임'을 이끌었다. 2004년에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고, 그해 치러진 17대 총선에서 '호남 물갈이' 대상으로 낙인찍혀 공천이 취소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지만 탄핵정국의 여파로 결국 낙선했다. 이후 2007년 민주당 대표를 맡으며 18대 총선을 앞둔 2008년 2월 열린우리당을 계승한 대통합민주신당과 합당을 통해 제1야당의 공동대표로 정계의 중심으로 돌아왔다.

유족으로 부인 김금자(65)씨와 딸 유선(SBS)·민선(제일모직), 아들 태희(에스케이텔레콤)씨 등 1남2녀를 두고 있다. 사위로는 김욱준(검사), 김용철(의사)씨가 있다. 박진영 제이와이피(JYP)엔터테인먼트 대표가 고인의 5촌 조카이기도 하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이며, 발인은 6일, 장지는 경기도 광주 시안 가족추모공원이다. (02)2258-5940.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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