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 잠룡들 '막말경쟁'은 계산된 전략"

2015. 8. 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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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공화당원 보수화 극심..막말할수록 경선승리 가능성 커져"

WP "공화당원 보수화 극심…막말할수록 경선승리 가능성 커져"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촉발한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들의 '막말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언뜻 보기에 '17대 1'이라는 유례없는 내부 경쟁에서 조금이라도 주목을 끌기 위한 무리수로 읽히지만, 과거 어느 때보다 보수화·극단화한 공화당 열성 지지층의 성향을 읽은 계산된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3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공화당 유력 대선후보 중 하나인 스콧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는 지난 1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기독교인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난 모르겠다"고 답했다.

공화당의 '큰손'인 석유 재벌 찰스·데이비드 코크 형제가 후원한 정치자금 모금행사에 참석한 그는 이어 "예수를 따르는지 아닌지는 내가 그와 실제로 대화를 해봐야만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워커 주지사의 언급은 오바마 대통령이 '케냐 태생의 무슬림'이라고 믿는 미국 보수층 일각의 음모론을 부추긴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분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여러 차례 공개석상에서 자신의 기독교 신앙에 대해 진지하게 발언했고, 지난 6월27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찰스턴에서 열린 흑인교회 총기난사 희생자 장례식에서는 찬송가인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직접 부르기도 했다.

따라서 다수 미국인에겐 '미친 소리'로 들리는 워커 주지사의 이 같은 언급은 경선에 참여하는 공화당 지지층을 향한 호소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분석했다.

공화당 대선주자들의 도를 넘는 거친 발언들은 멕시코 이민자들을 범죄자로 낙인찍고 전쟁영웅이자 같은 당 소속인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상원의원을 폄하해 논란을 일으킨 트럼프의 등장 이후 탄력을 받는 듯한 모습이다.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교사 노조에 주먹을 날리고 싶다고 발언했다.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는 이란 핵협상과 관련해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연상시키는 '오븐의 문'이라는 표현으로 물의를 일으킨 데 이어 낙태를 막기 위해 군부대를 동원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트럼프가 경쟁자인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의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자 그레이엄 의원은 휴대전화 부수기 영상으로 맞서며 '막장 드라마'를 연출했다.

신경외과의 출신 대선후보인 벤 카슨의 경우 "미국은 나치 독일과 매우 비슷하다"는 등의 과거 발언이 주목받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당장 당내 경선에서 투표권을 가진 공화당원들과 나머지 유권자들 사이의 정치적 인식차가 계속 벌어지는 양극화 현상과 무관치 않다고 WP는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중순 WP와 ABC뉴스의 공동여론조사에서 "미국이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고 답한 공화당원은 88%로 민주당원과는 46%포인트, 무당파층과는 19%포인트의 격차를 보였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 집권 전인 2008년 조사에서는 같은 질문에 대한 공화당원과 민주당원의 격차는 33%포인트, 공화당원과 무당파층의 격차는 12%포인트여서 공화당원과 나머지 유권자의 여론 차이가 한층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작년 한 여론조사 결과 '오바마 대통령의 본심은 무슬림'이라고 여기는 공화당원이 54%에 이르렀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근 워커 주지사의 발언은 경선 승리를 위한 논리적인 선택일 수도 있다고 WP는 평가했다.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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