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안컵] '일본 킬러' 지소연 없어 더 욕심나는 여자 한일전

임성일 기자 2015. 8. 4. 15:1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4일 오후 '일본 킬러' 지소연 없이 한일전을 갖는다. 에이스가 빠져서 더 욕심이 나는 경기다. © News1 DB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을 향한 안팎의 박수소리가 크다. 캐나다에서 열렸던 지난 6월 여자 월드컵에서 사상 첫 승과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달성한 여자대표팀은 지난 1일 중국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1차전에서도 개최국 중국을 1-0으로 제압,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5년 이전까지 한국 여자축구는 중국과 29번 맞붙어 1승5무23패로 절대열세에 놓여 있었다. 그런 한국이 2015년 1월 평가전에서 3-2로 역전승을 거두더니 이번 대회에서 또 다시 승리, 중국을 상대로 A매치 2연승이라는 의미 있는 발자국을 찍었다.

한국의 여자축구가 본격적으로 국제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1990년대 이후다. 25년이라는 짧은 역사를 생각할 때, 아직은 열악하다고 말해야하는 국내의 여자축구 환경을 생각할 때 현재 윤덕여호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들은 분명 칭찬이 아깝지 않다. 그리고 이제 또 하나의 벽을 넘기 위한 도전에 나선다.

한국 여자대표팀은 4일 오후 7시20분(한국시간) 중국 우한스포츠센터에서 일본과 동아시안컵 2차전을 치른다. 일본은, 적어도 여자축구에 있어서는 세계적인 팀이다. 지난 캐나다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일본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4위다. 비록 1차전에서 북한에게 2-4로 패했으나 그래도 객관적으로는 한국보다 강하다.

쉽지 않은 상대다. 더군다나 ‘일본 킬러’라 불러도 좋을 만큼 한일전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줬던 에이스 지소연도 없다.

현재 영국 첼시 레이디스 소속인 지소연은 일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지난 2011년 고베 아이낙에 입단한 지소연은 첼시로 이적했던 2013년 11월까지 일본 선수들과 함께 생활했다.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던 일본 선수들 틈바구니에서 한국 여자축구의 자존심을 지키던 지소연은, 흥미롭게도 그 무렵 한일전에서 번번이 골을 기록했다.

지소연은 2011년 6월18일 일본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동점골을 기록하면서 1-1 무승부를 견인했다. 그리고 2011년 9월3일 지난에서 펼쳐진 2012 런던올림픽 최종예선에서도 골을 넣었다. 비록 1-2로 졌으나 지소연은 빛났다.

백미는 2013년 여름 국내에서 펼쳐진 동아시안컵이었다. 7월27일 잠실에서 열린 한일전에서 지소연은 홀로 2골을 넣으면서 2-1 승리를 견인했다. 최근 3경기에서 한국 여자축구가 일본과 1승1무1패 대등한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킬러' 지소연의 공이 크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 지소연은 함께 하지 못한다. 동아시안컵이 FIFA 주관 대회가 아닌 까닭에 유럽에서 뛰는 지소연의 차출이 어려웠다. 누가봐도 적잖은 손실이다. 하지만 현재 윤덕여호는 ‘지소연의 팀’이 아니었다.

중국과의 1차전에서 윤덕여호는 팀 전체의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와 있음을 증명했다. 캐나다 월드컵에서 주축으로 활약했던 조소현, 전가을, 권하늘 등 1988년생들이 컨디션 난조로 모두 빠졌음에도 전체적인 밸런스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고 시종일관 중국을 압박했다. 심지어 후반 초반, 전술적 구심점이던 심서연이 부상으로 실려 나가는 악재 속에서도 승리를 지켜냈다.

사실 캐나다 여자월드컵 이전까지 한국의 여자축구는 지소연(혹은 박은선)이라는 특정 선수가 떠올려졌다. 하지만 현재 윤덕여호의 경쟁력은 ‘팀’ 혹은 ‘전체’다. 지소연과 박은선이 생각보다 부진했던 상황에서 캐나다 월드컵 16강에 성공했고, 지소연과 박은선과 조소현과 전가을이 빠진 채로도 중국을 잡아냈다. 많이 단단해졌다.

이제 ‘일본 킬러’가 없는 상황에서 일본에게 도전장을 내민다. 만약 꺾는다면, 중국전에 이어 대일본전도 2연승 휘파람을 불 수 있다. 심지어 대회 우승도 가능해진다. 지소연 없이 거둔 성과라 자신감은 더 배가될 수 있다. 동기부여도, 욕심도 커지는 한일전이다.

lastuncle@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