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스토리] 말 많은 심서연 부상 치료 속사정

문슬기 2015. 8. 4.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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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우한)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 지정 병원이라 하면 대회 중 '상시 대기'여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2015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동아시안컵 지정 병원 양쯔강 시핑 제네럴 병원(Yangtze River shipping general hospital)은 아닌 듯했다. 몇몇 검사는 주말에 진행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부상당한 선수를 그냥 돌려보냈으니 말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이해되지 않았던 부분에 대한 속사정이다.

앞서 언급된 사건은 심서연에게 벌어진 일이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여자 국가대표팀은 지난 1일 홈팀 중국과 2015 EAFF 동아시안컵 첫 경기를 벌였다. 이날 결장한 조소현을 대신해 주장 완장을 차고 나온 심서연은 후반 8분 부상당하기 전까지 팀의 중심 역을 맡아 착실히 컨트롤 타워로 활약했다.

그러나 부상 이후부터는 불행이었다. 심서연은 후반 8분 상대를 수비하기 위해 뛰어가는 상황에서 무릎이 뒤틀리는 듯 보이더니 결국 그대로 쓰러졌다. 이후 심서연은 들것에 실려 그라운드 밖으로 나왔으나 응급차가 오는 10분 동안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한참을 괴로워했다. 심서연의 병원행은 후반 시작 22분경에나 가능했다.

더 큰 문제는 이후 상황이었다. 심서연은 응급차가 온 뒤 한국 여자 A대표팀 전담의·EAFF 오피셜 메디컬·대한축구협회 행정 스태프·중국어와 영어에 능통한 통역 1명과 함께 동아시안컵 지정 병원으로 이동했다. 해당 병원은 경기가 열린 우한 스포츠 센터에서 차편으로 약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그러나 심서연은 이곳에서 치료를 받지 못했다. 오른쪽 무릎에 부상을 입은 상황이라 MRI(자기공명영상) 촬영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경기가 열린 날이 토요일이었던 탓에 주말 동안엔 MRI 촬영이 불가했다. 그런 이유로 심서연은 호텔로 돌아와 촬영이 가능한 월요일까지 기다려야 했다. 이 시간 동안 심서연은 팀 주치의가 준비한 약물 치료를 받으면서 휴식에 집중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충분히 의문을 가질 수 있다. 몸이 최고 보물인 선수가 부상을 입고도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아까운 시간을 소비했으니 대회를 주최한 EAFF와 선수단을 관리하는 대한축구협회에 반감을 품을 수 있겠다.

그런데 사실 이는 어느 정도 예견된 부분이긴 하다. 심서연의 부상은 응급 치료가 아닌 정형외과 치료로 분류되고, 의료법상 생명에 직접적 연관이 없는 졍형외과 치료는 정상 진료가 가능한 주중에 진행되게 돼 있다. 응급실 특성상 많은 의료진이 상주할 수 없는 상황에서 혹시라도 해당 병원에 위독한 환자가 오게 되면 이를 치료하기 위한 의사가 항시 대기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K리그도 마찬가지다. K리그 안전 가이드 의료 제16조 1조 2항을 살펴보면 '홈 구단은 경기 시 의료 지원을 필요로 하는 안전 대상을 위해 구성 요소를 구비한 현장 응급치료실을 갖춰야 하며, 안전 시간 동안 이를 운영해야 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앞서 설명된 것과 같이 생명에 직접적 연관이 없는 정형 외과 치료에 한해선 가급적 주중에 검사가 벌어지게끔 조치돼 있다.

하지만 타국에서 정확한 병명도 알지 못한 채 검사 가능 시간만을 기다렸던 심서연의 고충을 생각하면 분명 아쉬움은 따른다. 게다가 막상 검사를 완료한 후에도 현지 병원 시설이 낙후돼 무릎 인대 손상 정도가 전체 파열인지, 아니면 부분 파열인지 제대로 알 수 없었던 부분 역시 씁쓸하다.

글·사진=문슬기 기자(ssorgi44@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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