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떨어지면 청년층이 지갑 더 닫는다

유엄식 기자 2015. 8. 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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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생애주기별 소비성향 추정, 기대수명 증가에 따른 소비충격은 고령층이 더 커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LG경제연구원 생애주기별 소비성향 추정, 기대수명 증가에 따른 소비충격은 고령층이 더 커]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면 나이가 젊을수록 소비를 더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이 고령층보다 남아있는 노동기간이 많아 성장률 저하에 따른 평생소득 감소폭이 더 커서다.

고가영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4일 발표한 소비성향 분석 보고서에서 생애주기-항상소득가설 모형을 토대로 기대성장률 하락에 따른 소비충격을 연령대별로 분석한 결과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래 기대성장률이 0.5%p 하락할 경우 약 7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소비성향이 2.9%p까지 떨어진다.

특히 성장률 하락이 순차적으로 발생할 때 소비성향 하락폭은 20대가 1.4%p 가장 높았고 이어 30대(-1.1%p), 40대(-0.8%p), 50대(-0.5%p), 60대(-0.4%p), 70대(-0.3%p) 등으로 집계됐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성장률 하락에 따른 소비충격이 더 컸던 셈이다.

보고서는 "젊은층일수록 소득증가율 하락에 따라 소비를 줄이는 정도가 커졌다"며 "기대여명이 길지 않고 소득보다 주로 자산을 충당해서 소비를 하는 고령층은 미래소득 감소에 따른 영향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기대수명 증가도 소비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분석결과 6년에 걸쳐 경제주체 기대수명이 점진적으로 증가할 경우 소비성향이 최대 4.5%p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률 하락요인과 달리 기대수명 증가 요인은 고령층의 소비를 더 위축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은퇴가 가까운 고령층일수록 미래 소비를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청년층보다 짧아 현재 소비를 더 크게 줄인다는 것이다.

모형 분석결과 기대수명 증가에 따른 소비성향 감소는 20대 -2.6%p, 30대 -3.1%p, 40대 -3.5%p, 50대 -4.8%p, 60대 -10.9%p, 70대 -12.7%p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향후 5년 이내 2% 중반대로 떨어지고 기대수명도 길어지면서 소비위축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일본이 1980년대 경기침체기에서 10년 이상 소비성향이 하락했던 사례와 비슷한 흐름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가계소비성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2007년 76.6%였던 2인 이상 가구 평균소비성향은 2014년 72.9%로 하락했다. 특히 올해 1분기는 72.3%까지 하락해 1분기 기준으로는 2000년대 들어 최처지다.

경제주체들의 소비성향 하락은 단기간 경제충격에서 그치지 않고 소비위축을 통해 생산, 고용, 소득감소로 이어지고 성장동력을 떨어뜨려 저성장을 장기화시키는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내수서비스업 육성이 우리경제 성장잠재력을 높일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인 만큼 앞으로 여가관광, 헬스케어 등 관련 산업에 규제완화, 세제지원 등 정책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고가영 선임연구원은 "장기적으로 공적연금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단기적으로 안정망을 구축해 노후불안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제 불확실성 확대로 과도한 소비위축이 일어나지 않도록 금융시장 안정성을 확보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유엄식 기자 us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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