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터미널시티그룹, 상속세 한 푼도 안 냈다
[오마이뉴스 심규상 기자]
[기사수정 : 4일 오후 1시 35분]
▲ 대전복합터미널 전경 |
ⓒ 심규상 |
대전터미널시티 그룹 경영에 수년간 관여한 사실이 있는 A씨 등은 대전터미널시티 그룹 이아무개 회장 등이 부친인 이구열 전 회장으로부터 대전터미널시티 그룹을 상속받으면서, 상속세 수백억 원을 탈세한 혐의가 있는데도 세무당국이 과세하지 않았다며 세무조사 축소 의혹을 제기했다.
이 전 회장은 대전고속버스터미널과 대전시외버스종합터미널의 설립자이자 재일한국인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한 재일교포다. 이 전 회장은 대전복합터미널 공사를 진두지휘하다 준공을 앞둔 지난 2011년 3월 사망했다.
관련 법 "'명의신탁' 재산 상속세 과세" 규정
▲ 이 전 회장의 친족들이 자필 서명날인을 통해 주식 명의 수탁 사실을 직접 확인한 각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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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주식 명의신탁은 부동산이나 예금과 달리, 회사 내부문서에 의해 이루어져 당사자인 명의신탁자(소유자)나 명의수탁자(증여세·상속세 납세의무자)가 확인해주지 않는 한, 명의신탁 사실을 포착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주식 명의신탁이 상속세 탈세 방법으로 악용되고 있다.
이 전 회장의 경우, 친족들에게 주식을 명의신탁했다는 명확한 증거자료가 있는 상태다. 의혹을 제기한 A씨 또한 이 전 회장이 대전고속버스터미널㈜ 및 대전시외버스종합터미널㈜ 주식을 친족들에게 명의신탁한 관련 자료를 제시하고 있다.
'명의신탁' 보여주는 '각서'와 '법원 판결문'
▲ 법원 판결문. 법원은 해당 주식을 명의신탁한 것으로 판단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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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증거는 A씨가 확보한 법원 확정 판결문이다. 대전지방법원은 지난 2006년 회사 사주인 이 전 회장이 대전고속버스터미널㈜와 대전시외버스종합터미널㈜를 설립한 뒤 주식을 모두 매수한 사실과 함께 '관련 주식은 이 전 회장이 친족들에게 명의신탁한 것'이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이 전 회장의 장남이 자신의 부친인 이 전 회장(당시 대전고속터미널 대표이사)을 상대로 제기한 '주식매수가격 결정신청' 민사소송에서 '회사 설립 및 주식취득과정 등에 비추어 보면 이아무개씨 명의의 주식은 부친이 이아무개씨에게 명의신탁한 주식'이라고 판결했다.
특히 법원은 이 전 회장이 자신의 장남에게 명의 신탁했다가 해지한 주식(9219주)에 대한 소송(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청구)에서도 해당 주식을 '이 전 회장이 명의신탁한 주식'이라고 판단했다.
대전지방국세청 "명의신탁 아니다"... 감사원 "유류분 소송 끝나면..."
대전지방국세청은 지난 2008년, 이 같은 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해당 주식을 명의신탁이 아닌 것으로 보고 상속세를 부과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명의신탁 사실을 의도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2013년, 대전지방국세청의 의도적인 상속세 포탈 은폐 혐의를 조사해 달라며 해당 건을 감사원에 이송했다. 하지만 감사원은 지난해 말 회신에서 '명의신탁 혐의에 대한 증거가 없다'면서도 '(이 전 회장의 주식 상속)에 대한 유류분 소송이 진행 중이므로, 소송 결과에 따라 명의신탁 여부가 확정되면 과세할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감사원은 또 대전지방국세청의 세무조사 축소 의혹에 대해서도 '고의 또는 과실이 없다'고 판단했다.
A씨 "유류분 소송과 상속세는 무관, 즉각 과세해야 "
하지만 상속재산의 가액을 놓고 다투는 개인 간의 다툼인 유류분 반환청구소송은 과세 여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이에 대해 A씨는 "유류분 소송이란, 단지 민법 규정에 따른 개인 간의 다툼으로 세법에 따른 상속세 부과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며 반박했다.
이와 관련 <오마이뉴스>는 3일 대전터미널시티그룹측에 반론을 요청했지만, 해당 그룹은 4일 오전 11시 현재까지 답변을 주지 않았다.
○ 편집ㅣ최유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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