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집안일 도울수록 아내 우울증 심해진다?

이용권기자 입력 2015. 8. 4. 11:36 수정 2015. 8. 4.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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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통설 뒤집는 연구 논란

기혼 직장女 1875명 조사 한국보건사회학회 보고서"가사분담 갈등 증가하면 상황 회피…되레 우울감↓ 가사노동 많이 하는 남편 무직·일용직 노동자 많아"

남편이 가사노동을 많이 할수록 아내의 우울증 지수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부부가 친정에 자주 방문하는 것도 여성의 우울증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통념과 다른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이는 직장여성이 많아지면서 가사분담과 육아 등이 새로운 스트레스로 떠오른 사회적 변화 탓으로 추정되고 있다.

4일 한국보건사회학회 최근호(6월)에 게재된 '기혼 직장여성의 가족적 지지가 우울증에 미치는 영향'(서은경 대구한의대 보건학과)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가족패널조사 4차연도(2011~2012년) 자료를 통해 만 19~64세 기혼 직장여성 1875명을 대상으로 면접 조사한 결과 남편의 가사노동에 대한 참여가 높을수록 오히려 기혼 직장여성의 우울증 지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맞벌이 여성의 경우 남편의 가사노동 참여도가 높다고 인지할 때 결혼만족도가 높다는 기존의 연구 결과와 상반된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가사분담 갈등이 증가하게 될 경우 여성은 그러한 상황을 피하거나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회피적 대처'를 하게 됨에 따라 결과적으로 우울증이 완화된 것으로 분석했다. 또 가사노동을 많이 하는 남편일수록 직업이 없거나 일용직 노동자인 경우 등의 직업적인 이유와도 관련이 있을 것으로 유추했다.

또 친정에 너무 자주 방문하는 것도 여성의 우울증을 증가시켰다. 부부가 친정을 방문하는 빈도에 따른 여성의 우울증 지수(10점에 가까울수록 정도가 높음)를 분석한 결과 '한 달에 1번'에서 6.50으로 가장 낮았다.

오히려 '일주일에 2번 이상' 자주 방문하는 경우에는 여성의 우울증 지수가 6.94로 더 높았다. 친정방문을 '한 달에 1번도 안 한다'(7.59)에서 우울증 지수가 가장 높았지만, '2주에 한 번 정도'에서도 지수가 6.75로 '한 달에 1번'보다 컸다.

이는 직장여성들이 육아와 살림 등 전반적인 생활에서 직·간접적으로 친정의 의존도가 높아진 데 따른 부담 및 스트레스 탓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연구팀은 "직장여성의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다양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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