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국적 논란..돈은 한국에서 이익은 일본으로

함정선 2015. 8. 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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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 배당금 대부분 일본으로..2005년 이후 약 2000억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가족 간 경영권 분쟁으로 불거진 롯데그룹의 국적 논란이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국적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매출의 95%가 한국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한국 기업이다”라고 해명한 것이 도마 위에 올랐다. ‘돈은 한국 국민에게서 벌고, 이익은 일본 기업으로 챙겨가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롯데그룹 오너가의 일본어 사용 등도 문제지만 한국 롯데그룹을 사실상 지배하고 있는 것이 일본 롯데홀딩스, 광윤사 등 일본기업이라는 점이 부각되고 있어 이같은 비판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로 롯데그룹 일부 계열사의 배당금은 일본 기업에 돌아간다.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지배구조 최상위에 있는 호텔롯데의 경우 지난해 255억원가량의 배당금 중 일본 롯데홀딩스와 L투자사 등 일본 기업이 가져간 배당금이 250억원에 달한다. 호텔롯데가 2005년 배당을 시작한 후 일본에 배당된 금액이 약 2000억원 수준이다. 호텔롯데 외에도 롯데케미칼 등이 일본 롯데홀딩스에 현금을 배당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일본 롯데홀딩스 등이 최소한의 배당금만을 챙기고, 나머지는 대부분 한국 롯데 계열사에 재투자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 기업에 흘러가는 돈은 연 1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롯데그룹은 한국에서 세금을 내고 있는데다 고용, 생산 등에서 더 많은 가치를 생산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국적논란 자체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신 회장이 “롯데는 한국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국민과 함께 롯데를 키워가고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지만, 국적 논란은 한동안 롯데그룹의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문제는 이같은 국적논란이 불매운동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안 그래도 오너 일가가 기업을 자녀에게 승계하고 그 과정에서 갈등이 일어난 것에 대한 비판이 높은데다 일본기업 논란까지 겹쳐 롯데그룹의 이미지가 크게 실추된 상황이다.

특히 15일 광복절과 최근 독립운동에 대한 내용을 다룬 영화 ‘암살’ 흥행 등으로 ‘반일 감정’이 고조되는 시기인 것도 걸림돌이다. 자칫 롯데그룹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반일 감정과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롯데그룹 내부에서는 이번 경영권 분쟁이 매출 감소 등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지배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일본 기업이 핵심 지주회사인 것은 변함이 없다”며 “이에 대한 논란을 피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함정선 (min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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