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고비' 김성근, 야신이 택한 치유법 '산책'

서지영 입력 2015. 8. 4. 10:31 수정 2015. 8. 4.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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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서지영]

김성근(73) 한화 감독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방 안에만 있으면 자꾸 나만 생각하고 몰리게 돼. 그럴 때 바깥을 산책하면 마음이 편해진다." '야신'은 지금 홀로 길을 거닐며 마음을 다스리고 고비를 넘길 방법을 찾고 있지 않을까.

한화가 위기를 맞았다. 주전급 선수들이 2015년 내내 부상과 이탈을 이어가고 있다. 조인성, 이태양, 김경언, 이종환, 이용규 등 당장 떠오르는 이름만 대여섯 명이 넘는다. 최근에는 박정진과 권혁 등 '필승조'를 모두 투입하고 3연패에 빠졌다. 1~2경기 이내에서 추격하던 4위 팀과 간격은 더 벌어졌고 공동 6위로 치고 올라온 SK와 KIA는 0.5경기 턱 밑에서 쫓는다. 계속 이어지는 폭염으로 선수들도 지쳤다.

위안거리는 있다. 가을야구를 위해 영입한 뉴욕양키스 출신 투수 로저스다. 한화는 연봉 70만 달러에 그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예상 등판 횟수를 고려할 때 적지않은 금액이다. 선발로 최소 7~8승만 거둬준다면 더 바랄게 없다. 시즌 내내 마운드 부족에 시달렸던 김 감독이 큰 지원군을 얻은 건 분명하다.

그렇다고 마음이 마냥 편하진 못하다. 로저스는 지난 3일 불펜피칭을 했다. 확실히 구위가 좋다는 현장 평가가 나왔으나, KBO 타자들에게 통할 것이라는 보장은 아직 없다. 만약 실패했을 경우 안팎으로 부담감이 커진다. 불펜진의 체력은 더욱 고갈될 것이고, 구단은 투자 대비 성적을 내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을 안는다. 이래저래 '야신'의 마음이 심란하다.

살다 보면 꼭 잡아야 할 경기에서 패하거나,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았을 때가 있다. 그간 잘해온 일은 은근히 뭉개고 못한 부분만 확대해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는 세상을 마주하는 날도 있다. 이럴 때일수록 마음을 다스리고 헤쳐나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

올해 나이 일흔셋의 '명장'은 삶의 위기를 벗어나는 방법으로 산책을 택해왔다. 경기 뒤 별이 총총하게 박힌 하늘을 보며 걷거나, 이른 아침 이슬을 머금은 가로수 길을 조용히 거닌다. 그는 "몰린 듯한 느낌이 들 때 산책하면 마음이 어마어마하게 편하다. 그러면서 다 잊는다. 승부도 그렇다. 어떤 식으로 잊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더불어 이런 말도 덧붙였었다. "이기려 하는 사람이 제일 약하다. 물론 경기는 이기려고 덤비겠다. 흐름에 맞게 움직이는 사람, 그에 맞게 대처하는 사람이 제일 강하다." 이미 답을 알고 있는 듯했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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