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버팀목' 최정 어깨에 놓인 숙명

입력 2015. 8. 4. 10:30 수정 2015. 8. 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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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태우 기자] SK의 간판스타인 최정(28, SK)이 살아나고 있다. 아주 폭발적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바닥을 찍고 올라가고 있음은 분명하다. 이런 최정의 활약은 단순한 기록지에 쓰이는 것 이상의 효과가 있다. 팀원들이 의지할 만한 구심점이 생긴다는 것은 기록 이상의 무형적 효과다. 최정이 더 힘을 내야 할 이유다.

전반기 동안 부상으로 제 활약을 하지 못했던 최정은 최근 타격 페이스를 찾아가고 있다. 2할5푼9리의 타율을 기록한 채 어깨 통증으로 2군에 내려갔던 최정은 오랜 기간 팀 전력에 보탬이 되지 못했다. 2군에 내려가기 전 경기에서 빠졌던 시기까지 합치면 한 달이 넘었다. 최정은 자타가 공인하는 SK의 간판이자 중심타선의 시작이다. 이런 최정이 빠진 SK 타선은 중심을 잃고 휘청거렸다.

1위를 달리던 SK가 미끄러지기 시작한 것도 최정의 공백과 그 추이를 같이 한다. 복귀 이후에도 좀처럼 타격감이 살아나지 않아 애를 먹었다. 6월 23일 복귀한 최정은 7월 4일까지 타율이 2할5푼9리에 머물렀다. 2군으로 내려갈 때의 그 타율이었다. 하지만 서서히 타격감을 찾아가며 타율을 가파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7월 한 달 동안 3할2푼8리의 타율을 기록한 최정은 2할8푼8리의 타율로 7월을 마쳤다.

타율보다 중요한 것은 장타와 타점이다. 최정은 7월 들어 총 7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완연한 장타력 회복을 알렸다. 여기에 타점도 19개나 됐다. 7월 11일 인천 KIA전부터 29일 광주 KIA전까지는 10경기 연속 타점 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KBO 리그 역대 2위에 해당되는 기록이다. 30일 경기에서 이 행진이 끊겼으나 31일과 2일 인천 LG전에서 귀중한 순간 타점을 기록하며 해결사 면모를 과시했다.

2일 경기서 나아진 모습을 보여줬지만 아직 SK 타선은 폭발이라는 단어와 거리가 있다. 전체적으로 흐름이 끊기고 있다. 28일부터 30일 광주 KIA전에서 싹쓸이 패배를 당한 것도 이와 연관이 있었다. 표면적으로는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3경기를 모두 내준 불펜의 문제였다. 하지만 도망갈 때 확실하게 도망가지 못하며 사정권에 머문 게 더 큰 패착이었다. 상대에게 확실히 백기를 받아내지 못했다는 뜻이다. 김용희 SK 감독도 "후반에 추가점이 났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정의 반등세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 최정은 아직 20대 후반의 나이다. 후배들을 살뜰하게 챙기지만 클럽하우스나 덕아웃에서 리더 몫을 할 나이는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라운드 안에서는 누구보다 듬직한 리더다. 중요한 순간, 최정이 타석에 들어간다고 하면 모든 팀원들은 "최정이라면 하나를 쳐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는 다른 베테랑 선수들이 대체할 수 없는 가치다.

팀 동료이자 올 시즌 최정을 대신해 전반기 동안 팀 타선을 이끌어온 이재원은 "(최)정이형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난다"고 그라운드에서 무게감을 설명한다. 한 선수는 "가끔 경기에서 지고 있으면 최정이 '하나 치고 와야겠다'라며 방망이를 들고 나간다. 농담이긴 한데, 실제 꼭 하나씩은 치고 들어온다"라고 놀라워한다. 그것이 리더와 구심점에 대한 믿음이다. 때로는 팀 타선이 한 존재에 의지하며 경기를 풀어나갈 때도 있는 법이다.

스스로의 말대로 아직 최고의 타격감은 아니다.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 하지만 최근 나오는 결정적인 순간에서의 한 방은 최정에 대한 믿음을 조금씩 되살려가고 있다. '폭풍전야' 조짐인 최정이 대폭발한다면 SK 타선을 짓누르고 있는 부담감도 담장 밖으로 사라질 수 있다. 힘들지만, 그것이 에이스의 숙명이자 4년 86억 원을 안겨다 준 SK의 기대치다. 최정의 방망이를 유심히 살펴봐야 할 또 하나의 이유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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