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우호, '박지수 활용법'에 대한 희망과 과제

입력 2015. 8. 4. 05:53 수정 2015. 8. 4.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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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제 박지수의 활용법을 찾아야 한다.

여자농구대표팀 위성우 감독은 "지수를 호주에 데려가기로 했다. 몸 상태를 봐가면서 훈련을 시키겠다"라고 했다. 박지수(195cm, 분당경영고2)는 7월 26일 끝난 FIBA 19세 이하 세계여자농구선수권대회서 U19대표팀을 13위로 이끌었다. 그러나 발목과 허벅지 부상을 참고 뛰다 허벅지 근육이 파열됐다. FIBA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8월28일~9월5일, 중국 우한)를 앞둔 위성우호로선 비상.

위 감독은 애당초 박지수의 피로도를 감안, 대만 윌리엄존스컵 대회에 데려가지 않았다. 그리고 3일 서울 장위동 우리은행체육관에서 재개된 대표팀 훈련에 박지수를 예정대로 소집했다. 위 감독은 고심 끝에 박지수를 호주 전지훈련(6일~16일, 5일 오후 출국)에 참가시키기로 했다. 허벅지 상태가 악화되지 않는다면 아시아선수권대회에도 데려갈 방침. 확인결과 몸 상태가 아주 나쁜 편은 아니었다. 적절한 휴식과 치료를 병행할 경우 대표팀 일정 소화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대표팀 트레이닝 파트 관계자는 "지수의 허벅지는 쉬어야 나을 수 있다. 지금은 상체 위주로 웨이트트레이닝을 시키고 있다"라고 했다.

▲중도하차는 쉽지 않았다

분명한 사실 하나. 위 감독은 박지수의 몸 상태가 너무나도 좋지 않을 경우 호주 전지훈련은 물론, 아시아선수권대회에도 데려가지 않을 각오를 했다. 박찬숙 정은순 정선민을 잇는 대형 빅맨 유망주. 당연히 한국농구가 세심하게 보호하고,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병원과 대표팀 내부 회의를 통해 박지수의 대표팀 잔류가 결정됐다.

이 부분에서 한국 여자농구의 딜레마가 숨어있다. 이번 여자대표팀 전력은 최근 몇 년을 통틀어 가장 약하다. 세대교체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 베테랑 이미선 변연하 신정자를 과감히 제외했다. 강영숙과 정선화는 은퇴했다. 하은주도 부상으로 빠졌다. 결국 대표팀은 높이에서 경쟁력을 잃었다. 정통센터는 언더사이즈 빅맨 양지희(185cm)가 유일하다. 파워와 공수 테크닉, 기동력을 두루 갖췄지만, 중국, 일본, 대만과의 제공권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는 보장이 없다.

이런 상황서 대표팀의 철저한 관리 속에 몸 상태가 좋아지고 있는 박지수를 도중 하차시킬 수 없었다. 도카시키 라무가 버틴 일본, 귀화선수 조이 버크가 버틴 대만, 장신자가 즐비한 중국 등을 상대로 '계산'이 나오지 않기 때문. 현재 박지수는 아시아선수권대회서 일본, 중국, 대만과의 승부처를 극복하기 위해 대표팀에 반드시 필요한 카드. 위 감독은 "일본은 역대 최고의 멤버를 갖췄다. 대만은 선수들의 테크닉과 힘이 많이 좋아졌다. 세대교체 된 중국은 분명히 더 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희망과 과제

박지수는 4차례 세계청소년대회, 1차례 세계선수권대회를 통해 세계최정상급 빅맨들과 부딪혀왔다. 박지수는 "유럽 센터들은 어릴 때부터 몸을 잘 만들어온다. 청소년 대회와 성인대회의 수준이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라고 회상했다. 박지수는 5차례의 세계대회를 통해 파워를 갖춘 상대를 요리하고 방어하는 요령을 익혀왔다. 스스로도 "언젠가부터 조금씩 경기를 풀어가는 요령이 생긴 것 같다"라고 했다. 그저 경험만 쌓은 게 아니라 고등학교 입학 후 체계적으로 웨이트레이닝도 병행하면서 근력과 파워가 많이 좋아졌다. (물론 아직 더 좋아져야 한다.) 이런 부분들을 잘 알고 있는 국내 많은 지도자는 박지수가 아시아 레벨의 성인 빅맨들과의 1대1 맞대결에서 밀리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렇다면 아시아선수권대회서도 희망이 있다. 승부처에서 결정적인 리바운드 2~3개만 잡아주고 상대 파울로 자유투를 얻어 꼬박꼬박 넣어준다면 대표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현재 대표팀은 박지수를 특별관리하고 있다. 위 감독은 "현실적으로 10분~15분 정도 뛸 수 있다면 대성공"이라고 했다.

그런데 위 감독의 "10분~15분"에는 또 다른 의미도 담겨있다. 박지수가 세계 청소년대회서 많은 경험을 쌓았지만, 그게 성인대표팀 전력 강화로 이어진다고 장담할 수 없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청소년대표팀과 성인대표팀의 수준은 파워와 함께 테크닉에서도 큰 차이가 난다. 여기서 말하는 테크닉이란 각종 전술수행능력의 차이. 즉, 픽&롤, 픽&팝 등 2대2공격, 상대 2대2 공격 때 발생하는 스크린 수비법, 각종 변형 지역방어의 이해도와 수행능력에서 하늘과 땅 차이다. 예를 들어 청소년 레벨에선 지역방어 움직임도 단순화하는 경우가 많다.

박지수도 이런 부분에 대한 이해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그는 "학교(분당경영고)에 선수가 6명이다. 제대로 된 5-5게임을 할 수 없다"라고 털어놨다. 신체조건과 개인기량으로 농구를 해온 박지수(그 레벨에선 당연하고 지향해야 한다.)가 단기간에 성인대표팀 레벨의 세밀한 패턴플레이와 조직적인 수비 움직임(예를 들어 위 감독이 즐겨 사용하는 존 프레스 , 트랩 디펜스에 대한 대처)에 완벽하게 적응하는 건 불가능하다. 때문에 승부처에서 박지수가 투입됐을 때 대표팀이 사용할 수 있는 공수 옵션이 제한되는 약점은 분명히 생긴다. 위 감독은 "박지수를 위한 공격 패턴은 분명히 만들 것"이라고 했다. 박지수가 이해하기 쉬운, 심플한 패턴일 가능성이 크다. 그는 "몸은 잘 관리하고 있다.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충분히 뛸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조직적인 움직임을 완전히 이해하는 건 쉽지 않을 것 같기도 하다"라고 했다.

위 감독은 "호주에서 열흘간 보내면서 평가전은 딱 3경기(호주대표팀 2경기, 현지 프로팀 1경기)다. 선수들의 몸 상태도 끌어올려야 하고 따로 준비할 것도 많다"라고 했다. 여기에 호주 전지훈련의 진정한 목적 중 한 가지가 숨어있다. 박지수의 세부적인 활용법을 완성하는 것이다.

[박지수(위, 가운데), 여자농구대표팀(아래). 사진 =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press@mydaily.co.kr- NO.1 뉴미디어 실시간 뉴스 마이데일리( www.mydaily.co.kr) 저작권자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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