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북치고 장구치고.. '1인 미디어' 전성시대

한영훈 기자 2015. 8. 4.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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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미디어' 전성시대 / 비주류에서 주류로

# "오늘의 메뉴는 닭볶음탕과 주먹밥입니다." 지난달 29일 오후 9시. 한 인터넷방송 채팅방에는 무려 1만명에 가까운 회원이 몰렸다. 이 사이트 내에서 잘 먹기로 소문난 A씨의 '먹방'이 시작되면서 생방송으로 그의 저녁식사를 함께 즐기고자 하는 이들로 인산인해를 이룬 것이다. 사람들이 얼마나 모였는지 '출석체크'를 끝낸 A씨는 곧이어 큼직한 닭다리 하나를 베어 물고 '폭풍 흡입'하기 시작한다. 그러자 채팅창은 곧 "나도 한입만 먹고 싶다", "여름에는 역시 닭고기가 진리" 등 각종 감탄사로 도배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A씨는 식사를 하는 내내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평소 이 방송을 자주 시청한다는 회사원 정모씨(31)는 "대학시절부터 줄곧 서울에서 자취하며 혼자 저녁을 먹는 경우가 많다"며 "그럴 때 방송을 보면서 밥을 먹으면 혼자라는 느낌이 덜해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바야흐로 1인 가구시대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전체 가구의 15.5%를 차지했던 1인 가구 비율은 2010년 23.9%로 늘었고 지난해 말에는 25%를 넘었다. 4가구 중 1가구가 혼자서 아침을 맞고 잠자리에 든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특별한 기술이나 장비 없이 PC나 모바일기기를 통해 양방향 의사소통이 가능한 '1인 미디어'가 새로운 문화트렌드로 떠올랐다. 최근에는 지상파 프로그램인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도 1인 미디어의 형식을 차용하며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현재 1인 미디어는 BJ(Broadcasting Jockey) 개인의 역량으로 콘텐츠를 발굴해 팬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수익까지 창출하는 '신수익창출 모델'로 진화 중이다. 일부 1인 콘텐츠제작자의 경우 연간 수억원의 수입을 벌어들인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미 상당수준 궤도 위에 올랐음을 짐작케 한다.

1인 미디어의 활성화는 1인 가구의 증가 및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긴밀하게 맞닿아 있다. 1인 가구 증가현상은 대다수 시청자를 1인 미디어 앞으로 불러들이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1인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나홀로 여가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많아졌고 이들 중 상당수가 혼자 있을 때 느끼는 불안함과 공허함을 메우기 위해 1인 미디어를 찾는다는 것이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익명성을 보장받으며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1인 미디어 방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현대사회 속에서 외로움과 고독감을 느끼는 이들이 비슷한 취미를 가진 이들과 익명성을 공유하며 나만 혼자가 아니라는 안도감을 얻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백찬규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1인 가구 증가세에 발맞춰 공감대가 형성된 BJ의 방송을 선택해 취하는 동시에 익명의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1인 미디어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앞으로도 콘텐츠 소비형태는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스마트폰의 대중화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시청할 수 있도록 접근성과 편리성을 더했다. 과거에는 1인 미디어를 시청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PC가 구비돼야 하는 등 환경상의 제약이 있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이 같은 불편함을 개선, 진정한 1인 미디어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다.

국내 1인 방송시장의 선두주자로는 아프리카TV가 꼽힌다. 인터넷 개인방송서비스인 아프리카TV에서는 누구든 본인만의 콘텐츠를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방송할 수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도 아프리카TV의 포맷을 가져왔다.

아프리카TV의 주요 콘텐츠는 게임(60%)과 보이는 라디오(15%), 스포츠(10%) 등으로 구성됐다. 이외의 범주에는 길거리방송(헌팅·노래·댄스), 푸드파이터(BJ간 단시간 내 음식 섭취 내기)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가 포함돼 있다. 먹방(먹는 방송), 쿡방(요리 방송), 겜방(게임하는 방송), 여캠(여성방송) 등의 신조어도 모두 이곳에서 탄생했다.

1인 미디어의 대표주자답게 아프리카TV에는 매월 800만명 이상의 시청자가 발도장을 찍는다. 아프리카TV에 따르면 월 평균 방문자수는 지난 2013년 630만명에서 지난해 700만명, 올 5월 기준 800만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매출도 상승세를 보이면서 순항 중이다. 아프리카TV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8.7% 증가한 55억6100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7.5%, 1448.0% 늘어난 504억5500만원, 27억5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아프리카TV의 지난해 매출액 구성비중은 아이템 70%, 동영상광고 30%다.

아프리카TV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상승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것은 물론 1인 미디어라는 새로운 미디어생태계의 조성과 BJ들의 위상 확보라는 질적인 성장을 이뤄냈다"고 자평했다.

최근에는 기존 아프리카TV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부분을 보완해 개인방송서비스 플랫폼시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업체가 늘고 있다.

판도라TV는 8월 초 모바일 라이브 방송앱 '플럽'(Plup)을 출시, 국내 동영상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플럽 서비스는 스마트폰만 손에 쥐고 있다면 누구라도 실시간으로 방송할 수 있도록 해 기존 라이브 방송플랫폼과 차별화를 꾀했다. 또 좋아하는 MJ(Mobile Jockey)에게 '별'을 선물할 수 있는 유료아이템 모델도 적용했다.

쿠그룹 역시 지난 6월 인터넷 방송플랫폼 '쿠티비'(KooTV)를 론칭해 콘텐츠를 공급 중이다. 쿠티비는 별도의 설치 없이 방송을 이용할 수 있는 점이 특징. 또 그간 인터넷방송의 한계로 지목된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안정적인 프레임을 제공함으로써 편리성을 더했다. 쿠티비는 론칭 당시 아프리카TV의 인기 BJ였던 효근, 러너 등을 대거 영입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밖에 유튜브와 다음팟 등이 전통적인 동영상 플랫폼서비스로 1인 미디어를 육성하는 데 주효한 역할을 했지만 아프리카TV처럼 온라인캐시(별풍선)의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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