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 기획사 차려도 되겠네

입력 2015. 8. 4. 03:00 수정 2015. 8. 4.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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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스타 이정협-이용재 발굴 이어 김승대-이종호도 A매치 데뷔전 골선입견 없이 현재 실력만 보고 뽑아
[동아일보]
“캐스팅만 하면 대박을 치네요. 기획사를 하나 차려도 되겠습니다.”

한국이 2일 중국 우한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축구대회에서 중국을 2-0으로 완파한 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가 한 말이다. 이날 A매치(국가대표 간 경기) 데뷔전을 치른 김승대(24·포항)와 이종호(23·전남)의 발끝에서 두 골이 터지자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61)의 선수 보는 안목을 신인 캐스팅 성공으로 대박을 치는 연예기획사에 빗대 표현한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지난해 9월 이후 A매치 데뷔전에서 데뷔 골을 기록한 선수는 모두 4명. 1월에는 이정협(24·상주상무)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친선경기에서, 6월에는 이용재(24·V바렌 나가사키)가 아랍에미리트와의 친선경기에서 각각 A매치 데뷔전을 치르며 골까지 터뜨렸다. 동아시안컵 중국전에서 김승대의 데뷔 골을 돕는 등 공격과 수비에서 폭넓은 움직임으로 상대 진영을 휘젓고 다닌 이재성(23·전북)은 자신의 두 번째 A매치인 3월 뉴질랜드와의 친선경기에서 골 맛을 봤었다. 이재성을 국가대표로 처음 뽑은 감독 역시 슈틸리케 감독이다.

발탁하는 선수마다 골을 넣다 보니 슈틸리케 감독에게는 ‘운장(運將·운이 좋은 장수)’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의 ‘캐스팅 대박’은 자신만의 선수 발탁 원칙과 과정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첫째는 선입견을 두지 않는 것. 다른 하나는 진주를 찾으려면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하듯이 최대한 많은 선수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것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해 9월 부임하자마자 축구협회 관계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장은 내가 한국 선수들을 잘 모르기 때문에 선수 선발과 관련해 10월까지는 주변의 얘기를 듣겠다. 하지만 그 후로는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한 것만 머릿속에 두겠다. 어떤 선수가 예전에 잘했네 못 했네 그런 얘기도 하지 말라. 지금 어떤지가 중요하다.” 박건하 대표팀 코치는 “감독님은 선입견 없이 선수를 뽑는다. 이런 선수 선발은 뽑힌 선수든, 안 뽑힌 선수든 모두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동기 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새로운 선수 발굴을 위해 국내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 리그)과 챌린지(2부 리그)뿐 아니라 대학리그, 일본 프로축구 J2리그(2부 리그)의 경기장까지 직접 찾아갔다. 그렇게 찾아낸 선수 중 한 명이 지금은 대표팀 간판 공격수가 된 ‘군데렐라’ 이정협이다.

수비수 김민혁(23·사간 도스)과 미드필더 이찬동(22·광주), 골키퍼 구성윤(21·콘사돌레 삿포로) 등 이번 동아시안컵 대표팀에는 A매치 무경험자가 아직 3명 더 남아 있다.

우한=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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