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도 찬스에도 '슬로 골프' .. 27세 대기록

정제원 2015. 8. 4. 01:1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박인비 브리티시오픈 우승까지4연속 버디 등 집중력으로 역전가디언 "메트로놈에 맞춰 치듯일정한 페이스로 메이저 7승"

박인비(27·KB금융)의 골프는 ‘슬로(slow) 골프’다. 절대로 서두르는 법이 없다. 걸음걸이도 느리고 스윙 템포도 슬로다. 그렇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템포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위기에서 더 느려지지도, 찬스에서 더 빨라지지도 않는다. 마치 메트로놈의 스케일을 ‘아다지오’에 맞춰 놓은 것 같은 일정한 템포의 슬로 골프, 이게 바로 박인비 골프의 요체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박인비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기 위해서도 서두르지 않았다. 2007년 미국프로골프협회(LPGA) 투어에 데뷔한 박인비는 2008년 US여자오픈에서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한 뒤 8년 만에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박인비는 3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의 트럼프 턴베리 리조트에서 끝난 LPGA투어 리코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합계 12언더파를 기록해 고진영(20·넵스)을 3타 차로 제치고 역전 우승했다. 우승상금은 45만 달러( 5억2000만원). 커리어 그랜드슬램 3수 만에 고대하던 대기록을 완성했다.

 마지막 날 경기는 토끼와 거북이의 우화를 연상시켰다. 느릿느릿 뒤를 따르던 박인비는 단독선두를 달리던 고진영이 후반 들어 주춤한 사이를 놓치지 않고 1위로 결승점에 골인했다. 3라운드 선두에 나섰던 고진영이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했다면 줄곧 뒤에서 달리던 박인비는 베테랑답게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대기록을 달성했다. 7~10번 홀에서 4연속 버디를 잡아낸 건 역전극의 시초였다. 13번 홀까지만 해도 여전히 고진영에게 3타 뒤진 공동 2위. 5개 홀을 남기고 3타 차의 열세를 뒤집기는 제아무리 박인비라 해도 불가능해 보였다. 그런데 파5의 14번 홀에서 7m 거리의 이글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골프의 신은 박인비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챔피언 조에서 경기를 펼치던 고진영은 13번 홀에서 보기를 하면서 3타 차의 승부는 순식간에 동타가 됐다.

 박인비의 ‘슬로 골프’는 대기록 달성을 눈앞에 둔 이 상황에서도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박인비는 16번 홀(파4·372야드)에서 버디를 잡아내면서 70개 홀 만에 리더보드 맨 위로 올라섰다. 반면에 고진영은 이 홀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 앞 워터해저드에 빠뜨린 끝에 더블보기를 범하면서 3타 차 2위로 내려앉았다. 박인비는 마지막 날 24개의 퍼트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영국의 가디언은 “박인비는 대담하기(nerveless) 짝이 없었다. 대부분의 선수는 큰 경기에서 압박감을 받으면 스윙이 빨라지거나 퍼팅이 짧아지는데 박인비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며 “박인비는 마치 메트로놈에 맞춘 듯한 일정한 페이스와 리듬으로 일곱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박인비와 고진영에 이어 유소연(25·하나금융)과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18)가 공동 3위(합계 8언더파)를 차지했다. 김효주(20·롯데)는 1언더파 공동 13위, 전인지(21·하이트진로)는 4오버파 공동 31위에 올랐다. 

정제원 기자 newspoet@joongang.co.kr

"훈훈" "격노"…5분 부자대면 엇갈린 진술

직장인 휴가 거짓말 2위 '일정 늘리기', 1위는?

'기린 도륙 인증샷' 女사냥꾼에 비난 쇄도

매일 7시간씩 껌 씹은 30대女, 턱 관절이…충격

女모델, SNS 해킹 당해 전라노출 사진 유출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