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지분' 신씨 3부자 다툼에 '자산 93조' 롯데 피멍든다

입력 2015. 8. 3. 20:20 수정 2015. 8. 3.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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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계열사 80곳 중 상장사 8곳뿐

경영권 분쟁에 이미지 상처

국민연금, 케미칼·푸드 '대주주'

"주총 요구 등 경영진 압박 필요"

"롯데는 한국 기업이다. 매출의 95%가 한국에서 발생한다."

3일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한 신동빈 롯데 회장의 말이다. 그러나 형제간 경영권 갈등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사람들의 마음은 롯데를 등지고 있다. 전날 오후부터 포털사이트에 오른 <한겨레>의 '롯데는 한국 기업인가, 일본 기업인가'라는 기사에는 이날 오후 3시까지 675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거의 대부분이 롯데를 '일본 기업'이라고 단정했다.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을 계기로 롯데그룹의 전근대적 경영행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이번 기회에 외부로부터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터져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 자료를 보면, 계열사 80개에 자산규모 93조4천억원의 롯데그룹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분이 0.05%, 자녀 등 친인척의 지분이 2.36%에 불과하다. 한국 계열사를 지배하는 정점에 있는 호텔롯데의 대주주 일본 롯데홀딩스와 광윤사 지분을 총수 일가가 일부 갖고 있겠지만, 지분 내역은 전혀 공개되지 않고 있다. 롯데는 416개에 이르는 순환출자를 비롯한 계열사 출자로 그룹을 지배하고 있으면서, 다른 주주나 다른 이해관계자의 이익은 안중에 없는 총수 전횡의 경영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상법에 규정한 이사회나 주주총회 결의 대신 총괄회장의 지시서로 임원 인사를 좌우하려는 행태에 대해 일본 국내외 경영정보를 전하는 일본 인터넷매체 <제이비프레스>는 "롯데에서 일어난 재벌 한류드라마"라고 촌평했다.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이어지면서 회사에도 타격이 미치고 있다. 당장 이미지 손상이 엄청나다. 경영권 분쟁 초기에 오르던 롯데 상장사 주가는 7월31일과 3일 이틀 연속 떨어졌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한 증권사 분석가는 "주가가 잠시 올랐던 건 자산가치나 숨겨져 있는 가치가 나올까 해서였다"며 "지금은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지니까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일부에서는 롯데 불매운동을 거론하고 있다. 이미지 추락이 가속화할 경우, 국내 지분 대부분을 갖고 있는 주주들에게 그 피해가 돌아간다.

그러나 직원 등 이해관계자는 물론이고, 주주들이 권리를 주장하고 나설 공간도 롯데엔 없다. 롯데는 80개 계열사 가운데 상장회사가 겨우 8개다. 그나마 유통주식도 많지 않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롯데가 특이한 점은 기업가치의 사회적 환원, 사회에 대한 책임이 부족하다는 점"이라며 "이번 기회에 롯데의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차원에서 기업을 공개하고,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제개혁연대는 국민의 돈을 맡아 관리하고 있는 국민연금이 주주로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개혁연대는 이날 논평을 내어 "국민연금이 롯데케미칼과 롯데푸드 경영진을 불러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심도있게 질의하고, 주주 또는 투자자 관점에서 손해가 발생하거나 그럴 우려가 있다면 임시주주총회 소집, 이사후보 추천 등의 주주제안이나 주주대표소송 제기 등의 방법으로 경영진을 압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은 롯데케미칼 지분 7.38%를 가진 단일 4대주주이고, 롯데푸드의 지분 13.31%를 가진 단일 최대주주다. 롯데케미칼은 일본 롯데홀딩스가 9.3%, 롯데푸드는 일본 투자회사인 엘(L)제2투자회사가 4.34%를 갖고 있다. 황세운 실장은 "국민연금이 (롯데홀딩스 등 지배주주에 대한) 정보를 요구하는 건 대주주로서 당연한 권리"라고 말했다.

김효진 기자 jul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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