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안컵 男] 연이은 쇼크, 열 받은 할릴호지치 일본 감독

김태석 입력 2015. 8. 3. 15:18 수정 2015. 8. 3.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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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북한에 일격을 당한 후 일본 축구계가 어수선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A대표팀은 2015년 들어 좀처럼 회복세로 돌아서지 못하고 있고, 이 문제를 수습하고자 데려온 감독들은 강도 높은 독설로 필요 이상의 트러블을 야기하고 있다. 더군다나 당면한 경기는 절대 패할 수 없는 한국전이다. 부담이 최대치로 증폭된 분위기에서 일본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까?

일본은 지난 2일 저녁 7시 30분 중국 우한(武漢)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킥오프된 2015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동아시안컵 1라운드서 북한에 1-2로 역전패를 당했다. 경기 시작 2분 만에 무토 유키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후반 32분 리혁철에게 동점골을 내주더니 후반 43분 박현일에게 역전골까지 내주며 주저앉았다. 디펜딩 챔피언으로 아시아 넘버원을 자처하던 자존심은 경기 종료 직후 무참히 무너지고 말았다.

동아시안컵을 실험의 무대로 여기는 건 한국이나 일본이나 매한가지다. 하지만 북한전 패배를 받아들이는 일본은 꽤나 충격적 분위기에 휩싸인 듯한 모습이다. 일본은 동아시안컵에 앞서 팬들을 당황하게 하는 결과와 마주한 적 있다. 지난 6월 15일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첫판 싱가포르전에서 무득점 무승부를 거둔 것이다. 두세 수 아래 전력의 팀을 상대로 홈에서 일방적 공격을 퍼붓고도 한 골도 얻지 못해 팬들에게서 따가운 질타를 받았다.

이번에는 북한에 당했다. 싱가포르보다 북한이 강한 상대인 건 분명하다. 만날 때마다 껄끄럽고 2014 브라질 월드컵 3차 예선에서는 원정에서 진 적도 있다. 하지만 북한전 패배는 일본 축구사에 있어 상징적 의미를 갖는 결과였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상 가장 낮은 상대와 벌인 대결에서 패한 경기(북한 129위)로 역사에 남고 말았다. 싱가포르전에 이어 치욕적 결과라 할 수 있다.

분위기 수습이 절실해 보인다. 하지만 바히드 할릴호지치 일본 감독은 책임을 통감하기보다는 '탓'하는 자세로 일관했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선수와 함께 국가대표팀을 지원해야 할 협회까지 싸잡아 탓했다. 몇몇 선수는 거의 뛰지 못할 정도로 체력적 어려움을 드러냈고 뒤늦은 팀 소집 때문에 타 팀에 비해 조직력이 정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승부에 임하다 보니, 이런 패배가 나왔다는 게 할릴호지치 감독이 내놓은 변(辨)이다.

실제로 할릴호지치 감독은 지난달 29일 J리그 일정을 마치고 선수단을 소집한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은 바 있다. 사실상 클럽 팀과 다를 바 없는 북한이나 자국 내에서 벌어지는 대회라 발전한 모습을 보이려고 했던 중국은 차치하더라도 지난달 26일부터 선수를 소집해 담금질을 시작했던 슈틸리케호보다도 늦게 대회를 준비했다. 이 점을 강조하려는 것인지 할릴호지치 감독은 "일본 축구계에서 책임 있는 분들은 오늘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확실히 봤으면 한다. 불행히도 내 생각이 옳다고 본다"라며 패배의 책임을 주변으로 떠넘겼다.

이런 할릴호지치 감독의 자세는 국제 대회에 나선 일본의 분위기를 더욱 차갑게 만들지 않을까 싶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언론은 물론이며 협회와도 대립각을 세우는 걸 마다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다행히 좋은 성과를 내긴 했으나, 2014 브라질 월드컵 당시에도 알제리 취재진과 모하메드 라우라루아 알제리축구협회 회장과도 냉랭한 관계를 보인 바 있다. 이런 점은 선임할 당시 일본 내부에서도 상당히 걱정스러워 하던 대목이었는데, 예상보다 빨리 불협화음이 터지는 듯한 모습이다.

일본의 다음 경기는 동아시안컵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매치업인 한국전이다. 과연 일본은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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