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야구단, 미국인 야구팬에게 희망을 선물하다

최민규 2015. 8. 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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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스포츠 최민규]

kt 선수들의 사인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있는 폴 보겔씨 (사진 위쪽)와 그가 받은 사인볼.

미국 애리조나에 거주하는 폴 보겔(28)씨는 지난 6월 해외에서 발송된 택배상자 하나를 받았다.

상자에는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유니폼과 사인볼이 들어 있었다. 연고지 메이저리그 구단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나 명문 뉴욕 양키스, LA 다저스의 유니폼이 아니었다. 그의 응원 팀은 한국 KBO리그의 kt 위즈다.

한국 구단에서 판매하는 유니폼에는 이름과 등번호가 없다. 성명권 문제 등으로 팬들이 구입한 뒤 별도로 마킹을 한다. 보겔씨가 받은 유니폼에도 등번호와 선수 이름이 부착돼 있지 않았다. 대신 구단 선수 전원의 사인이 들어가 있었다.

보겔씨는 어떻게 미국에서 생소한 한국 프로야구 팬이 됐을까. 올해 4월 친형이 사망했다. 보겔씨 자신도 2012년 고환암 진단을 받았다. 슬픈 마음을 달랠 뭔가가 필요했다. 장례식 열흘 쯤 뒤 우연히 1, 2년 전 유튜브에서 본 한국 프로야구 영상이 생각났다. 다시 본 한국 야구 경기는 그에게 재미와 희망을 줬다.

그런데 왜 하필 kt였을까. 보겔씨는 3일 페이스북을 통한 인터뷰에서 "저는 KBO리그의 새로운 팬이 됐습니다. kt도 저처럼 올해 새롭게 KBO리그에 들어온 구단입니다"고 이유를 밝혔다.

한국 야구에 흥미를 느낀 보겔씨는 외국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한국프로야구 영문 정보 사이트인 KBO닷넷 페이스북 회원이 됐다. 여기에서 관심을 공유하는 '온라인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 중 한 친구가 보겔씨 형의 부고를 들었다. 보겔씨가 평소 kt 관련 상품에 관심이 있다는 걸 알고 있던 그는 그룹 친구들을 상대로 모금을 했다. 그 뒤 기념품과 유니폼을 구입한 뒤 kt의 호주 출신 투수 크리스 옥스프링에게 메일을 보내 사인을 부탁했다. 그리고 옥스프링은 자기 뿐 아니라 조범현 감독과 코치, 동료 전원의 사인을 받아 친구에게 전해줬다.

옥스프링은 구단 관계자를 통해 "미국에도 우리같은 신생팀의 열성적인 팬이 있다는 점에 놀랐다"며 "개인적으로 힘든 일을 겪고 있다고 들었다. 꿈과 희망을 주고 싶었다. 한국 야구를 알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밝혔다. 지금 옥스프링은 보겔씨와 SNS 친구가 됐다.

보겔씨는 "아주 멋진 일이 일어났습니다"며 감사의 뜻을 밝혔다. 그리고 kt 선수들에게 "최선을 다해주세요. 시즌이 아무리 힘들어도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라고 전했다. kt는 2일 수원 홈경기에서 롯데와 연장 12회까지 가는 5시간 15분 혈투 끝에 10-9 대역전승을 거뒀다. 태평양 건너 보겔씨도 인터넷으로 이 경기 영상을 봤다. 보겔씨는 "정말 대단했던 경기"라며 선수들에게 찬사를 보냈다.

'포기하지 말라'는 자신에게도 다짐이 되는 말일 것이다. 2012년 암 수술을 받은 뒤 보겔씨는 석 달에 한 번 CT와 혈액 검사를 받고 있다. 그는 "11월에 마지막 검사가 끝난다. 지금까지는 정상 상태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최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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