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잔치·얼집·문센..' 맹모 뺨치는 새내기 엄마들

2015. 8. 3.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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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경제=서지혜 기자] 4개월 된 아들을 키우고 있는 주부 A(29ㆍ여) 씨는 최근 서울의 한 유명 돌잔치 전문 레스토랑에 예약 문의를 하려다 내년 5월 예약이 이미 한 자리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워낙에 평가가 좋은 곳이라 서두르지 않으면 자칫 ‘좋은 자리’를 놓쳐버릴 것 같아 불안한 마음이 들어, 결국 다른 레스토랑 ‘투어’를 포기했다. A씨는 “이 레스토랑은 다소 비싸긴 하지만 음식맛도 좋고, 사진발도 잘 받아 경쟁률이 치열한만큼 조금 무리해 예약했다”고 말했다. 

저출산시대가 되면서 부모의 ‘극진 양육’이 확산되고 있다. 

“내 아이만큼은 특별하게 키우고 싶다”는 양육방식이 엄마들을 ‘줄서기 양육’에 내모는 것이다. 

이런 줄서기 경쟁은 비단 돌잔치 장소 예약 뿐 아니라 어린이집(얼집), 유치원, 사립학교 설명회, 문화센터(문센) 등 자녀의 전 생애에 걸쳐 이어지고 있어 자칫 지나친 양육 열기가 교육시장을 왜곡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35개월 된 딸을 키우는 직장맘 B(32ㆍ여) 씨는 한 대기업 재단에서 운영하는 얼집(어린이집을 일컫는 은어)에서 최근 4세반에 아이를 입학시킬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4세가 되면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야겠다는 생각에 ‘태아’ 시절 예약해 놓은 곳이었다. 

B씨는 “불과 2주 전만 해도 올해는 입학이 어렵다고 말했는데, 그새 자리가 났다”며 “위치와 교육방식, 분위기 등이 엄마와 딱 맞는 어린이집을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태아 때부터’ 시작된 부모의 줄서기는 아이가 고등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돼도 계속된다. 

사진설명=저출산시대가 되면서 부모의 ‘극진 양육’이 확산되고 있다. “내 아이만큼은 특별하게 키우고 싶다”는 양육방식이 엄마들을 ‘줄서기 양육’에 내모는 것이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헤럴드경제DB사진]

학부모 C(46) 씨는 오는 10월에 있을 유명외고 입학설명회가 벌써 걱정이다. 

지난 해 설명회에 참석했던 학부모들 중 PC방까지 찾아가 설명회를 신청했는데도 신청에 실패한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C씨는 “10월에 있을 최종 설명회에서는 지난 해 최종 커트라인 등 핵심 정보까지 알려준다고 들었다”며 “아이가 외고를 가고 싶어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할까봐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자녀를 좋은 학교에 보내기 위한 부모의 줄서기 열풍은 자칫 특정 교육, 보육시설에 학부모의 열기가 집중되면서 교육정책에 혼선을 빚을 수 있다. 

특히 이런 줄서기에 참여하기 힘든 일부 ‘직장맘’의 경우 ‘내 아이만 뒤쳐지는 것은 아닌가’하는 초조한 마음까지 갖게 된다.

오는 9월 육아휴직이 끝나고 복직을 앞두고 있는 직장인 D(31ㆍ여)씨 는 “민간어린이집의 경우 보육시설이 천차만별이라서 더 좋은 어린이집에 보내야 부모의 마음도 안심이 되는 게 사실이지만, 몇 해에 걸쳐 대기해야 좋은 어린이집에 들어갈 수 있는 건 직장맘에 대한 차별”이라며 “의무교육이 끝날 때까지는 평준화된 교육환경이 구축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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