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성추행 고교' 3년간 34명 전학..올 1학기에만 12명

이정혁 기자 2015. 8. 3. 11:1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교사들 성범죄로 학생들 전학갔는지 조사 필요"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교사들 성범죄로 학생들 전학갔는지 조사 필요"]

서울의 한 공립고등학교에서 교장까지 연루된 교육계 사상 초유의 '성추문'이 터진 가운데 개교 이래 3년간 30여 명의 학생이 이 학교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올 1학기에만 무려 10명이 넘게 전학을 택해 학교에서 벌어진 교원들의 성추행이나 성희롱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따라 교육당국의 철저한 진상파악과 함께 특단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3일 서울시교육청의 'A고교 전출생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3년 학교가 문을 연 이후 총 34명이 전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따져보면 첫 해 7명(1학년)에서 2014년 15명(1~2학년), 2015년 1학기(1~3학년) 12명으로 나타났다. A고교는 특수학급 3개를 포함해 전체 30학급으로 작년을 기준으로 전교생은 525명이다.

서울에 있는 일반계 고교의 평균 전출생 통계가 없는 탓에 이 학교의 전학생 규모가 다른 곳과 비교해 얼마나 많은지 정확하게 가늠하기 힘들다. 일부는 보통 그 정도 선이라고도 하나, 구(區)에서 하나뿐인 '공립일반고'인 점을 감안하면 적은 수가 아니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른바 '교육특구'로 꼽히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로 이사를 통해 학교를 옮길 수도 있으나, 대학입시를 앞둔 일반계 고교의 경우 전학 자체가 드물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교 관계자는 "고교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대입을 앞두고 전학처럼 급격하게 환경을 바꾸는 경우가 드물다"며 "일반계 고교에서 이번 1학기에만 10명이 넘게 전학 갔다면 다소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런 지적에 비춰볼 때 3년간 이어진 교사들의 성추문으로 학교 분위기나 학습권 침해 때문에 학생들이 결국 학교를 떠났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A고교 학부모들은 지난달 31일 시교육청 담당 부서를 방문해 성추문 사태와 관련된 의견을 전달하고 갔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다른 곳도 아닌 공립고교에서 연쇄 성추행·성희롱이 발생한 만큼 교육당국은 학생들이 어떤 이유로 전학을 갔는지도 제대로 살펴봐야 할 것"이라면서 "시교육청은 전출과 같은 후속 피해 여부를 감사에서 충분하게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교육청은 이날부터 A고교에 대한 추가 감사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학교장의 성추행 은폐 여부와 또 다른 교원 성범죄 사건이 있었는지를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이정혁 기자 utopia@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