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 D-5' 박정권, 폭발 시점 다가온다

2015. 8. 3.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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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태우 기자] 아직은 무더운 여름이라 더위를 피하기도 바쁘지만, 달력은 묵묵히 흘러가고 있다. 어느덧 오는 8일이면 가을의 문턱에 들어선다는 '입추'다. 공교롭게도 KBO 리그의 대표적인 '가을 사나이'가 대폭발 조짐을 보이고 있다. 타격 슬럼프에서 벗어나고 있는 박정권(34, SK)이 입추를 앞두고 9개 구단에 선전포고를 마쳤다.

박정권은 7월 31일부터 2일까지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3경기 연속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대활약했다. 순식간에 7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 고지를 밟았다. 개인적으로는 타격 슬럼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축포 세 방이었다. 2009년 이후 첫 3경기 연속 홈런포이기도 했다. 김용희 SK 감독도 2일 경기 후 "박정권의 컨디션이 살아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반겼다.

세 경기 모두 초·중반 방망이가 거침없이 돌았다는 것은 최근 살아나고 있는 방망이의 힘과 자신감을 대변한다. 31일 경기에서는 1회 김광삼을 상대로 솔로포를, 1일 경기에서는 5회 우규민을 상대로 투런포를, 2일 경기에서는 1회 루카스를 상대로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그리고 세 경기에서 모두 2안타씩을 기록하며 최근 4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한 때 2할2푼4리까지 처졌던 타율은 어느덧 2할7푼5리까지 올라오며 체면을 세워가고 있다.

박정권은 올 시즌 SK 타선에서 가장 큰 관심을 모은 선수이자, 가장 큰 실망을 안겼던 선수이기도 하다. 박정권은 SK 중심타선 중 유일한 왼손이라는 엄청난 전략적 가치를 주목받는 선수다. 항상 시즌 초반에 약한 징크스가 있었지만 프리에이전트(FA) 자격 취득을 앞둔 동기부여가 이를 해결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올해도 그 징크스를 깨는 데 실패했다. 두 차례나 2군에 내려가며 속 터지는 나날이 이어졌다.

가장 힘든 것은 선수 자신이었겠지만 박정권을 잃은 SK 타선도 고민이 컸다. 임훈 박윤 윤중환 등 좌타 자원들을 2군에서 끌어올리며 공백 메우기에 나섰지만 누구도 박정권만큼의 위압감을 주지 못했다. 팀 타선 밸런스가 완전히 깨진 원인 중 하나였다. 하지만 박정권이 최근 좋은 감을 보여줌에 따라 숨통이 트였다. 일단 2번 자리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타순은 고정되어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언제든지 중심타선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사실 기술적인 문제는 그다지 크지 않았던 박정권이다. 노력을 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매일 밤 특타를 자처했고, 그것도 모자라 가장 먼저 출근해 특타를 했다. 2군에서는 부족한 타격 연습량을 채우기 위해 아무도 없는 방에서 홀로 피칭머신과 싸우기도 했다. 하지만 이상하리만큼 방망이에 공이 맞지 않았다. 그럴수록 쫓기는 쪽은 선수였고 주위에서는 안타까움만 흘러나왔다. 그래서 3경기 연속 홈런포는 의미가 있다. 가장 중요한 '한 번의 계기'를 마련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월요일 하루를 쉬는 게 아까울 정도다.

박정권은 절기상 입추를 전후해 폭발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 2007년 이후 박정권의 3~6월 타율은 2할6푼6리다. 그러나 7~8월에는 2할9푼4리로 뛰었고 9월 이후에도 2할8푼2리를 기록했다. 3~4월은 경기당 0.131개의 홈런인 것에 비해 9월 이후에는 경기당 홈런이 0.193개로 훌쩍 뛴다. 그리고 포스트시즌에는 항상 주인공이 됐다. 올해도 그런 패턴이 될 수 있다면 폭발력 저하에 고심하고 있는 SK 타선은 구세주를 맞이할 수도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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