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안컵 男] 스타일 바꾼 일본,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김태석 입력 2015. 8. 3. 10:24 수정 2015. 8. 3.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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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패스 위주의 예쁜 축구에서는 탈피한 듯했다. 어지간하면 몸싸움할 상황을 피해 가던 예전 모습에서는 많이 바뀐 듯싶었다. 제법 치열하게 맞부딪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투쟁적 모습은 오래가지 못했다. 일본은 북한에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지난 2일 저녁 7시 30분(한국 시각) 중국 우한(武漢)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킥오프된 2015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동아시안컵 남자부 개막 경기서 일본이 북한에 1-2로 역전패를 당했다. 일본은 전반 2분 무토 유키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후반 32분 리혁철과 후반 43분 박현일의 연속 골을 앞세운 북한에 뒤집기당하며 무너졌다.

새로 일본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은 변화를 선언했다. 무의미하게 볼을 소유하는 것보다 직접 상대 골문을 공략하는 직선적 플레이를 추구하고자 했고, 피지컬과 지구력에서 밀리지 않아야 한다는 정신적 면모까지도 선수들에게 강조했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선수들의 체지방까지 챙길 정도로 많이 뛰며 몸싸움을 벌이는 선수들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따라서 이번 동아시안컵에 출전한 일본을 바라봄에 있어 가장 주목해야 할 관전 포인트는 변화, 즉 얼마나 많이 달라졌느냐였다.

달라지긴 했다. 일본은 북한전서 킥오프 후 30분까지는 달라진 스타일을 바탕으로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일단 대단히 빠르고 많이 뛰며 부딪쳤다. 단단한 체격 조건을 자랑하는 북한 선수들과 경합 상황을 피하지 않았고, 좁은 공간에서 강력하게 압박하며 손쉽게 공격권을 따냈다. 이를 바탕으로 무의미하게 볼을 돌리지 않고 직접적으로 골문을 겨냥하는 공격 전술로 상당히 많은 찬스를 만들어 냈다. 전반 2분 무토의 선제골 상황이 그랬고, 특히 전반 24분에는 수비진에서 단 두 번의 패스로 가와마타 겐고에게 완벽한 득점 찬스를 만들어 주는 대단히 빠른 속공을 펼쳐 주위를 놀라게 했다.

문제는 이런 경기를 펼치려면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이다. 일본은 30분 폭발하고 나머지 60분을 골골댔다. 후반 막판으로 갈수록 공격과 수비의 간격이 매우 벌어지는 모습을 보였고, 북한의 노골적 롱 패스 카운터 어택 전략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수비 라인이 지나치게 내려앉는 모습을 보여 도리어 북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말았다.

경기가 벌어진 우한이 워낙 더운 도시로 유명하다지만, 또 지난 주말 일본 J리그 일정을 소화한 후 곧바로 출전해 체력적으로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일본의 체력은 상당히 문제가 많았다. 아무리 상대보다 뛰어난 테크닉을 가졌다고 해도 이를 펼쳐 보일 만한 체력이 없으니 무용지물이었다.

강하고 저돌적 색채를 지닌 팀으로 변한다고 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북한은 본디 강철 같은 체력으로 유명한 팀이다. 두 번째 상대 한국 역시 체력과 피지컬에 있어서는 강점을 가진 팀이다. 북한전에서 보인 허약한 체력을 되풀이한다면 한국과 맞붙는 최대 라이벌전에서도 어려운 경기를 면치 못할 것이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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