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라이브] 中日 외국인 선장, '선수탓' 변명에 비판 확산

풋볼리스트 2015. 8. 3.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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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우한(중국)] 한준 기자= 하룻밤 사이에 입장이 180도 달라졌다. 2010년 일본 대회 우승국 중국과 2013년 한국 대회 우승국 일본이 각각 한국과 북한과 치른 첫 경기에서 패하며 고개를 떨궜다.중국의 알랭 페랭 감독과 일본의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이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보인 모습은 '데자뷔(de ja vu)' 현상을 보듯 묘하게 닮아 있었다. 안색이 어둡고 눈이 침침했다. 주기적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정예 전력이 아니다"라는 말에도 심리적 타격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패인을 꼽는 과정에서도 두 감독의 방식은 같았다. 프랑스 출신 페랭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출신 할릴호지치는 "기회를 만들었으나 골 결정력에 문제가 있었다"는 말로 감독의 준비 능력이나 전술 보다는 선수들의 개인적인 부분에 문제가 있어 졌다고 말했다.페랭 감독은 "경기 막판에 수 많은 기회를 만들었는데 놓쳤다"고 했고, 할릴호지치 감독은 "리드 상황에서 골을 더 넣었어야 했다. 수 많은 기회를 만들었는데 넣지 못했을 뿐"이라는 말로 경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는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슈팅을 시도한 선수의 문제를 부각시키는 설명이었다.중국은 당초 결장이 우려된 공격수 가오린이 선발 출전했으나 힘을 쓰지 못했다. 펑샤오팅과 정즈를 센터백 라인에 세운 페랭 감독은 더 큰 문제가 수비진 결장에 있다고 부연했다. "정즈는 경험이 풍부한 선수지만 5명의 주전 수비수들이 다쳐서 뽑지 못했다. 오늘 나선 선수들은 경험이 있지만 체력에 문제가 있기에 수비 전환 및 복귀를 우선시했다"며 주전 선수의 결장으로 전술적, 체력적 제약이 있었다고 했다. 경기 전 회견에서 한국과 대등한 전력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더 격양된 모습이었다. 현역 선수 시절 및 지도자 입문 당시 대부분의 생애를 프랑스에서 보낸 할릴호지치 감독은 프랑스어로 기자회견을 했다. 그는 입장 순간부터 끝까지 "실망스럽다(데셉시옹, deception)"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있었다. 무려 다섯 차례나 꺼내며 선수들의 경기력을 질타했다.중국 언론은 이미 한국의 강함을 인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패배가 준 실망감이 일본에 비해서는 크지 않다. 중국 유력 스포츠지 '티탄 스포츠'의 양샤오뤼 기자는 "이재성은 과거 중국에 와서 경기를 한 적이 있어 알고 있는 뛰어난 선수다. 권창훈도 히우올림픽을 준비하는 매우 뛰어난 미드필더로 이미 알고 있다. 한국의 뛰어난 젊은 선수가 많다. 내년에 카타르에서 열릴 아시아 U-23 대회에서도 우승후보다. 중국은 쫓아가는 입장"이라고 했다.알베르토 자케로니 감독과 국내파 멤버로 2013년 한국 대회를 제패한 일본 언론의 상황은 다르다. 중국이 한 수 위로 인정하는 한국이 아니라, 명백히 한 수 아래인 북한에 졌다. 북한의 FIFA 랭킹은 129위다. 1993년 FIFA 랭킹이 생긴 이후 일본은 100위권 밖의 팀에 진 적이 한 번 뿐이다. 2011년 11월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당시 124위의 북한에 졌다. 그때에 이어 또 북한에게 굴욕을 당했다.이미 싱가포르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전 무승부로 여론의 의심을 사기 시작한 할릴호지치 감독을 향해 성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본 미드필더 야마구치 호타루는 "비디오 분석을 통해 상대의 롱 패스 공격은 미리 알고 있었다"고 했다.후반전 북한의 명백한 고공 공격 전략에 당하고도 할릴호지치 감독은 선수과 협회로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있다. 그는 "트레이닝 세션이 한 번뿐이었고, 준비 기간이 부족했다. 체력 때문에 졌다. 일본 축구 관계자들에게 의문을 제기하고 싶다. 변명이 아니라 내 말이 맞다. 실망스럽다"고 토로했다.이번 대회의 선수 구성과 준비 기간이 부족한 것은 모두가 마찬가지다. 김창복 북한 감독도 "우리가 더 준비하긴 했지만 이긴 것은 단결심과 투쟁심이 앞섰기 때문"이라고 받아쳤다. 일본 기자들 모두 상황에 대부분 비슷하다며 변명이 되지 않는 이야기라는 반응이다.자아성찰의 기미가 없는 할릴호지치 감독의 모습에 일본 취재진도 냉소적인 시선을 보냈다. '니칸스포츠'의 기노시타 기자는 "2차전에서는 변명을 듣고 싶지 않다"고 했고, 명쾌한 독설로 평판이 높은 칼럼니스트 세르지오 에치고는 "똑바로 축구를 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북한과 일본의 경기가 끝난 이후 후속 취재를 마치고 기자석으로 돌아온 일본 취재진은 한국의 경기를 보며 부러움의 시선을 던졌다.

대회 전 우승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자신만만하던 둘과 달리 "중국이 우승후보"라고 했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중국전을 마치고 난 뒤에야 자신감을 표출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북한과 일본의 경기도 조금 일찍 와서 후반전은 봤다. 우리가 충분히 잘 할 것 같다. 우승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공격수 김승대는 "감독님이 우리의 부담을 덜어주시려고 중국이 우승후보라고 하신 것 같다"며 경기 전 인터뷰 발언을 전략적인 것으로 해석했다. 권창훈도 "감독님이 경기 미팅하면서 무거운 짐을 가지고 경기장 가지 말고 가벼운 마음으로 마음껏 자기 기량 펼치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어 자신 있게 경기 할 수 있었다"고 했다. 한중일 모두 유럽 감독을 통해 성장을 꾀하고 있다. 첫 경기가 끝나고 웃은 팀은 한국 뿐이었다.사진=풋볼리스트,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 주요 기사'슈퍼컵 우승' 볼프스부르크, 바이에른 독주 '대항마''하루 1억' 펩 향한 맨시티의 통큰 베팅[한준의 작전판] K리그산 '매직 트라이앵글', 한국형 축구의 진화'[갤러리] 맨유와 아디다스의 역사를 한눈에![심층분석] 메시, 호날두의 발끝에 숨겨진 은밀한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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