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의 설욕 행진, 中 넘어 日까지?

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2015. 8. 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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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 슈틸리케 감독 (사진 제공/대한축구협회)
한동안 공한증(恐韓症)이라는 표현을 쓰지 못했다. 공한증은 중국 축구가 한국 축구를 두려워한다는 의미로 통하는 단어다. 그러나 한국이 마지막으로 중국을 꺾은 것은 2008년이다. 2010년 2월 동아시안컵에서는 역대 통산 28경기 만에 첫 패배를 당했다. 0-3으로 크게 졌다.

2일 중국 우한의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15 동아시안컵 대회 1차전.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축구 국가대표팀의 첫 중국전이었다. 중국은 개최국 이점을 안고 있었고 이번 대회를 위해 최정예 멤버를 구성했다.

그러나 승부는 일방적이었다. 한국은 90분 내내 중국을 압도적으로 몰아부쳤다. 한국 축구를 두려워했던 예전의 중국 축구의 모습이 다시 나왔다. 후반 두 차례나 문전에서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잡고도 실수로 날린 중국의 모습에서 공한증이 떠올랐다.

그만큼 완벽하고 호쾌한 승리였다. 또 설욕이었다.

돌이켜보면 슈틸리케호는 올해 들어 계속 설욕전을 펼쳐왔다. 지난 1월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이라크를 꺾고 결승에 오르면서 2007년 아시안컵 4강전 패배를 설욕했다. 당시 한국의 승부차기 패배는 이변이었다. 8년 만에 빚을 갚아줬다.

슈틸리케호의 다음 상대는 일본이다. 동아시안컵 2차전은 오는 5일에 열리는 일본과의 경기다. 슈틸리케 감독이 한국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고 열리는 첫 한일전이다.

일본은 숙명의 축구 라이벌이다.

한국은 박지성의 산책 세리머니로 유명한 2010년 5월 사이타마 원정 승리 이후 한일전에서 2무2패로 부진했다. 2011년 삿포로에서 0-3으로 완패했고 2년 전 안방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맞대결에서는 1-2로 졌다.

게다가 일본의 사령탑은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이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작년 브라질월드컵에서 한국을 4-2로 꺾었던 알제리의 사령탑이었다.

동아시안컵 한일전은 일본전 연패의 사슬을 끊고 작년 알제리전 대패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는 기회다.

대표팀 선수들은 지난 주 파주NFC 소집 당시 한일전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삿포로 참사'와 알제리전 패배를 모두 현장에서 겪은 김신욱의 의지는 남달랐다.

김신욱은 "당시 알제리는 경기력 면도 그렇고 선수들의 동기부여가 워낙 잘 돼 있었다. 팀 색깔도 분명했다. 완패를 당했는데 이번에 경기를 하는 일본은 그때 알제리 선수들만큼의 개인 능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는 골을 넣지 못했지만 그때보다 더 좋은 공중전을 벌이겠다. 개인적으로는 경기력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내게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설욕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슈틸리케호는 동아시안컵 우승후보인 개최국 중국을 압도하면서 자신감이 하늘을 찌른다. 특히 김승대와 이종호가 A매치 데뷔전에서 골을 터뜨려 슈틸리케 감독에게 눈도장을 받고 싶어하는 동료들에게 긍정적인 자극을 줬다.

마치 '도장깨기'처럼 설욕을 하고 다니고 있는 슈틸리케호. 과연 할릴호지치호를 상대로도 기세를 이어나갈 수 있을까.

[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sh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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