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감독-윤석민 이심전심 "고맙습니다"

입력 2015. 8. 3. 06:37 수정 2015. 8. 3. 06:3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OSEN=이상학 기자] "뭐, 그냥 고마워서. 고마워서 했다".

지난 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KIA는 9회말 한화의 거센 추격을 잠재우며 9-8 짜릿한 1점차 승리를 거뒀다. 진땀나는 승부에서 이긴 KIA는 승리의 하이파이브로 환호했다. 그때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KIA 김기태(46) 감독이 모자를 벗더니 어느 한 선수에게 두 손 모아 고개 숙여 인사한 것이다.

김기태 감독이 인사한 그 선수는 바로 마무리 윤석민(28)이었다. 이날 윤석민은 올 시즌 처음 7회 시작부터 마운드에 올랐고, 9회 마지막까지 3이닝을 책임지며 50개의 공을 뿌리면서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윤석민의 투혼에 감복한 김 감독은 진심 어린 고마움을 담아 인사했고, 이는 곧바로 화제가 됐다.

이튿날 김 감독은 이에 쑥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 감독은 "석민이에게 미안했다. 인사를 한 것은 뭐 그냥 고마워서. 고마워서 한 것이다"며 "이기면 (승패 마진) -1로 줄일 수 있는 경기였다. 승부를 본 것이다. 만약 거기서 맞고 졌다면 감독 책임이다. 큰 경기를 이겼다"고 윤석민의 투혼에 고마워했다.

김 감독의 진심을 느낀 윤석민은 2일 한화전에서 또 등판 대기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불펜이 소모된 KIA는 이날 경기에서도 3-2 살얼음 리드를 지키고 있었다. 9회말 선발 에이스 양현종이 시즌 첫 구원등판을 자청할 정도였다. 양현종이 1사 2루 위기에 몰리며 흔들리자 김 감독은 다시 윤석민을 불렀다.

전날 50개의 공을 던지며 힘을 소모한 상태였지만 김 감독의 부름에 윤석민은 응답했다. 장운호에게 3루 강습 내야 안타를 맞고 1사 1·3루 위기에 몰렸지만 황선일을 2루 땅볼로 유도, 4-6-3 병살타로 연결하며 짜릿하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시즌 21세이브째. 이 부문 리그 단독 1위로 뛰어 오른 순간이었다.

윤석민은 "결과가 좋게 나왔기 때문에 다른 건 필요 없다. 오늘(2일) 경기장에 나와 운동할 때 공을 던져보니 1이닝 정도는 될 수 있을 것 같아 등판했다"며 "사실 역전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감독님께서 '동점이 되어도 괜찮으니까 자신 있게 승부하라'고 하셨다. 덕분에 땅볼을 유도하는 직구 위주로 던진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짜릿한 순간을 설명했다.

윤석민에게 전날 김 감독의 인사에 대해 물었다. 윤석민은 "그때는 솔직히 얼떨떨했다. 그저 감독님께 고마웠다"며 웃어보였다. 갑작스런 김 감독의 인사에 당황한 윤석민은 모자를 벗을 새도 없이 고개만 숙였다. 그리고 이튿날 다시 짜릿한 1점차 승리 경기의 세이브 투수가 됐고, 김 감독과 또 한 번 기분 좋은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waw@osen.co.kr

<사진> 대전=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2015 프로야구 스카우팅리포트]

[요지경세상 펀&펀]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