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 현장통신] 일본의 고급진 직관 패션..무궁무진한 세계

강윤지 입력 2015. 8. 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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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日 오사카) 강윤지 기자] 패션의 세계는 참 넓고도 깊죠. 누구에게나 ‘먹히는’ 패션이 있는 반면, 개성이 톡톡 튀는 패션도 많습니다. 특히, 일본인의 야구장 직관(직접관람) 패션을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어찌나 다양한지, 제가 지금 있는 곳이 야구장인지 패션쇼장인지 헷갈릴 정도로.

오승환 선수가 뛰는 한신의 팬들은 ‘팬심’으로 어디에 놓아도 지지 않을 겁니다. 팬심을 표출하는 방법으로 패션만한 게 또 있을까 싶네요. 야구장을 찾는 팬들은 저마다의 개성으로 팬심을 드러냅니다. 이들을 멀찍이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훌쩍 지나가곤 하죠. 오승환 선수도 신기해 합니다. “자기 개성이니까요. 여기는 (독특한 패션이)엄청 많아요. 호랑이 꼬리도 달고, 가방도 호랑이로 메고 다니고. 유니폼도 스스로 리폼을 하잖아요.”

그래서 소개해봅니다. 고시엔의 ‘직관패션’들.

한신 타이거즈의 노란 유니폼, 기본 형태는 이 정도입니다. 사진(日 니시노미야)=곽혜미 기자
지난달 말부터 한신의 홈인 고시엔구장은 ‘여름 축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티켓을 소지한 팬에게 입장 시 노란색 유니폼을 무료로 나눠주고 있는데요, 덕분에 최근 고시엔은 노란빛으로 일렁이고 있답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색깔만 같을 뿐, 똑같은 유니폼이 아니란 것을 쉽게 알 수 있죠. 팬들은 무언가를 더하고 더해, 새로운 유니폼을 창조해 냅니다.
호랑이 머리띠, 꼬리, 그리고 마스크. 아이템 하나로도 호랑이로 변신한 모습이네요. 사진(日 니시노미야)=곽혜미 기자
일단 가장 기본적인 패션을 볼까요. 사진 맨 왼쪽의 여성분은 기본 노란 유니폼에 호랑이 귀가 달린 머리띠를 착용하고 있네요. 한신의 상징인 호랑이는 패션 곳곳에 유용하게 쓰입니다. 가운데 남성분이 달고 있는 호랑이 꼬리도 남녀노소 누구나 사랑하는 아이템입니다. 평범한 옷에도 호랑이 꼬리 하나를 달면 ‘짱팬’ 느낌이 나는 것 같네요. 아예 타이거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팬들도 많습니다. 매우 덥겠지만, 팀에 대한 애정을 표출하는 또 하나의 방법인 것 같아요.
한신 캐릭터 인형이 주렁주렁~ 전통의상 유카타도 한신 앞에서는 "유니폼"이 되어 버립니다. 사진(日 니시노미야)=곽혜미 기자
유니폼과 가방에 잔뜩 한신 캐릭터 인형을 달고 다니는 팬도 눈에 띠네요. 인형을 주렁주렁 달고 다니는 무게도 무시 못 할 텐데, ‘애정의 무게’ 아니겠습니까? 일본 전통의상인 유카타를 입고 나타난 여성팬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어요. 이 팬은 유격수 도리타니 다카시의 팬인데요, 옷부터 모자, 가방 곳곳에 도리타니의 이름을 새겼습니다. 이 또한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패션이죠.
학생들의 깜찍한 직관 패션도 빼놓을 수 없겠죠. 무얼 입든 선수들에게 기를 전달할 수 있다면 오케이! 사진(日 니시노미야)=곽혜미 기자
이번에는 학생들의 직관 패션인데요. 두 명의 여고생은 청치마, 청바지로 맞춰 입고 야구장을 찾았네요. 기본 유니폼에 수수함이 돋보입니다. 오른쪽에 있는 남학생들의 바지를 주목해보면, 바지통이 상당히 넓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이 바지는 요즘 고시엔을 ‘점령’하고 있는 바지예요. 어딜 가나 이 바지를 입은 사람들 천지더군요. 여름이라 통 넓은 바지가 시원해서 입은 건지 궁금해서 물어봤어요. “이 바지를 입으면 시원한가요”라고. 그랬더니 뜻밖의 대답이 전해졌어요. “정말 덥다”고. 더위를 참으면서까지 이 바지를 입는 것은 ‘타마시(たましい:혼, 정신)’를 위해서랍니다. 선수들에게 혼을 불어넣어주고 싶은 대단한 팬심입니다.
‘고시엔 패션왕’의 자태. 리폼 솜씨가 정말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쌍따봉 투척해드려요~ 사진(日 니시노미야)=곽혜미 기자
제가 꼽은 ‘고시엔 패션왕’입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한신, 또 한신이죠. 상의 하단에는 달력도 있고, 정말 유용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의 모든 것들을 리폼 했다는 팬입니다. 귀걸이마저도 호랑이들이 잔뜩 늘어져 있는데, 이 정도 고급진 패션이면 ‘왕’이라고 칭해도 부족함이 없겠죠?
왠지 응원가도 부를 수 있을 것 같은 개... 개인지 호랑이인지 정체성을 의심하지 않을까요. 사진(日 니시노미야)=곽혜미 기자
마지막으로, 고시엔의 ‘개 패션’입니다. 함께 직관 온 반려동물도 ‘멍멍’하며 한신을 함께 응원하는가봅니다. 여기에도 호랑이 꼬리는 빠지지 않네요. 개와 호랑이의 결합, 참 신선하네요.

[chqkqk@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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