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시기 재는 미국과 영국, 물가가 고민

김신회 기자 2015. 8. 3.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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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英, 성장률·실업률 호조에 低인플레 공통점..금융위기 이후 첫 금리인상 촉각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美·英, 성장률·실업률 호조에 低인플레 공통점…금융위기 이후 첫 금리인상 촉각]

미국과 영국이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놓고 똑같은 고민에 빠졌다. 두 나라 모두 경제가 적당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실업률이 역사적 평균치를 밑도는 5%에 수렴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엔 좀처럼 탄력이 붙지 않고 있는 것.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영란은랭(BOE)은 물가상승률 2%를 물가안정 목표로 삼지만 두 중앙은행이 척도로 삼는 물가상승률은 각각 0.2%, 0%에 머물러 있다.

게다가 지표에 반영되지 않는 고용시장의 유휴인력(Slack)이 어느 정도인지는 파악하기가 어렵다. 유휴인력이 많을수록 인플레이션 압력은 낮아진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1일자 최신호에서 미국과 영국이 똑같은 경제 호재와 악재를 갖고 있어 어느 쪽이 먼저 기준금리를 인상할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FRB와 BOE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맞서 기준금리를 각각 사상 최저 수준인 0-0.25%, 0.5%로 낮춘 뒤 수년째 동결해왔다. FRB는 2006년, BOE는 2007년이 마지막 금리 인상이었다.

미국 경제는 지난 2분기에 전 분기에 비해 2.3%(연율 기준) 성장했다. 1분기 성장률은 당초 -0.2%로 발표됐지만 이후 0.6%로 상향 조정됐다. 이 결과 미국의 올 상반기 성장률은 연율 1.5%로 집계됐다. 영국의 2.2%보다 낮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는 성장률만으로는 미국과 영국 중에서 어느 쪽 경제가 더 낫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주도하는 공급 측면의 성장은 논란의 여지가 크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이코노미스트는 경제의 수요쪽 지표가 되는 실업률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영국의 실업률은 현재 각각 5.3%(6월 기준), 5.6%(5월 기준)다. 둘 다 중앙은행이 완전고용이라고 생각하는 균형점에 가깝다. 미국과 영국의 실업률은 통계 비교가 가능한 1948년과 1971년 이후 각각 평균 5.83%, 7.23%를 나타냈다. 하지만 고용시장에서는 단순히 실업률만 볼 게 아니라 임시직 비율 등 고용의 질을 살펴봐야 한다.

유휴인력에 대한 FRB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FRB는 지난주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발표한 성명에서 연초 이후 고용시장의 여유자원이 줄었다고 진단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근거로 FRB가 다음달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판단헀다. 이코노미스트도 FRB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 확실하다고 해석했다. 다만 FRB의 금리정책 향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금리선물시장에서는 FRB가 오는 12월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그래야 9월을 가장 유력한 금리인상 시기로 여기고 있는 시장에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상당수 전문가들은 BOE가 환율을 의식해 FRB의 기준금리 인상을 기다릴 것으로 본다. BOE가 먼저 금리인상에 나서면 파운드화가 달러에 대해 강세를 띠게 돼 디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파드화 강세로 수입물가가 떨어져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이 심화되면 BOE의 물가안정 목표는 달성이 더 요원해진다.

반면 이코노미스트는 BOE 통화정책위원회 내부에서 최근 마크 카니 총재를 비롯한 매파(강경파)들의 목소리가 부쩍 커졌다는데 주목했다. 이에 따라 BOE가 11월5일 인플레이션 보고서 발표와 동시에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FRB가 9월에 금리인상을 단행하지 않으면 BOE가 먼저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이코노미스트는 FRB와 BOE의 금리인상 시기를 둘러싸고 온갖 추측이 난무하지만 금리인상 시기의 중요성이 과장된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금리정책에 민감한 트레이더가 아닌 이상 금리인상은 첫 시기보다 전체적인 예측경로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FRB와 BOE가 언제 시작하든 금리인상은 매우 점진적인 속도로 이뤄질 것이 확실하다며 예측경로가 뚜렷한 금리인상은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김신회 기자 rask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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