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반지를 여러 개 낀 이유는.."
미국 애틀랜타 한인회, 기림비·소녀상 건립 추진
(댈러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강일출(87) 할머니가 겪은 참상을 처음으로 접한 미국 동남부 한인 동포들의 가슴은 순간 먹먹해졌다.
일제강점기 치하 위안부로 겪은 모진 고초와 피해 사실을 알리고자 10박 12일 일정으로 1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 도착한 강 할머니는 현지 한인방송 KTN에 출연하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평통) 애틀랜타 지부 출범식에 잇달아 참석해 직접 겪은 참상을 담담하게 전했다.
강 할머니는 2일 오전에도 한인연합교회 예배에 참석한 500명의 동포를 대상으로 일본의 만행을 소개했다.
지난해 7월 이옥선(88) 할머니와 함께 미국 백악관·국무부 관계자들과 만나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호소하는 등 5번 이상 미국을 찾은 강 할머니가 미국 동남부 지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신권 나눔의 집 소장과 김정숙 사무국장, 대학생 자원봉사자 안현종 씨가 강 할머니를 동행하고, 최현경 애틀랜타 나눔의 집 지회장이 이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강 할머니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공식 사과와 법적 배상을 거부하는 일본 정부의 행태와 끊이지 않는 망언을 규탄했다.
안 소장은 "일본 정부는 여전히 1965년 한일 협정 당시 대일청구권 자금 지급으로 위안부에 대한 배상이 끝났다고 주장하나 우리 정부와 군 위안부 할머니들은 군 위안부 문제가 협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견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미국의 눈치를 보는 만큼, 미국에서 군 위안부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끌어내고, 소녀상과 기림비가 더 많이 건립될 수 있도록 요청하고자 애틀랜타를 찾았다"고 덧붙였다.
아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손가락에 반지 4개를 끼고 소녀처럼 멋을 낸 강 할머니는 "한창 멋을 부릴 시절 위안부로 끌려가 모진 고초를 겪은 탓에 그 한(恨)을 지금에라도 풀고자 했다"고 말해 동포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오영록 애틀랜타 한인회장은 "강 할머니의 방문을 계기로 동포들과 힘을 합쳐 애틀랜타 한인회관에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를 세우고 소녀상도 흑인 인권 운동가인 고(故) 마틴 루서 킹 목사의 기념관이 있는 애틀랜타 중심가에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걸림돌이 전혀 없는 기림비와 달리 소녀상을 애틀랜타 중심가에 건립하려면 일본 정부의 치열한 로비를 뚫고 조지아 주, 애틀랜타 시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를 얻어내야 한다.
강 할머니 일행은 8월 3∼4일 킹 목사 기념관,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기념관 등 애틀랜타 명소를 둘러본 뒤 4일 뉴욕으로 넘어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큰 도움을 준 미국 정치인 등을 면담하고 귀국한다.
cany9900@yna.co.kr
- ☞ 14일 임시공휴일 지정될 듯…민간 회사는 자율결정?
- ☞ 성폭행 논란 현역 국회의원 "절대 사실 아니다"
- ☞ 포천 여중생 살인범 잡을 수 있을까…관심끄는 미제사건들
- ☞ 국제앰네스티 '성매매 비범죄화' 추진…안팎서 반발
- ☞ 신동주 "신동빈, 타협없이 끝까지 싸우겠다고 선언"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부산과 약 50㎞ 떨어진 대마도 바다서 규모 3.9 지진(종합2보) | 연합뉴스
- "부모 죽여줘" 청부살인 의뢰한 10대…그 돈만 챙긴 사기범 | 연합뉴스
- 폐업 모텔 화장실서 70대 백골로 발견…2년 훌쩍 지난 듯 | 연합뉴스
- 국내 첫 급발진 의심사고 재연 시험…"페달 오조작 가능성 없다" | 연합뉴스
- 사진 찍으려 새끼곰 억지로 끌어내다니…미국인들 '뭇매' | 연합뉴스
- 아르헨 상원, 단 6초만에 월급 170% '셀프 인상'…"국민 분노" | 연합뉴스
- 中, '하프마라톤 의혹'에 "승부조작 사실…기록 취소·문책"(종합) | 연합뉴스
- 中 판다기지, 판다에게 비스킷 준 70대여성에 "평생 출입금지" | 연합뉴스
- 연인 무차별 폭행 40대, 항소심서 피해자 용서로 감형 | 연합뉴스
- 노인 일자리 보조금 10억원 횡령해 호화생활 누린 사회복지사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