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은 M&A 승부사 "이번엔 아버지 회사 인수 노려"

이소아 2015. 8. 3.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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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롯데 1조대 M&A 5건 지휘10년 새 매출 23조에서 83조로"롯데 계열사 사장에 신씨성 없어사실상 가족 경영 구조조정한 것"

“기업 인수합병(M&A) 전문가인 신동빈 회장이 이번엔 아버지 회사 인수를 노린다.”

 최근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을 한마디로 요약한 재계의 평가다. 형제간 다툼의 한 축인 신동빈(60) 회장의 ‘승부사’ 기질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형 신동주(61) 전 일본롯데 부회장에 이어 아버지 신격호(94) 총괄회장이 사태 이후 처음으로 2일 “신동빈을 용서할 수 없다”고 직접 육성으로 밝혔지만 그의 생각은 바뀌지 않는 듯하다.

 한국롯데는 2004년 신 회장이 정책본부장으로 경영에 뛰어든 지 10년 만에 매출이 23조원에서 83조원(2013년)으로 껑충 뛰었고 재계 서열도 5위로 상승했다. 반면 일본롯데 매출은 5조7000억원(2013년)으로 한국의 15분의 1에 불과하다.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부동산을 기반으로 롯데를 키웠다면 아들인 신동빈 회장은 그 부동산을 팔아 마련한 돈으로 M&A 등에 과감히 투자해 외형을 넓혀 왔다.

 신 회장은 2010년부터 굵직굵직한 M&A건을 진두지휘했다. 1조원 안팎의 인수 건만 ‘GS리테일 백화점·마트(2010년)’ ‘말레이시아 타이탄(2010년)’ ‘하이마트(2012년)’ ‘KT렌탈(2015년)’ ‘더 뉴욕 팰리스 호텔(2015년)’ 등 5건에 이른다. 일본 출생이지만 1990년부터 한국에서 근무한 덕에 신 전 부회장과 달리 한국어에 능통하다.

 대외적으로 보여지는 신동빈 회장은 겸손하고 조용한 성격이다. 하지만 기업 경영과 관련해선 냉혹하다는 게 지인들의 공통된 평가다.

 이번 형제간 다툼에서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과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직무대행 등이 신동주 전 부회장 편에 선 것도 친족보다 전문경영인을 우대하는 신 회장의 스타일이 시발점이 됐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 롯데 계열사 사장을 보면 신씨 성이 없다. 사실상 ‘가족 구조조정’을 한 것”이라며 “회사를 위해 이게 낫다 싶으면 독하게 가는 건 아버지 신격호 회장을 빼닮은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아버지를 일본롯데 대표에서 해임한 것도 ‘회사를 위해서’란 명분이 있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신 회장은 지난달 20일 ‘취소하라’는 아버지의 지시를 일축하고 긴급 사장단 회의를 감행했다. 형의 ‘쿠데타’ 조짐을 감지했기 때문이다. 롯데 고위 관계자는 “이날 신 회장은 회사를 위해 형을 그대로 둘 수 없다는 결심을 굳힌 듯 보였다”고 전했다.

 냉철한 전문경영인 성향은 신동빈 회장의 오랜 증권사 경험과도 관련이 있다. 그는 88년 롯데상사에 입사하기 전 7년 동안 일본 노무라증권 런던 지점에서 근무했다. 기업 재무관리와 글로벌 국제금융시스템을 체득한 오너가 2세 경영자는 신 회장이 거의 유일하다. 실제 그는 수치에 밝은 것으로 유명하다.

 일례로 그리스 재정위기가 소강상태였던 2011년 상반기 신 회장은 “그리스와 유럽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으니 미리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며 극비리에 전환사채 발행을 지시했다. 그 결과 그해 6월 1조원 조달에 성공했는데 돈은 7월에 입금됐고 8월에 그리스발 금융위기가 터졌다. 한 달만 늦었어도 불가능한 거래였다. 지난 2월엔 제2롯데월드 기자실을 찾아 자진해서 경기 진단을 내리기도 했다.

 신 회장은 이번에도 수치와 실적을 직접 챙겼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이 “신동빈이 중국 사업 1조원 손실을 아버지께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자 즉시 ‘팩트를 제대로 알리라’고 지시한 것이다. 이에 이원준 롯데백화점 사장은 지난달 31일 기자실을 찾아 “신 총괄회장이 중국 사업 적자 현황을 알고 있었다”며 “적자는 1조원이 아니라 2011년부터 2014년까지 3200억원”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2일 경영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롯데쇼핑·제과·칠성음료·케미칼의 중국과 홍콩 법인들이 2011년부터 2014년까지 1조1513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부진한 중국 사업이 진실공방과 맞물리며 향후 신 회장에게 부담을 줄 가능성도 있다. 설령 사태가 신 회장 쪽으로 기운다 해도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과의 관계 복원, ‘일본 기업’ 논란에 휩싸인 그룹 이미지 복원 등이 큰 숙제로 남게 됐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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