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데까지 가는 경영권 분쟁.. 지는 쪽 영원히 퇴출될 듯

김기환 입력 2015. 8. 3. 00:36 수정 2015. 8. 3.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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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동빈 목숨 건 싸움.. 주총·소송전 비화할 듯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당사자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측이 갈수록 반목이 깊어지면서 결국에는 주주총회 표 대결이나 소송전을 통해 이번 사태가 일단락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 회장 측이 ‘완승’을 위해 끝까지 싸울 각오를 다지고 있고, 이에 맞선 신 전 부회장 측도 동생을 겨냥해 갈수록 강도 높은 내용을 폭로하면서 양측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두 형제는 주총이나 소송전 결과에 따라 한·일 롯데그룹에서 퇴출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

신동주 부부 한국말로 “죄송합니다”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왼쪽)과 조은주씨 부부가 2일 SBS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들은 인터뷰 말미에 한국말로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고 사과했다.
SBS 화면 캡처
신동주 전 부회장은 2일 KBS, SBS와 각각 인터뷰를 갖고 “롯데홀딩스 최대 주주는 광윤사(고준샤·光潤社), 그 다음이 우리사주로 두 곳을 합하면 절반이 넘는다”며 “우리사주 찬성이 있으면 지금의 이사진을 모두 바꿀 수 있다”고 승리를 장담했다.

이어 일본에 가서 광윤사 등을 방문해 우호 세력 확보에 나설 것이라면서 “주주총회에서 승리하면 나를 따르다 해임된 이사진을 복귀시키고 신격호 총괄회장을 다시 대표이사직으로 돌려놓겠다”고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이 지난달 28일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직을 빼앗긴 신 총괄회장을 복귀시키겠다고 밝힌 것은 주총을 앞두고 신 총괄회장 지지세력을 규합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신 전 부회장은 아울러 지난달 초 중국 사업의 실패를 이유로 “신격호 총괄회장이 동생(신동빈 회장)을 심하게 질책하고 때렸다”며 “그 이후로 동생이 신 총괄회장을 찾아오지 않았다”고 폭로하기까지 했다.

그는 “지난 7월6일 동생과 한국에서 한 차례 만나 형제간 타협점을 찾으려 했으나 동생이 이를 거부했고 마지막까지 철저히 싸우겠다고 선언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번 분쟁은 아버지와 동생의 경영 방침이 180도 달라서 생긴 문제여서 해결이 어렵다”며 “동생이 경영권을 빼앗아 아버지가 매우 화가 났다”고 말했다.

특히 “동생이 모든 것을 빼앗아 자기 것으로 하려던 것이 원인”이라며 “친척들과 일본 롯데의 이사들, 자신과 아버지까지 쫓아내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롯데그룹 장·차남 간 경영권 분쟁이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이 전개되고 있는 상황을 상징하듯 2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앞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 있다.
남정탁 기자
신 전 부회장은 이번 경영권 분쟁이 동생 신동빈 회장의 욕심에서 비롯된 만큼 주총을 통해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 교체 외에는 달리 해결방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을 장악 중인 신동빈 회장 측은 주총 개최 여부에 대해서는 확답을 내놓지는 않고 있지만, 완승을 자신하고 있다.

신 회장의 핵심 측근은 “법리적으로는 우리가 유리하다. 우리가 완승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결국 소송으로 갈 것이다. 현대, 두산도 다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이 같은 언급은 만에 하나 주총에서 패하더라도 소송을 벌여서라도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한 것으로 보인다. 형제간 ‘전쟁’을 예고한 것이다.

이 측근은 신동주 전 부회장이 방송에서 공개한 신격호 총괄회장의 해임 지시서나 임명장 등은 법적으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지시서는 법적으로 효력이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소송전에 대비해 법리적 해석과 그에 따른 준비를 마쳤다”며 “신 전 부회장 측의 주장이 허구라는 것이 곧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맞불’ 폭로전도 이어졌다. 신 총괄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5촌 조카인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직무대행이 ‘반(反)신동빈 쿠데타’를 주도했다고 신 회장 측은 주장했다.

이 측근은 “그들이 다 조종하고 있고, 특히 신영자 이사장이 롯데호텔 34층을 점령해 온갖 소리를 양산하고 있다”며 “롯데그룹이 위기상황이 되면 덕 볼 사람이 누구겠느냐. 결국 그 사람들의 목표는 롯데그룹에서 한몫을 떼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롯데 핵심관계자도 “신영자 이사장과 신동인 구단주 대행이 지난달 15일 롯데호텔 34층에 그룹 전·현직 대표 10여명을 차례로 불러 신동주 체제 구축에 대한 협조를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에서 현지 이사진 및 주주 관리에 전념한 신동빈 회장은 3일 귀국해 기자회견을 통해 대국민 사과와 함께 향후 행보에 대해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정부와 금융권 관계자와 협력업체 대표 등을 만나 협조를 당부하는 한편 산적한 계열사 업무를 챙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신격호 총괄회장을 방문해 출장결과 등을 보고할 것으로 보인다고 롯데 측은 전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롯데의 경영권 분쟁은 우리나라 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결과에 상관없이 이미 롯데는 큰 타격을 입었고 향후 더욱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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