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국민께 죄송.. 차남 용서 못해"

김기환 2015. 8. 3.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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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 이후 영상 첫 공개"아버지를 배제한 동빈, 어떤 권한·명분도 없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2일 “둘째아들 신동빈을 한국롯데 회장, 한국 롯데홀딩스(일본 롯데홀딩스 지칭) 대표로 임명한 적이 없다”고 영상을 통해 밝혔다.

이번 영상은 신 총괄회장이 서울 롯데호텔 34층 자신의 집무실에서 녹화한 것을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이 방송사에 전달한 것이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뒤 신 총괄회장의 영상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 총괄회장은 영상에서 “신동빈 회장에게는 어떠한 권한이나 명분도 없다”며 “70년간 롯데그룹을 키워온 아버지인 저를 배제하려는 점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용서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신 회장이 자신을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해임한 데 대한 지적이다.

대국민 사과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SBS에 보낸 동영상에서 “차남 신동빈 회장에게 어떠한 권한도 준 적이 없으며 지지하지도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이 동영상은 2일 오후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SBS 화면 캡처
신 총괄회장은 이어 “신 회장의 눈과 귀를 차단한 참모들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로써 신동주·동빈 형제 간 촉발된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이신격호·동빈 부자 간 전면전으로 치닫는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다.

신 총괄회장은 영상 앞머리에서 “롯데그룹과 관련해 안타까운 모습을 보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대국민 사과 의사도 밝혔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은 “고령의 총괄회장을 이용해 왜곡되고 법적 효력도 없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으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그룹의 안정을 해치는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영상에서 신 총괄회장은 ‘일본롯데홀딩스’를 ‘한국롯데홀딩스’로 잘못 말하는가 하면, 더듬더듬 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는 게 롯데그룹 측 주장이다.

일본에 머물고 있는 신 회장이 3일 귀국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신 전 부회장은 이날 일본으로 건너갈 계획이어서 한·일 롯데그룹의 핵심 지배구조인 롯데홀딩스 내 우호지분을 확보하려는 형제간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 회장은 귀국과 함께 신 총괄회장을 찾아가 자신의 입장과 향후 계획 등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일본에 머물면서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의 표 대결에 대비해 주주를 설득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일본롯데홀딩스는 지난달 31일 주총 소집 안내장을 주주들에게 발송했다.

신 회장은 입국장에서 사과문 형식의 기자회견을 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신 전 부회장은 이날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7월6일 동생(신동빈 회장)과 한국에서 만나 잘 해결해보자고 말했지만 신 회장이 이를 거절했다”며 “동생은 자신이 한국과 일본 롯데 전체를 이끌어야 한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경영권 분쟁이 일주일째로 접어들었지만 이처럼 당사자들이 좀처럼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 결국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의 표 대결과 소송전으로 비화할 것이라는 게 재계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신동주·동빈 양측 모두 롯데홀딩스에서 과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함에 따라 실제 주총 결과가 어떨지는 미지수이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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